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사회에서 중독의 문제는 상당히 심각한 문제다. 과학기술이 발달할수록 인간이 중독에서 자유롭기보다는 중독의 노예가 되어 일생을 망치는 경우가 허다하기 때문이다. 특별히 나이어린 청소년들이 어른들의 중독을 모방하며 청소년 시기부터 중독에 빠지게 된다면 그 청소년의 인생에서 중독의 그늘은 더 깊을 것이다.
중독의 문제는 교회라고 결코 예외는 아니다. 주일에 교회에 나오면서도 일상에서 중독의 구덩이에서 허우적대는 신자들을 우리는 얼마든지 자주 만날 수 있다. 이런 한국 교회의 상황을 고려할 때 이번에 토기장이 출판사에서 출간된 ‘내가 정말 중독일까?’라는 책은 참으로 시의적절하다 할 수 있다. 이 책은 ‘청소년 중독, 제대로 알고 해결하기’라는 부제를 달고 네 명의 중독 전문가들이 의기투합하여 만든 책이다. 이 책은 기본적으로 청소년을 대상으로 했기에 두께도 얇고 내용도 쉽게 쓰였다. 그러나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중독의 다양한 면면들을 살펴보면 조금 겁이 난다. 우리의 일상에 중독이라는 독버섯이 이토록 많이 피어있는지 몰랐기 때문이다.
이 책은 서문을 제외하고 전체 12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중독은 도박 중독, 에너지 음료 중독, 게임 중독, 흡연 중독, 성 중독, 망상 중독, 스마트폰 중독, 술 중독, 자해 중독, 종교 중독 이렇게 총 10가지다. 이 책은 중독에 빠진 청소년을 나무라고 혼내기 위해서 쓴 책이 아니라 그들이 어떤 환경에서 주로 중독에 빠지고 중독에서 실질적으로 어떻게 탈출할 수 있는지에 관심을 가진다. 그렇다면 청소년은 왜 중독에 빠지는 것일까? 이 책에서는 그 원인을 애정결핍에서 찾는다.
“사실 청소년 중독은 안타깝게도 가정에서 기인하는 경우가 많다. 가정에서 채워져야 하는 애정이 결핍되고 부모와의 관계는 단절되어 중독에 빠질 위험이 더욱 커져 가고 있는 것이다. 가족들은 집에서 각자 TV나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서로 대화를 하지 않는다. 가족 간의 관계는 단절되고 그로 인해 청소년들은 더욱 방치된다. 방치하면 방황하게 되고, 방황은 방탕으로 이어져 결국 중독에 빠진다.” (10쪽)
가정에서 충분한 사랑을 받지 못한 청소년은 중독의 덫에 쉽게 걸리게 된다. 그들의 마음에 채워지지 않는 공허한 빈 구멍을 중독으로 채우려 하지만 잘 채워지지 않는다. 이 책의 말미에는 청소년 중독탈출 3단계를 간략하게 소개하고 있다. 첫째 단계는 자신이 중독이라는 것을 자각하고 인정하는 것이다. 둘째 단계는 교회 공동체 속으로 들어가 공동체의 도움을 받는 것이다. 마지막 셋째 단계는 중독의 틀을 깨고 규칙적인 삶의 틀을 새로 만드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중독의 사슬에서 청소년이 자유롭게 되기 위해서는 가정과 교회의 도움이 절실히 필요하다. 개인의 힘으로는 중독의 틀을 깨고 새로운 일상의 틀을 짠다는 것이 결코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 책을 읽으며 하나님은 우리를 진리에 몰입하라고 창조하셨는데, 연약한 인간은 너무나 쉽게 거짓에 중독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을 교역자들이 먼저 읽고 교회의 중고등부 교사들과 함께 중독 워크샵을 가지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이 책을 통해 청소년들의 중독예방과 중독탈출에 실질적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황재혁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