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세대 목회모델] 심재국 목사(화가), "기적에서 기적을 이으니 生이 되더라"
[미래세대 목회모델] 심재국 목사(화가), "기적에서 기적을 이으니 生이 되더라"
  • 정성경 기자
  • 승인 2019.11.01 15: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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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으로 복음 전하는 목사

인생의 벼랑 끝에 만나주신 하나님

그림 그리며 전도했던 미국 유학생활

복음 전하는 화가로, 목사로 사는 삶

“이 모든 것이 기적이었습니다!”

풍랑 속에서 손 내미시는 예수님 앞에 선 심재국 목사. 정성경 기자 

심재국 목사는 어린 시절부터 꿈이 화가였다. 부모님이 일하러 나가시면 하루 종일 집에서 어머니가 주신 누런 갱지에 그림을 그렸다. 친구들 생일에는 만화주인공을 그려 선물할 정도였다. 그렇게 중앙대 회화과를 들어가고 미술학원장으로 꿈나무를 가르쳤다. 그의 손재주는 아버지께 물려받았다.

심 목사의 아버지는 건축을 하셨다. 신앙이 좋았던 그의 아버지는 교회 건축도 여러 번 맡았다. 급기야 40대에 신학을 공부하고 개척교회를 하기에 이르렀다. 그런데 문제는 담임 목사를 청빙한 것이었다. 한 번도 아니고 두 번이나 청빙했던 목사들이 그의 아버지를 배신하고 떠났다. 그리고 심 목사 가족도 교회를 떠났다. 그가 이십대에 일어난 일이다.

학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결혼도 한 심 목사는 욕심을 부려 사업을 시작했다. 하지만 사업은 크게 실패했고 그는 삶을 끝내기로 작정했다. 죽음을 앞두고 억울한 마음이 든 그는 20년 만에 하나님께 기도했다. “어린 시절 제가 만났던 하나님, 아직도 저를 기억하신다면 저를 좀 살려주세요.” 그랬더니 그 자리에서 하나님의 음성이 들렸다. “내가 너를 사랑한다.”

하나님의 음성을 듣고 기운을 차린 심 목사는 성경을 읽기 시작해서 6개월의 준비기간을 거쳐 신학교에 입학했다. 그의 아버지는 그에게 “돈도 없고 나이도 있으니 그냥 그림 그리라”며 “예수님 열심히 그려서 선물하면 되지 않겠냐”고 하셨다. 그러나 심 목사는 신학을 시작하고 선교사로 부르심을 기다렸다. 그러던 중 하나님은 그를 미국으로 옮기셨다. 리버티신학교에서 유학을 하게 된 것이다.

“미국 비자를 받으러 갔는데 당시 아무것도 없었다. 미국대사관에 그동안 그렸던 그림들로 제작된 팜플렛을 가져가서 창구에 넣었다. 그러자 ‘왜 재정증명서를 안주고 사진을 주세요?’라고 말했다. ‘아니예요. 그림이예요.’ ‘미국에 왜 가세요?’라고 물어서 ‘하나님이 부르셨습니다’라고 답하자 동시통역을 하던 분이 가만히 있는 것이다. 그래서 ‘얼른 통역해주세요’라고 재촉하자 그대로 통역을 해줬다. 그랬더니 ‘아~ 선생님은 미국에 꼭 가셔야 합니다. 집에 가서 비자 기다리세요’라고 말했다.”

음성으로 심 목사를 살리셨던 기적은 하나님의 역사 중 하나였다. 그의 가족들이 미국에 오게 된 것도 다 하나님의 은혜였다. 한국에서 떠날 당시 조금이라도 유학에 보탬이 될까하고 지구촌교회에서 전시회를 했지만 50점의 그림이 하나도 팔리지 않았다. 그림 보관할 곳도 마땅치 않아 교회 성도님들에게 그림을 다 나눠줬다. ‘하나님께서 해주시겠지’라는 믿음이 생겨서였다.

비자를 받아 미국에 도착한 그에겐 또 다른 문제가 생겼다. 어학연수를 해야 되는데 입학금이 없는 것이다. 그런데 그의 어머니에게서 연락이 왔다. 한 아주머니가 3백 만원을 보냈다고. 알아보니, 심 목사가 미술학원을 하면서 가정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에게 무료로 수업을 해준 적이 있는데 그 학생들 중 한명이 취직이 돼서 “그때 정말 감사했다”며 첫 월급을 가져온 것이다.

또 다른 문제도 발생했다. 우즈베키스탄 출신의 아내를 만나 실생활에서 영어를 곧잘 하던 그였지만 학문적인 영어는 또 달랐다. 신학교에서 첫 구약학 수업을 듣는데 소개만 알아듣고 수업내용은 도저히 알아들을 수가 없는 것이다. “주님, 아무래도 제가 영어를 못 알아 들어서 공부하기가 힘들겠습니다”라고 기도했다. 다음 수업에서 앞줄에 앉아 영어를 열심히 필기하는 한국인을 발견하고 그 전도사와 친구가 됐다. 그리고 유학 내내 노트필기를 메일로 받으며 막역한 사이가 됐다.

