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세대 목회모델] 성철경 목사(좋은교회), 하나님의 뜻을 이루는 행복한 목회
[미래세대 목회모델] 성철경 목사(좋은교회), 하나님의 뜻을 이루는 행복한 목회
  • 정성경 기자
  • 승인 2019.10.18 07: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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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교회 없나?"라는 이들에게 추천하는
관악구 봉천동 '좋은교회'

 

직접 꾸민 교회당, 성 목사 뒤로 직접 제작한 십자가의 불빛이 보인다. 정성경 기자 

수공예 십자가로 미자립교회 섬겨

오직 하나님 사랑과 뜻 이루는 목회

삶에 지친 목회자를 다시 세우고

회복하는 곳으로 쓰임받길 원해

서울시 관악구 봉천동에 상가건물 3층에 위치한 좋은교회에 들어서면서 순간 신발을 벗을 뻔 했다. 교회 바닥이 너무 깨끗해서였다. 십자가 제작을 하던 성철경 목사가 웃으면서 “신발을 신고 들어오라”고 했다. 찬양이 들려오는 예배당의 강대상 뒤로 빨간 LED 등이 밝혀진 십자가가 무척 인상 깊었다. 단순하고 소박하지만 지금까지 본적 없는 디자인이었다. 성 목사가 직접 제작한 십자가였다.

“우리교회를 꾸미면서 주위에 아는 분들을 통해 중고로 채웠다. 그런데 십자가가 영 마음에 들지 않아 직접 제작했더니 어느 장로님께서 우리교회 와서 십자가를 보고 ‘은혜롭다’면서 ‘다른 교회도 만들어주면 어떻겠냐?’고 제안하셨다. 그래서 인터넷에 ‘십자가가 필요한 미자립 교회에 저렴한 가격으로 만들어 드리겠다’고 올리게 됐다. 십자가를 하나 사려면 20만원 이상이 든다. 작은 교회는 그것도 큰 부담이다. 오히려 그 돈으로 선교를 위해 쓰면 좋지 않을까. 나무 5,200원짜리로 십자가 모양을 만들고, LED 조명이 2만원 든다. 25,000원 정도면 십자가 하나를 제작할 수 있다. 감사헌금을 해주시면 다음 십자가를 만들 수 있는 준비를 한다. 현재 4개 정도 제작해서 작은 교회 목회자들에게 드렸다. 예쁘거나 화려하진 않지만 특별한 십자가다. 십자가를 만들면서 하나님 사랑을 묵상한다.”

50여 평 되는 교회당 뒤쪽에는 아직 완성되진 않았지만 카페를 위한 테이블들이 있었다. 성 목사가 직접 제작한 것들이었다. 다양한 모양으로 어떤 것이 더 예쁜지 만들어봤다고 했다. 교회 구석구석에 성 목사의 손길이 안 닿은 곳이 없었다. 성가대를 위한 난간부터 교회 주방까지 성 목사가 직접 꾸몄다. “손으로 하는 것은 잘하는 편”이라는 성 목사는 교회 차도 직접 수리해서 타고 다닐 정도다.

“목사가 성경보고 기도하는 것도 중요하다. 작은 교회들이 힘든데, 몸으로 도와 줄 수 있는 것들이면 다 할 수 있다. 교회 수리하는 것은 물론이고 이웃교회에서 부흥집회를 할 때도 참석한다.”

성 목사가 사업을 하던 어느 날, 교회 제일 끝자리에 앉은 그에게 한 성도가 “화장실이 막혔으니 와서 뚫어 달라”고 부탁했다. 에쿠스를 몰면서 한창 잘 나가던 성 목사는 ‘굳이 내가 가서 뚫어야 되나’ 고민을 했다. 그런데 그 성도가 ‘콕’ 찍어 성 목사에게만 매달리는 것이다. 모든 성도들이 그를 보고 있었다. 할 수 없이 화장실로 간 그는 흔히 여성들이 끼는, 그에게는 작은 고무장갑을 끼고 대충 하려고 했으나 옆에서 지켜보는 그 성도의 성화에 오물로 막혀 있는 좌변기에 손을 집어넣었다. 그러자 그에게 작았던 고무장갑 위로 오물이 확 들어왔다. 그런데 그는 그 자리에서 통곡을 하고 말았다. 하나님의 사랑이 파도처럼 그를 덮쳤기 때문이다. 마치 그 상황이 자신의 모습 같아 보였다.

그런 사랑을 느꼈음에도 그때뿐이었다. 모태신앙인이었지만 여전히 ‘마당만 밟는 교인’이었던 성 목사는 사업적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벤처기업이었던 회사에 분쟁이 생기고, 사람들에게 배신감을 심하게 느낀 그는 회사를 넘겨주고 나왔다. ‘그만 살고 싶다’는 마음에 광주 무등산을 찾았다. 그의 손에는 등산 로프가 들려있었다. 나무에 줄을 걸고, 자신의 목을 걸면 되는 그 순간, 교회에서 들었던 “자살하면 지옥 간다”는 말이 떠올랐다. 그동안 살아온 인생이 지옥으로 끝난다는 게 억울한 마음이 든 그는 산에서 내려와 교회를 찾았다. 그리고 그 곳에서 살아계신 하나님을 만났다. 새로운 꿈도 생겼다. ‘하나님이 진짜 살아계신다면 하나님의 일을 해야겠다’는 마음이 생긴 것이다. 그때가 41살이었다.

