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협의회 조사서 응답자 80% 총회 개혁해야
총회 부서 이기주의로 기구개혁 의미 퇴색 우려
개혁은 기구 수 감소 아닌 권력형태가 바뀌어야
예장통합 제104회 총회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말씀으로 새로워지는 교회’를 주제로 열리는 104회 총회 핵심 키워드는 ’말씀‘과 ’혁신‘이다. 말씀을 통해 교회의 본질을 회복하고 혁신을 통해 새로워진 교회 공동체를 만들어가고자 하는 총회의 의지가 담겨 있다.
인구감소로 인한 성도수 감소, 교회의 대사회적 신뢰도 하락, 증폭되고 있는 교회 구성원들의 갈등이 총회가 개혁하지 않으면 안 되는 당위성을 촉진하고 있다. 더불어 총회 통계위원회에 따르면 최근 2년 사이 교단 교세가 17만여 명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 총회의 조직, 예산, 사업 등에 있어서의 개혁이 시급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지난 7월 9일 연동교회에서 열렸던 제104회기 총회정책협의회에서 실시한 설문조사에 서 응답자의 93.8%가 총회의 목적 및 비전을 수립해야 한다고 답했고, 80.7%가 총회직원 업무 재배치와 인사 재배치를 한 총회본부 기구개혁안이 제105회기부터 실행돼야 한다고 답해 총회 개혁에 대한 인식이 팽배한 것으로 나타났다.
총회에는 이미 혁신을 위한 각 부서의 청원사항이 올라가 있다. 혁신및기구개혁위원회가 올린 청원 사항을 보면 △총회 회무 일정의 간소화 △선거의 신속성을 높이기 위한 전자투표 방식의 증설 △총회 대변인 제도 신설 △조직과 직제 측면의 계속된 연구 △제105회 총회 백서 발간 △종회 연금재단의 세대별 균형 있는 대표 이사의 구성 요청 건 등이 있다.
이 중 눈에 띄는 것이 총회 대변인 제도 신설이다. 혁신및기구개혁위원회 위원장 이순창 목사는 인터뷰에서 “총회가 사회적 이슈에 신속히 대응해야 한다는 주장이 많이 있었다. 총회의 정책 홍보, 현안에 대한 총회의 입장 발표, 총회의 미담 소개, 일반 언론에 대한 대응 방안 등을 총회 대변인 제도를 통해 해결하고자 청원을 올리게 됐다”고 설명했다.
지난해부터 뜨거운 논란이 되었던 총회 기구개혁 최종안은 규칙부로 공이 넘어간 상태다. 특별히 이와 관련해 규칙부에서 수임한 안건은 △총회장 제도(1년 상근직) 연구 △총회본부기구개편과 제105회 총회 기준 시행 세부사항 연구 △총회연금재단 연금규정 검토 △총회 상임부·위원회 부장·위원장 최대 2회까지만 하도록 제한하는 것에 대한 연구 등이다.
한 규칙부 위원에 따르면 총회장 1년 상근직 연구는 “‘상근이라는 것을 알고 부총회장에 나온 경우에 한해 상근제도가 실시된다는 규칙 때문에 5개 권역이 다 돌아간 후 실행되어야 한다는 의견으로 올라갔다”고 말했다. 또 기구개혁 개편안에 대해서는 “103회 총회에서 통과된 그대로 올라갈 예정”이며 총회 연금규정 중 교회 예산의 0.3%를 의무적으로 내야 한다는 내용에 대해서는 “그럴 가능성이 거의 불가능하지 않겠나”라고 답했다. 이어 총회 상임부·위원회 부장·위원장 선거 건에 대해서는 “최대 2회까지만 하도록 제한하는 것으로 결정해 올렸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총회 기구개혁안에 대해서는 밝혀진 바는 없다. 하지만 수년간 총회에서 기구개혁에 관여했던 한 목사는 “제102회 총회에서 결정된 기구개혁안이 제104회 총회에서 시행되는 것인데 처음 방향성과는 개혁안 자체가 거리가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그는 “기구개혁의 핵심 문제는 두 부서를 하나로 통폐합하는 것이다. 이를 신학적으로 검토하고 사업 내용을 면밀히 살펴야 하는데 너무 졸속으로 처리됐다”며 “국내선교부와 농어촌부가 연결이 돼야 도시선교와 농어촌선교가 효과적으로 상생할 수 있는 조화가 이뤄지는데 그렇게 안 된 것 같아 유감”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기구개혁이 정책총회, 사업노회 방향으로 가야하는데 여전히 총회가 정책과 사업을 다 쥐고 있다. 사람을 키우지도 않으면서 허울 좋은 기구 개혁안이 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혁신및기구개혁위원회 전문위원으로 참여한 신영균 목사는 기구개혁이 ‘정책총회, 사역노회’의 기조를 살리려면 운영의 효율성을 가져와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아무리 기구개혁이 잘됐다 할지라도 운영을 잘못하면 개혁이 안 된다. 기구의 수가 적으면 좋다고 하는데 그게 아니라 권력이 줄어야 한다”며 “일이 몰리면 권력이 커질 수밖에 없다. 그러기 위해 일을 노회로, 권역별로 분산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를 위해 총회 업무를 재배치하고 업무가 몰릴 때 이를 조정하는 위원회를 만들어야 한다. 10년 전 까지만 해도 기획조정위원회가 있었다. 이를 통해 업무가 중첩되는 것을 막을 수 있었다”며 “노회나 지역에서 감당할 수 있는 것을 굳이 총회에서 진행하는 사업이 너무 많다. 이는 업무량이 많으면 심리적 안정감을 갖는 파킨슨 법칙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기구개혁안에 대해 신 목사는 “아쉬운 것은 개혁이라는 것이 몇 사람의 의지로 되는 것이 아닌데 개혁에 대한 공동 의지가 약하다는 것”이라면서 “교인이 줄면서 예산도 줄고 업무는 비대해지는 상황에서 필요한 것은 조직의 다이어트인데 몇몇은 부서 이기주의가 굉장히 강하다. 여기서 필요한 것이 바로 강한 리더십”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지금까지 총회 직원을 위한 교육이 없었다. 직원교육도 시키고 공동의 의지로 개혁이 될 수 있도록 임원과 사무총장의 역할이 중요하다”며 "제104회 총회는 임원들이 개혁의지를 가지고 잘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