그런데 그 전도사는 매주 도심에서 노방전도를 하고 있었다. 심 목사도 그들과 함께 하기로 하고 설교하고, 기타 치는 그들 가운데 초상화를 그리며 전도를 시작했다. 6명이 매주 금요일 12시 반부터 2시까지 꾸준히 하다보니 텐트도 생기고, 후원자도 생겼다. 2년 동안 심 목사가 그린 초상화만 천장이 넘었다.

심 목사는 노방전도를 통해 학교 내에서 화가전도사로 유명해졌다. 장학금도 받고, 지나가는 사람들이 수고한다며 돈을 주기도 했다. 그는 “겸손했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 그때 하나님께서 이사야 5장 2절 말씀을 주시며 회개했다. 앞으로 무슨 일이 벌어지든지 난 하나님의 영광을 위한 도구일 뿐이라는 것을 깨닫게 됐다”고 말했다.

심 목사는 자신 있게 “하나님께서 내 기도를 다 들어주셨다”고 말한다. 다만 한 가지, 미국에서 5년 동안 그를 괴롭혔던 치통은 끝내 거두지 않으셨다. 그는 “그렇게 기도해도 치통이 낫지 않았지만 이를 통해 하나님께서 나의 성격을 만지셨다. 화가들은 혼자 하는 작업이라 사회성이 결여되기 쉽다. 나도 괴팍하고 화도 잘 내는데 치통 덕분에 유해졌다”고 고백했다.

리버티신학교에서 공부를 마치고 목사 안수를 받은 그는 캄보디아에 라이프대학교에 기관목사로, 그의 아내는 국제학교 교장으로 사역을 시작했다. 그러다 한국에 형님한테 연락이 왔다. 어머니가 쓰러지셨다고. 급하게 2주간의 일정으로 한국을 방문했지만 한국에서 지낸지 1년이 훌쩍 넘어가고 있다. 그동안 아버지가 소천하시고, 어머니를 봉양 중에 있다.

제27회 대한민국기독교미술대전에서 특선으로 입상한 '십자가를 지고 가시는 예수님'

심 목사는 “이 또한 하나님의 계획”이라며 한국에 머물면서 일어난 만남에 대해 설명했다. 양평에서 부모님을 모시면서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고, 그 그림은 페이스북을 통해 사람들에게 알려졌다. 지난 8월에 열린 ‘제27회 대한민국기독교미술대전’에서 그의 ‘십자가를 지고 가시는 예수님’이 특선을 받았다. 한 달 여 만에 완성한 작품이었다. 천안 오병이어교회(장동근 목사)와 미사강변 우리들교회(김기제 목사)에서 전시회도 열고, 전국 교회의 초청을 받아 말씀 전하는 강사로, 그림 퍼포먼스를 펼치는 화가로 활약 중이다.

심 목사의 비전은 캄보디아에서 사역하는 가족들과 함께 하는 것이다. 하나님께서 어디로 인도하시든 상관없다. 다만 그가 그리는 어느 날의 모습은 런던 거리에서 영어가 유창한 아내가 마이크로 복음을 전하고 자신은 물감을 촥촥 뿌리면서 예수님 그림을 그리는 것이다.

목회자로 부르신 삶에 후회는 없을까? 심 목사는 어린 시절 그를 만나주신 하나님을 전해줬다.

“13살 때였다. 서울중앙장로교회에서 최복규 목사님이 잠언을 구절로 설교를 하셨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교회 버스를 탔는데 환상이 그림으로 보였다. 어떤 노인이 성경책을 옆에 끼고 카라가 없는 예복을 입고 전도를 하러 산을 넘어가는 모습이었다. 집에 와서 엉엉 울었다. 그 노인의 행색이 너무 초라하고 가난해보였기 때문이다. 그때 ‘저는 절대 목사 안합니다. 부자로 잘 살고 싶습니다’라며 도망 다녔다. 그런데도 하나님은 나에 대한 그림을 완성해가셨다. 목사로 부르심을 받고 두 번째 그림을 보여주셨다. 동일한 환상인데 그 노인이 언덕을 넘어가니까 추수할 곡식들로 가득한 벌판이 펼쳐져 있었다. 그때 사명을 깨닫고 ‘화가나 목사는 못해도 복음 전하는 일은 해야겠다’ 서원했다.”

반전의 역사, 기적에서 기적으로 이어지는 심 목사의 삶이 그가 그린 초현실주의 작품처럼, 그가 그린 풍랑 속에 만나주신 예수님처럼, 하나님의 역사 속에 생생한 자국들을 남기고 있었다.

기적으로 이어진 삶을 전하는 심 목사 뒤로  그가 그린 초현실주의 작품들이 보인다. 정성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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