‘많이 배우지도 못하고, 세상의 때가 많이 묻은 나도 하나님이 사용하실까?’라는 생각도 들었지만 ‘하나님 사랑만큼은 잘 전할 수 있겠다’는 마음이 들었다. 우연한 기회에 신학을 하게 되고, 전도사로 십 수 년의 사역을 했다. 목사 안수 받은 지 이제 6년차다.

다섯 번째 제작중인 십자가를 설명하는 성 목사. “십자가를 제작하며 하나님 사랑을 묵상 한다”고 말했다. 정성경 기자

“어떤 사람들은 십자가가 우상이 됐다며 교회 안에서도 십자가를 없애곤 하지만 그래도 눈에 보이는 십자가를 통해 사람들이 교회를 찾고 은혜도 받는다. 개척하려고 고민하는 후배들에게 이렇게 말했었다. ‘산에서 죽은 나무를 베어다가 십자가를 만들어라. 그리고 그 십자가를 꽂고, 비를 피할 수 있게 천막을 치고 그곳에 앉아서 기도해라. 그곳이 바로 교회다’라고. 실제로 아는 후배 목회자 3명이 그렇게 개척을 했다.”

성 목사의 조언대로 한 후배 목회자는 일단 봉고차를 사서 개척하고자 하는 지역에 주차를 해놓고 컵라면을 먹으면서 차 안에서 예배를 드렸다. 며칠 동안 세워진 차를 유심히 보던 한 할머니가 “왜 여기에서 이러고 있냐?”고 물었다. 후배 목회자는 자신의 사정을 얘기했다. 그러자 그 할머니는 선뜻 자신의 집을 교회로 내줬다.

성 목사가 교회 개척을 두고 고민할 때, 그 후배가 성 목사에게 똑같이 말했다. “십자가 만들어 꽂으라면서요”라고.

그렇게 광명시 소하동에서 개척교회를 시작했다. 하지만 함께 예배드릴 성도가 없었다. 그래서 지역의 어르신들 30여분을 모시고 무료급식을 시작했다. 4년 동안 그곳에서 사역하다 서울시 관악구 봉천동으로 지난 7월 이사했다. 그곳에서 함께 섬기던 몇 분이 봉천동에 함께 왔다. 현재 이곳에서 매주 20여명이 함께 예배드리고 있다. 오는 19일에는 교회이전 감사예배를 드릴 예정이다.

“교회의 목적이 어디 있느냐가 중요하다. 먹고살기 위해서 목회를 한다면 얼마나 괴롭겠나. 하지만 하나님의 뜻을 이루기 위해서 사는 삶은 얼마나 행복한지 모른다.”

인터뷰 내내 싱글벙글인 성 목사는 교회를 직접 꾸미기도 했지만 관리도 직접 한다. 교회 청소며 화장실 청소까지. 얼마나 깨끗하면 교회당에 들어설 때 신발을 벗으려고 하는 사람들이 꽤 있을 정도다. 광명에서 무료급식을 할 때는 모든 음식을 직접 요리했다.

성 목사가 이렇게 목회를 즐겁게 할 수 있도록 그의 가족들도 큰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2남1녀가 좋은교회를 함께 섬기며, 사모는 식당이나 아는 곳에서 일하면서 그의 목회를 돕고 있다. 잘 나가던 사업가에서 목회자가 된다고 할 때도 한결같이 그의 가족들은 “아빠가 하는 일은 옳은 일이라고 믿는다”며 응원했다.

“한 번도 목회를 하면서 후회한 적은 없다. 다만, 왜 빨리 하지 않았을까 후회한 적은 있다. 하나님께서는 항상 필요를 채워주셨다. 사람들을 만나면 물질로는 돕지 못하지만 쌀 떨어지면 언제든 요청하라고 말한다.”

성 목사도 목회를 시작하고 쌀이 떨어져 3일 동안 라면만 먹은 적도 있다. 당시 “하나님, 제가 목회를 하는데 모든 사람들이 먹고사는 쌀 때문에 기도해야 되나요?”라고 기도하고 집에 돌아왔다. 그때 한 권사를 통해 “목사님 집에 쌀 떨어졌다고 급히 갖다달라고 하셔서 가져왔다”며 한줌의 쌀을 받은 적도 있다. 그 이후 성 목사는 그 권사에게 두가마니의 쌀로 갚았다.

좋은교회라고 이름을 지은 이유도 “좋은 교회 없나?”라는 이들을 위해서다.

또 좋은교회는 이영래 목사와 ‘에벤에셀 영성센터’도 함께 운영하고 있다. 교회 안에 준비된 2개의 방은 지친 목회자들을 위해 항상 열려 있다. 성 목사는 “이곳에서 함께 기도하고 다시 회복해서 목회의 자리로 돌아갔으면 한다”고 말했다.

성 목사는 매 주일 오후 3시면 광명시립노인요양센터에서 50여명의 치매 어르신들과 함께 예배도 드린다. “나를 제일 사랑해주는 분들을 만나러 매주 가는 게 얼마나 행복한지 모른다”고 말하는 성 목사. 그가 만든 십자가처럼 소박하지만 빛나는 목회를 하고 있었다.

광명시립노인요양센터에서 치매 어르신들과 함께 예배드리는 성 목사. 교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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