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통일의 날, 한국의 니콜라이 교회로 기억되길 꿈꾸다
[인터뷰] 통일의 날, 한국의 니콜라이 교회로 기억되길 꿈꾸다
  • 김유수 기자
  • 승인 2019.10.10 14: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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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복음통일 위한 ‘통일선교대학’
다양한 강사진으로 편견없애
절대기아는 민족적 재앙 될 것
탈북민 선교로 북한선교할 수 있어
통일 위해 기도를 쌓는 교회 되기를

고통받는 북한 동포들을 위한 복음 선교에 한국교회 구성원 모두가 큰 관심을 두고 있다. 하지만 한국사회에서는 북한을 두고 정치적 좌, 우 대립이 심각하다. 때문에 다양한 구성원으로 이뤄진 교회에서도 북한선교는 정치적으로 오해받기 일쑤다. 특히나 북한의 핵실험과 미사일 도발이 끊이지 않는 상황에서 개교회가 나서 북한선교프로그램을 실행하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이런 때 더욱 북한선교에 힘쓰는 교회가 있다. 2기를 맞은 ‘통일선교대학’을 진행하고 있는 경기중앙교회(이춘복 목사)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경기중앙교회는 개교회에서 북한선교부를 조직하고 운영하면서 북한선교와 새터민선교를 진행하고 있다. 또한 일반 성도들이 북한에 대해 배우고 이해하며 체험할 수 있도록 하는 교회 자체프로그램인 ‘통일선교대학’을 진행하고 있다. 올해 초 성공적인 1기 진행을 마치고 지난주 2기 ‘통일선교대학’을 시작한 경기중앙교회의 이춘복 목사를 만나 북한선교와 복음통일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대담자 김유수 기자

 

경기중앙교회 이춘복 위임목사. 김유수 기자

경기중앙교회에서 진행하고 있는 ‘통일선교대학’에 대해 소개하자면

한국의 모든 교회들이 북한선교의 당위성은 인지하고 거기에 큰 관심을 가지고는 있지만 정작 교회가 그것을 어떻게 구체적으로 실천할지에는 막연해한다. 이 상황에서 젊은 세대는 상대적으로 북한에 대해 무관심하고, 보수적인 성향이 강한 한국교회의 많은 교인들은 북한에 적개심을 가지고 있다. 북한은 하나님이 사랑하시는 나라고 우리가 복음을 전해야 할 나라이기에 이 상황에서도 우리교회가 무언가를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우리부터 탈북자선교와 북한선교에 나섰고, 북한선교에 있어 무엇보다 교회가 북한에 대해 배워야 한다고 생각했다.

교회가 북한선교에 나서기 위해선 무엇보다 교인들이 북한에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알아야 한다. 북한선교를 위한 하나님의 계획을 알고, 남북상황을 명확하게 아는 것을 목표로 8명의 강사를 초청해 11주에 걸쳐 강의 커리큘럼을 구성했다. 전문가 강의뿐만 아니라 실제 북한에서 살다가 온 분들을 모셔 북한의 실상을 적나라하게 보는 시간도 준비했다. 성도들이 치우치지 않도록 다양한 성향의 강사진을 구성하는데 북한 선교부에서 큰 노력을 쏟았다. 안에서의 교육과 더불어 현장체험으로 국내 비전트립과 국외 비전트립도 구성했다. 지금은 교회 성도가 주를 이루지만 앞으로 안양권, 경기도권, 전국 참여가 확대되어 통일선교대학이 그리스도의 계절을 준비하는 전국적 프로그램으로 확장됐으면 좋겠다.

북한 접경지역 비전트립에서 찍은 ‘통일선교대학’ 1기 단체사진. 교회제공

 

북한선교를 진행하는 데 어려운 점이 있다면

사실 북한선교는 가장 어려운 선교사역이다. 큰 어려움 중 하나는 그 과정을 공개적으로 얘기할 수 없다는 것이다. 대부분 선교사역에서 목사의 역할은 일을 함께할 수 있는 사람을 모으고 후원해주는 일이다. 하지만 북한선교는 보안 등의 이유로 사역자들을 소개하고 말하면 현장에 큰 어려움이 닥칠 수 있다. 다른 선교는 오히려 과장하는 경우가 많은데 북한선교는 얘기를 할 수 없는 답답한 벙어리 냉가슴으로 해야 한다.

교회 내 갈등도 북한선교에 큰 장애물이다. 교회들이 북한선교를 중간의 포기하는 이유 중 대부분이 내부 갈등이다. 과거에 있었던 호주 이민교회도 보수적인 교인들이 북한에서 선교하는 분들을 공산주의자라고 생각해서 교회 내 갈등이 심했다. 그 분위기에서 목사가 한편에 서면 선교하면서 교회가 깨질 것 같았다. 그 교회도 사명감을 가지고 20년 이상 북한선교를 해왔지만, 잘 알지 못하는 분들은 아직도 그 교회를 빨갱이라고 하기도 한다. 우리가 통일선교대학을 구성한 가장 중요한 목적은 교인들이 쉽게 판단하는 경향에서 벗어나 제대로 알고 직접 판단하게 돕는 것이다. 교인들이 제대로 알아야 한마디 기도를 해도 더 힘이 있다. 더 많은 이들이 함께 현실을 알아가는 공부부터 같이 참여하면 좋겠다.

북한선교를 하며 접한 지금 북한 상황은 어떤가?

