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동성애 반대 올인의 덫에서 벗어나라
[특별기고] 동성애 반대 올인의 덫에서 벗어나라
  • 서성환 목사
  • 승인 2019.09.18 17:4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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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시 사랑하는교회 <br>​​​​​​​서성환 목사
제주시 사랑하는교회
​​​​​​​서성환 목사

한국 개신교회 교단총회의 계절이 열렸다. 각 교단 총회에 헌의된 헌의안 중, 동성애 관련 헌의가 가장 많다고 한다. 정죄와 혐오와 처벌과 방지가 주조를 이룬다고 한다. 한국교회가 동성애 반대 올인의 덫에 빠진 모습이다. 주로 성서적 권위와 전통도덕적 당위와 보건적 안위를 내세운다. 거기에 다음 세대에 대한 우려를 묶어 교권과 숫자의 위력을 앞세워 전방위적으로 펼치는 위세에 감히 다른 의견을 내세우기가 어려워 보인다. 한국교회 안에는 이들과 다른 견해를 가진 목회자, 신학자가 분명 없지 않다. 그런데 율법교사 가말리엘의 지혜로운 경륜(행5장)도 들리지 않고, 신학적인 ‘아니오!’도 잘 들리지 않는 것은 무슨 연유인가? 무엇이 두려워 머뭇거리는 것일까? 신학대학교가 대부분 교단에 속해 있으니 교단과 교단의 실세 그룹과 다른 목소리를 내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고 어떤 대가를 치러야 하는지 너무나도 잘 알기 때문이 아닐까? 그저 씁쓸할 뿐이다. 교회가 길을 잃었을 때, 잘 못 가고 있을 때 소위 지도자라 하는 목회자와 신학자에게 주어진 사명은 무엇인가를 묻고 싶은 것이다.

언제서 부터인가 한국개신교회에는 동시대 한국사회의 중심의제에서 크게 벗어나 매우 지엽적인 의제에 매달려 올인 하는 경향이 지배하고 있다. 우리 시대에서 온 교회가 함께 기도하고 힘을 모아야 할 일들이 얼마나 많은가? 인구절벽을 맞이하고 있는 우리 사회에서 교회는 어떻게 내일을 준비해야 할까? 민족의 분단을 넘어 평화를 이루고 통일로 나아가야 할 과제에 교회는 무엇으로 어떻게 헌신할까? 우리 사회 안에 널려있는 이념과 경제와 계층의 양극화를 어떻게 넘어서 사회통합으로 나아갈 지에 대한 복음적인 제시가 너무나도 절실한 때가 아닌가?

물신숭배의 가치로 획일화되는 한국사회에 생명존중의 복음적 가치를 어떻게 가르치며 실천할 것인가? 교회가 이런 우리 시대의 어려운 중심의제를 아예 외면하거나 소홀히 하면서, 밟아도 아무 소리도 내지 못하는 사회적 소수자들을 짓밟는 일에 열심을 내고 있는 모양새를 보여서는 안 된다. 동성애 반대에 올인하는 것도 그 중의 하나이다. 그렇게 반대하다보면 그것만이 전부인 것처럼 보인다. 스스로 덫에 걸린 것이다. 이러한 행태는 교회 밖의 사람들에게 전혀 호응을 받을 수 없는 잘못되고 과도한 것이다. 이는 한국개신교회가 교회 밖 대중들에게 외면 받고 날로 게토화되는 모습과 무관하지 않다. 한국개신교회가 날로 침체되고 비난받는 중요한 원인 중 하나이다. 유념할 것은 우리 시대의 모든 종교가 다 침체되고 있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이다.

동성애 자체를 용인하거나 지지하라는 말이 아니다. 교회가 이 문제를 다루는 신앙적인 틀과 방법, 합리적인 논의의 장(場), 그리고 동성애자를 대하는 신앙적인 자세를 제시해 달라는 것이다. 성서신학자들은 동성애 반대운동을 하는 사람들이 전거로 삼는 성서의 구절에 대해 학계에서 보편적으로 받아들여지는 해석을 제시해야 한다. 심오한 성서신학적인 이해가 없어도 그 구절 대부분은 당시 이스라엘 공동체 안에서, 교회공동체 안에서 제기되는 동성애 문제를 다루고 있음을 알 수 있는데, 그런 말씀을 기독교 밖의 사람들에게도 일률적으로 적용하는 것이 정당한지를 밝혀야 할 것이다. 예수님은 당시 죄인이라고 사회적 낙인이 찍혀있는 세리와 창녀들에 대해 질책보다는 그들을 감싸 안으시고, 반면에 당시 종교지도자라 하는 바리새인 등에게 더 엄격한 질책의 말씀을 쏟아 부으신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지 말하여야 할 것이다. 그렇다고 구약성경이나 예수님께서 죄악을 용인한 것은 아니지 않는가? 기독교윤리학자들은 우리 시대, 세계적인 지평에서 복음적으로 동성애 문제를 어떻게 다루어야 하는지 답해야 할 것이다. 한국사회가 이미 돌이킬 수 없는 글로벌 스탠다드 속에서 움직이고 있는데, 한국개신교회는 이에 어떻게 신앙적으로 응답해야 하는지를 말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교단과 교회와 성도들은 이에 대해 진지하고 정직하게 반응하고 용기를 내어 행동해야 할 것이다.

신학대학에서조차 깊이 있는 연구를 아예 차단해버리게 해서는 안 된다. 제대로 된 토론도 없이 선동에 의해 교단이 휘둘리게 내버려 두어서는 안 된다. 신학자들은 자신의 학문적 소명에 입각해서 학문적 자유를 수호하여야 한다. 교단은 교회들이 우리 시대의 중심의제에 함께 헌신할 수 있게 섬겨야 한다. 목회자와 성도들은 우리 시대와 사회에서 제기되는 많은 문제들을 진지하게 성찰하며 복음적인 응답을 할 용기를 가져야한다. 만약에 교회들이 이런 공동체적 과제를 위해 노력하지 않고, 지엽적인 문제의 덫에 빠지면 우리 시대의 선교와 복음적인 실천을 어떻게 감당할 수 있을까? 교회 밖 사람들은 점점 더 멀어질 수밖에 없다. 지금이라도 동성애 관련 문제는 그 반대 올인의 덫에서 벗어나서, 신학자와 전문가들이 차분하고 조용히 신앙적이고 합리적인 해법을 찾게 해야 한다. 그리고 온 교회는 우리 시대의 중심의제에 한 마음으로 기도하며 교회의 모든 역량을 모아 헌신하는 것이 마땅하다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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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림보 2019-09-25 12:28:38
올인이 아니고 기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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