오늘의 혼탁한 정치와 크리스천
오늘의 혼탁한 정치와 크리스천
  • 조창현 장로
  • 승인 2019.11.15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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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지금 역사상 유례를 찾기 힘든 국론분열의 위기 속에서 살고 있다. 주말이나 공휴일은 말할 것도 없고, 평일에도 광화문광장이나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 그리고 서초동 검찰청사 앞에서 시위가 하루가 멀다하고 열리고 있다. 만약에 그것들이 단순히 어떠한 정치 현안에 대한 주장이거나 사람들의 세(勢)를 과시하려는 것이라면 굳이 불만으로까지 표시하는 것은 다소 인색하다고 주장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그러나 지난 몇 달 동안에 나타난 시위의 규모나 성격을 좀 자세히 살펴보면 이것이 단순한 의사표시나 세력결집의 수준을 훨씬 뛰어넘는 모임임을 누구나 쉽게 알 수 있다.

이들은 자기와 생각, 이념이나 주장이 다른 사람들을 단순히 반대하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상대를 ‘적대시’하는 언어와 행동을 주저하지 않고 있다. 이에 이 상황을 구경만 한다면 무슨 일이 발생할지 알 수 없다고 걱정하는 사람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 만약 이웃 간 이러한 갈등이 벌어졌다면 크리스천 아닌 사람들도 당연히 주저함 없이 끼어들어 더 큰 싸움으로 번지기 전에 양자를 화해시켜야 한다고 판단할 것이다. 그런데 지금 우리나라 인구의 4분의 1에 해당한다는 크리스천들은 이 싸움을 말리기는커녕 그 싸움 속에 끼어 들어가 있으니 이것을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심히 걱정이다.

어떤 사람들은 말할 것이다. 이 싸움은 단순한 정치싸움이나 정권투쟁이 아니고 나라를 지키기 위한 애국 운동이라고 말이다. 하지만 문제는 단순히 대립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서로가 상대방을 서로 자극하여 폭발 직전까지 이르렀다는 데 있다. 그러면 우리 크리스천들은 어찌해야 하는가? 각각의 생각과 이념에 따라서 그 싸움에 끼어들거나 자기와 친분이 가까운 쪽에 뛰어 들어가서 함께 싸우라는 말인가. 그것은 아닌 것 같다. 만약에 우리 크리스천들이 각자의 정치적 성향대로 이 치열한 싸움에 끼어든다면 그 결과는 이 정치싸움이 개개교회로 고스란히 이전되어 엄청난 불행한 결과를 가져오고 말 것이 분명하다. 우리 크리스천들은 어떻게 해서든지 그 분노와 증오를 완화시키는 일에 뛰어들어야 하지 않겠느냐고 묻고 싶다.

우리가 평소에 가지고 있는 겸손하고 온유한 마음과 태도로 다가가서 그들을 위로하고 동정하면서도 이러한 분노와 증오가 가져올 국가적 재앙을 설명하여 기독인답게 설득하고 감동시켜야 한다고 생각한다. 다만 여기에 크리스천 개인 이외의 그 어떤 조직이나 단체의 이름을 이용하거나 활용하는 것은 절대로 금해야 하겠다. 그렇지 않으면 그간 우리 선배들이 피와 땀으로 이룩한 오늘의 한국교회를 다시 회복시킬 수 없는 분쟁과 분열의 미로로 빠지게 하고 말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우리 한국교회는 하나님의 긍휼과 자비로 많은 신앙 선배들이 일제강점기와 해방 및 6.25동란의 고통과 희생을 겪으면서도 이룩한 것이다.

우리가 잠시라도 잊거나 과소평가해서는 안 되는 것은 만에 하나 이것을 사람의 힘으로 이룩했다고 생각하는 그 순간 우리는 마귀의 시험에 빠지게 된다는 사실이다. 우리 한국교회는 그 수와 세에 현혹되어 세속적 힘이나 영향력과 타협하고 한패가 되어 하나님의 말씀과 진리에서 거리가 먼 정치를 교회나 성도들에게 설득하거나 정치와 종교를 혼합하려는 어떠한 시도도 허용해서는 안 되겠다. 왜냐하면 우리 크리스천들이 이 땅에 존재하는 유일한 목적은 오직 하나, 사람의 뜻이 아닌 하나님의 뜻이 이 땅 위에 이루어지기를 원하는 것뿐이기 때문이다.

조창현(현대교회 원로장로, 전 중앙인사위원장, 한국교회언론연구소 연구위원)
조창현 장로
(현대교회 원로, 전 중앙인사위원장,
한국교회언론연구소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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