탈북해서 중국에서 헤매고 돌아다니는 사람들 이야기는 비참하다. 많은 탈북자들이 낯선 환경에서 가난한 집이나, 나이가 많은 사람의 집, 중증장애인의 집 등으로 팔려 간다. 그곳에선 법적으로 부부이니 신변의 안정은 보장된다. 그렇게 어쩔 수 없이 사는 탈북민들이 많다. 국내 탈북자 중엔 중국에서 이같은 엄청난 고생을 거쳐 한국에 들어온 사람들이 많다. 그들을 위한 사역이야말로 교회가 앞장서야 할 일이다. 평양에 들어가서 직접 선교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 방법은 비용도 많이 들고 효과도 적다. 실질적으로 당장 북한을 변화시키는 일은 하늘의 별 따기다. 우선 탈북자들에게 집중해야 한다. 알게 모르게 탈북자들은 북한 내부의 가족들과 소통한다. 탈북자들 선교를 통해 북한에 한국이 잘살고, 자유스럽고, 부강한 나라라는 것을 알리는 일이 통일을 앞당기는 길이고 북한을 선교하는 길이다.

우리는 매스컴을 통해 평양의 모습은 자주 접한다. 그러나 평양과 다른 북한 지역은 완전히 다른 나라로 봐야 한다. 평양은 북한에서 완전히 특별한 도시고 아무나 살 수 없는 곳이다. 평양만 보고 북한의 다른 지역도 평양과 같은 수준으로 발달했을 것이라 보는 것은 큰 착각이다. 평양을 제외한 북한의 대부분의 도시는 정말 열악하기 그지없다. 아직도 많은 이들이 절대기아 상태고, 북한 아이 중 3분 1이 영양실조다. 북한의 경제수준으로는 기아에 빠진 사람들을 모두 먹일 수 없다. 인도적인 차원에서 그들을 적극적으로 도와야 한다. 특히 태아가 엄마 배 속에서 첫 천 일 동안 영양을 충분히 공급받지 못하면 그 영향이 3대를 간다. 북한 아이들에게 영양소 공급이 안 된다면 이는 100년 이상 지속될 민족적 재앙으로 돌아올 것이다. 서구인들은 일에 투명성이 확보되지 않으면 결코 나서지 않는다. 북한은 들어가기도 힘들고 지원의 결과도 확인하기 쉽지 않기 때문에 서구인들은 북한지원 사업을 쉽게 포기한다. 숙명적으로 북한을 받아들여야 할 우리가 그 일을 감당해야 한다.

여러 힘든 점에도 불구하고 교회에서 북한선교를 진행할 수 있는 비결이 있다면

일을 시작함에 무엇보다 교회를 하나로 엮어가는 것이 중요하다. 교인들이 하나 되지 않은 상태에서 선교에 나서면 다양한 성향의 교인들이 강하게 자기 성향이 드러난다. 그러면 이내 교회가 나누어지고 갈등하는 구조로 가기가 쉽다. 그래서 목사로서 서두르지 않고 전략적으로 뒤로 물러나 있다. 그러니 우리교회가 평온하게 북한선교를 할 수 있는 것은 전적으로 교회 행정을 맡아주신 분들 덕이다. 여러 부서장들이 한마음으로 선교를 응원하고 지지하며 기도해 주셔서 지금까지 진행할 수 있었다. 북한 선교부는 본격적으로 활동하기 3년 전부터 천천히 교인들의 분위기도 살피고 동의를 구하면서 시작했기 때문에 그나마 저항이 적었던 것 같다. 앞으로도 결코 조급하게 서둘러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오다 보니 하나님이 여러 사역자들과 동역자들을 만나게 해 주셨다. 이처럼 하나님 안에서 함께 협력하는 사람들 없이는 결코 북한선교를 할 수 없다.

경기중앙교회 북한선교부(왼쪽부터 박경범 집사, 김안수 장로, 이춘복 목사, 홍성민 목사)
경기중앙교회 북한선교부(왼쪽부터 박경범 집사, 김안수 장로, 이춘복 목사, 홍성민 목사). 김유수 기자

 

북한선교에 대해 기도하고 있는 비전이 있다면

한국교회는 초기부터 민족의 이슈를 끌어안고 성장했다. 지금 한국교회 이슈는 통일이다. 통일은 한민족의 최대 과제이며 만일 한국교회가 이 문제를 풀어낸다면 다시 부흥의 기회를 맞이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통일선교는 개교회 하나가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한국교회가 적극적으로 연합해야 한다. 연합해서 이 시대의 사명을 감당해야 한다.

북한선교와 통일은 하나님께서 하시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북한선교는 성령님의 선물이지 누가 나서서 할 수 있는 일이 절대 아니다. 다만 우리는 하나님께서 역사하실 수 있도록 기도의 분량을 쌓아가야 한다. 아직 기도의 분량이 차지 않았기에 하나님께서 통일을 기다리신다는 생각이 든다. 한국교회에 통일을 위한 기도운동이 점점 확장되어 우리나라도 독일처럼 평화통일을 이뤘으면 한다.

독일의 니콜라이 교회는 1982년에 평화와 통일을 위한 기도회를 시작했다. 몇 사람으로 시작한 기도운동은 이후 4,000여 명의 시민들이 함께하는 평화운동으로 성장했다. 니콜라이 교회가 기도회를 시작한지 8년 만에 독일이 통일됐다. 한국교회도 니콜라이 교회처럼 통일을 위한 기도의 끈이 끊어지지 않았으면 좋겠다. 한국교회가 이렇게 공감대를 형성하고 협력하면 우리도 충분히 독일 같은 통일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더불어 많은 사람들이 독일 통일에 니콜라이 교회를 얘기하듯이 한반도 통일을 얘기할 때 경기중앙교회가 생각날 수 있도록 우리교회가 기도로 통일을 준비하는 교회가 됐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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