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신학] ① 기독교 신앙의 아름다움, 하나님을 보는 신앙
[예술신학] ① 기독교 신앙의 아름다움, 하나님을 보는 신앙
  • 심광섭 목사
  • 승인 2019.09.19 12: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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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약 20여 년 전부터 기독교 신앙이 형상화하는 아름다운 진리의 생명적 형태를 찾는 구도자이며, 그것을 말하고 전하는 전도자임을 자처하고 싶었다. 그래서 나는 책의 제목을 『기독교신앙의 아름다움』이라 달기도 했다. 나는 <예술과 기독교 신앙>, <예술신학> 등을 신설하여 가르치기도 했고, 2013년 예술목회연구원이 창립된 이래 활동을 함께 하고 있다. 이 일은 마치 바울이 복음을 전하라고 명받은 심정과 같은 것이다. “나는 어쩔 수 없이 그것을 해야만 합니다. 내가 복음을 전하지 않으면, 나에게 화가 미칠 것입니다”(고전 9:16).

여기서 바울이 말한 복음이란 나에게 “그리스도의 충만하심의 경지에까지 다다르는”(엡 4:13) 기독교 신앙의 다채롭고 풍요로운 아름다움이다. 신앙의 대상인 예수 그리스도의 환한 얼굴의 하나님은 아름답고 감미로운 분(dulcedo Dei)이다. 복음의 진리(道)와 복음의 실천(德과 仁)은 복음의 아름다움(藝)에 놀라고, 그것에 끌려 노닐고 즐거워함으로부터 나오며(脫) 다시 거기로 향(向)한다. 요컨대 우리는 기독교 신앙을 생각(思)하며 행(實行)하기에 앞서 느끼고 반응(感應)할 수 있어야 한다.

기독교 신학은 중세기의 신학자 안셀무스가 남긴 유명한 명제에서처럼 “지성을 찾는 신앙”(fides quaerens intellectum)으로 여겨져 왔다. 논리적 진리에 더하여 신앙에서 선을 찾고 행하는 전통 또한 오래되었다. 바울은 믿음을 “사랑으로써 역사하는 믿음”(fides Caritate formata; 갈 5:6)으로 이해하였다. 여기에 더하여 나는 예술신학의 새로운 명제로서 “아름다움을 찾는 신앙”(fides quaerens pulchrum)을 제시하였다.

이탈리아 라벤나(Ravenna) 대주교 성당의 '승리자 그리스도' 6c.
이탈리아 라벤나(Ravenna) 대주교 성당의 '승리자 그리스도' 6c.

교회사가 펠리칸(Jaroslav Pelikan)은 <승리자 그리스도>상을 가장 포괄적으로 표현해 주는 개념은 진•선•미임을 역설한다. 그는 이탈리아 라벤나(Ravenna) 대주교 예배당에 새겨진 인상적인 승리자 예수 그리스도 상에 새겨진 “에고 숨 비아 베리타스 에트 비타”(EGO SUM VIA VERITAS ET VITA, 나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다. 요 14:6)에 주목한다. 악과 죽음의 권세를 이기고 승리하신 그리스도는 참 선한 아름다움이다.

펠리칸은 그리스의 고전적 삼중주인 미, 진리, 선에 성경의 예수 그리스도의 삼중주가 상응한다고 보았다. 그래서 그는 ‘길’은 아름다운 것(미)을 지칭하며, ‘진리’는 빛을, ‘생명’은 선으로서의 그리스도를 표현한다고 해석한다. 라벤나의 그리스도 상은 길, 진리, 생명이신 그리스도를 표현한다는 사실에서 신앙의 ‘진리’와 ‘선’만큼 궁리(窮理)하지 못했던 신앙의 ‘아름다움’(美)이 새롭게 화두가 될 것을 요구한다.

기독교 신앙은 십자가에 달리고 부활하신 예수 그리스도의 참(眞) 선(善)한 아름다움(美)을 보는 것(觀)이다. 참된 삶의 길이신 예수 그리스도는 참 선한 아름다움이다. 아름다움을 본다는 것은 보이는 것 속에서 보이지 않는 것을 보는 것이고, 유한한 표층에서 발하는 은닉된 신적 근원을 보는 것이다. 논리를 다투는 사실들의 세계보다 존재의 진실이 깃드는 세계가 더 크고, 존재의 진실이 깃드는 세계보다 존재의 감각과 감응하는 세계가 더 깊고 높다. 신앙의 진리와 신앙의 실천은 신앙의 아름다움에 대한 즐거움으로부터 나오고 다시 그곳을 지향한다.

하나님을 뵙고자 하는 욥의 갈망은 얼마나 치열한 것이고 얼마나 비장하고 간절한 것인가? 욥이 원하는 것은 세상의 것들이 아니라 오직 하나, 하나님 자신이다. 욥이 씨름하는 것은 추상적 이론이 아니라 구체적 현실이며, 시비곡직(是非曲直)을 가리기 위한 신학적 쟁론이 아니라 하나님 자신이다.

내 살갗이 다 썩은 다음에라도, 내 육체가 다 썩은 다음에라도, 나는 하나님을 뵈올 것이다. 내가 그를 직접 뵙겠다. 이 눈으로 직접 뵐 때에, 하나님이 낯설지 않을 것이다. 내 간장이 다 녹는구나! (욥 19:26-27)

하나님 자신을 보려는 욥의 갈망은 얼마나 간절한 것인가. 마침내 욥은 직접 하나님을 두 눈으로 뵙는다.

주님이 어떤 분이시라는 것을, 지금까지는 제가 귀로만 들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제가 제 눈으로 주님을 뵙습니다. (욥 42:5)

수도자는 시편을 노래하며 부재하시는 하나님을 갈망하고 맛본다. 하나님이 몸과 마음에 꾹꾹 차게 현존하신다. “이 생명의 말씀은 태초부터 계신 것이요, 우리가 들은 것이요, 우리가 눈으로 본 것이요, 우리가 지켜본 것이요, 우리가 손으로 만져본 것입니다”(요일 1:1). ‘말씀을 들음’이 신앙의 출발점이라면 ‘하나님의 영광의 얼굴을 봄’은 신앙이 도달하고 그 안에서 살아야할 안방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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