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순례] 바늘 같은 말씀이 우리의 양심을 찌르고
[독서순례] 바늘 같은 말씀이 우리의 양심을 찌르고
  • 황재혁 기자
  • 승인 2019.09.29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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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레이그 바르톨로뮤의 ‘잠언 바로 읽기’

구약의 잠언은 내러티브가 거의 없는 성경이기에 한 절씩 따로 떼어서 묵상하거나 암송하기 좋은 성경이다. 그러나 그런 식으로 잠언을 한 절씩만 떼어서 읽다보면 잠언이 일관성을 가진 성경이라기보다는 서로 다른 격언을 하나로 짜깁기한 편집물로 느껴지기도 한다. 그런 잠언 읽기의 파편화와 분절화를 넘어서기 위해 구약학자 크레이그 바르톨로뮤는 Reading Proverbs with Integrity라는 책을 2001년에 집필했다. 이후 이 책은 2015년에 성서유니온에서 ‘잠언 바로 읽기’라는 제목으로 번역되어 국내에 출간되었다.

 

 

 

‘잠언 바로 읽기’는 각주를 포함해도 백 쪽이 되지 않는 상당히 얇은 책이다. 그러나 이 책은 잠언에 대한 기존의 잘못된 읽기를 비판하며 독자들로 하여금 잠언을 어떻게 온전하게 읽을 수 있을지를 논리적으로 잘 설명하고 있다. 이 책은 서론을 포함해 총 7장으로 되어 있으며, 잠언의 전체적인 주제, 우리 시대를 위한 잠언서 신학 그리고 잠언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는 참고자료들까지도 소개한다. 이 책에서 가장 독특한 부분은 제 4장의 ‘삶을 위한 지혜: 잠언 31장의 여성상’이라고 할 수 있다. 왜냐하면 통상적으로 신학자들이나 목회자들이 잠언 31장의 현숙한 아내에 대해 주목하는 경우는 상당히 드물기 때문이다. 잠언의 마지막에 현숙한 아내에 관한 내용이 있다는 것은 대부분 알지만 그것이 잠언의 신학에서 어떤 중요한 역할을 차지하는지 주목하는 사람은 매우 드물었다. 그러나 크레이그 바르톨로뮤는 사람들이 무심코 넘어가는 잠언 31장에 잠언에서 강조하고자 하는 일상의 신학이 담겨있다고 말한다.

“잠언서에서 지혜는 결코 종교적 활동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잠언서는 성, 교육, 사업, 왕족과의 식사, 정치, 법, 가난과 부 등과 같이 삶의 다양한 영역을 다루며, 독자들이 이 모든 영역에서 지혜롭게 살도록 격려한다. 지혜는 창조신학에 기초하기에 그 적용의 영역이 삶의 전 영역을 포괄한다. 정치, 경제, 교육, 가족, 사생활 등 모든 영역에서 지혜가 필요하다” (49쪽)

또한 저자는 잠언 31장이 내용 뿐 아니라 형식면에서도 중요하다고 강조하는데, 이는 잠언 31장이 영웅 찬미가의 형식을 띠고 있기 때문이다. 이 형식은 보통 하나님을 찬양할 때만 사용되었는데, 잠언 31:10-31을 보면 알파벳 시(acrostic poem)로 되어 있어서, 이 현숙한 아내를 진정한 믿음의 영웅으로 높이고 있다.

결론적으로 저자는 잠언을 구약 지혜문학의 전통에서 욥기와 전도서와 함께 묶어서 이해하는 것이 좋다고 제안하다. 그는 이 세권의 구약의 지혜서들이 서로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고 이 세 권의 책이 상반되기 보다는 오히려 상호 보충적 관계에 놓여 있음을 알게 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사실 포스트모더니즘 시대에 잠언의 단정적이면서 단호한 표현은 듣는 이로 하여금 거부감을 줄 때도 있다. 그러나 그러한 잠언의 고유한 특성이 역설적으로 잠언의 가치를 증명한다는 생각이 든다. 왜냐하면 옳고 그름을 분명하게 구별하지 않는 이 시대 속에서 잠언이야말로 삶과 죽음 그리고 진리와 거짓의 참된 기준을 명확하게 제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간략하면서도 깊이 있는 잠언 개론서를 찾는 그리스도인에게 이 책의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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