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하나님의 연주자’ 플루티스트 송솔나무
[인터뷰] ‘하나님의 연주자’ 플루티스트 송솔나무
  • 권은주 기자
  • 승인 2019.09.21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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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연주할 때 서너 가지 악기를 사용합니다. 첫 번째 연주는 은으로 만든 알토 플루트, 다음은 세계에서 2대밖에 없는 18K 플래티넘 헤드로 제작된 플루트, 마지막은 흔한 나무 재질로 된 휘슬입니다. 어떤 것으로 연주할 때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지 아세요? 휘슬입니다. 중요한 것은 금이나 은으로 만든 악기가 아니에요. ‘누구의 손에 붙들린 악기인가’라는 것이 중요하죠.”

플루티스트 송솔나무 연주자의 고백이다. 송솔나무 연주자는 아버지 회사의 부도로 어렸을 때 급하게 미국 친척집으로 가게 됐다. 언어도 체력도 부족했던 그는 왕따를 당하며 고통가운데 있던 중 ‘내가 너의 친구가 되어줄게’란 하나님의 음성을 들으면서 주님과의 관계가 시작됐다. 그 후 밴드부에 들어가 플롯을 배울 수 있었고 열심히 노력한 결과 13세에 장학금을 받고 줄리어드 프리스쿨에 합격했다. 이후 그는 세계적인 플루티스트로 명성을 떨치며 ‘허준’, ‘동이’, ‘이산’의 메인 연주와 많은 영화음악을 작곡했다. 예수님에 대한 첫사랑이 회복되면서는 전 세계 86개국을 다니며 복음을 전한 그는 명실공이 ‘하나님의 연주자’로 세계 방방곳곳을 다니며 주님이 주신 사명을 다하고 있다. 일 년 스케줄이 빽빽한 그를 더위가 한창인 여름, 용산 자택에서 만났다.

플루티스트 송솔나무 연주자가 자택에 마련되어 있는 작업실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유수 기자
플루티스트 송솔나무 연주자가 자택에 마련되어 있는 작업실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유수 기자

플롯연주를 통해 여러 가지 사역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사역에 원칙이 있다면
어제도 서천에 있는 미자립 교회에서 연주를 했다. 1년에 100교회 이상 미자립 교회에서 공연을 하고 있다. 시설이 열악한 곳이 많아 악기와 장비를 가지고 다닌다. 30명 이하인 교회에서는 사례비도 안 받는다. 플롯을 연주하는 연주자로서 늘 마음에 새기는 것은 연주자인 내가 주인공이 아니라 오직 ‘예수 그리스도’가 주인공이시라는 것이다. 또 연주를 통해 나의 철학과 사상을 전하는 것이 아니라 오직 복음과 하나님의 사랑을 전해야한다는 마음뿐이다. 악기는 복음을 전하는 도구이고 영광은 오직 하나님께만 돌린다.

일본에서 4년간 사역을 했다고 들었다. 계기가 있나
정확하게 얘기하자면 일본사역을 한 것은 10년 정도 됐고, 최근 4년 반 정도는 가족과 함께 일본에 살면서 선교를 했다. 일본과의 관계는 2010년 센다이에서 열린 크리스마스 콘서트가 시작이었다. 그때 당시 일본 지역 케이블 방송과 NHK에서 허준, 이산, 동이가 방영되고 있었고 일본에서 큰 인기를 누리고 있었다. 그때 센다이에서 가장 큰 문화 홀에서 공연을 하게 됐는데 드라마 OST 연주를 한 연주자가 온다는 소식에 일본 팬들이 엄청 몰렸다. 공연이 끝나고 내 사인을 받고자 2시간 동안 줄을 서서 받는 분들을 보는데 표현할 수 없는 감동이 밀려왔다. 이것을 보면서 ‘하나님이 일본에서의 사역을 열어주시나’하는 생각이 들었고, 수많은 사람들의 간곡한 부탁에 다음해 4월 다시 공연을 오겠다고 약속을 했다. 그런데 3월 11일 일본 대지진이 일어났다. 후쿠시마 앞바다에서 일어난 지진으로 17m가 넘는 쓰나미가 일본 동북지방을 덮쳤다. 내가 갔던 센다이에서 내 연주를 사랑해주던 사람들이 죽었다고 생각하니 너무 놀랐다. 급하게 현지에 연락하니 난방도 안 되고 물도 안 나오고 선교사들마저 대 탈출을 하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 주일 예배에서 그 얘기를 듣고 지금 당장 그곳에 가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사고가 난지 6일 만에 일본으로 들어갔다.

일본대지진으로 2만여 명의 사망자와 실종자가 발생했다. 그때 상황은 어땠나
급하게 기아대책 담당자와 함께 모 회사에서 후원받은 속옷과 기름을 싣고 쓰나미가 덮친 현장으로 들어갔다. 예전에 코소보, 사라예보 같이 내전이 끝난 곳에 들어간 적도 있었지만 쓰나미가 덮친 현장은 그곳과 비교가 되지 않았다. 건물 위에 버스가 얹어져 있고 기차가 길에 누워있는 처참한 현장이었다. 예전 노아의 심판 때가 이랬구나 싶었다. 비현실적으로 처참한 모습에 충격을 받았다. 헬기를 통해 임시 거주지에 도착한 사람들은 신발도 신지 않은 채 잃어버린 가족으로 슬픔에 잠겨 있었다. 성경에서 예수님이 환란 때에 뒤돌아 가지 말고 산으로 도망치라고 하셨는데 실제 많은 사람들이 도망을 갔다가 집에 두고 온 통장과 물건을 가지러 갔다가 목숨을 잃었다.

센다이 구호소에서 연주하고 있는 송솔나무 연주자. 페이스북 갈무리
센다이 구호소에서 연주하고 있는 송솔나무 연주자. 페이스북 갈무리
동일본 지진 구호를 위한 콘서트에서 송솔나무 연주자가 연주를 하고 있다. 페이스북 갈무리
동일본 지진 구호를 위한 콘서트에서 송솔나무 연주자가 연주를 하고 있다. 페이스북 갈무리

현장에서 어떤 사역을 했나
구호소로 갔는데 구호소에 설치돼 있던 TV에서도 내가 연주한 음악이 나오는 드라마가 나오고 있었다. 거기 계시던 시장님이 나에 대해 들으시더니 연주를 부탁하셨다. 이 엄청난 상황에서 사람들이 내 음악을 들을까 싶었는데 두 곡을 연주하니 체육관에 계시던 분들이 펑펑 우셨다. 연주가 끝나고 한분이 찾아 오셨는데 이분은 쓰나미를 피해 도망을 치다가 아이 손을 놓친 것이 한이 되어 밥도 못 먹고 울지도 못하고 있었는데 내 연주를 듣고 펑펑 울었다고 자기 이야기를 하셨다. 그때부터 가는 곳마다 연주를 했다. 그렇게 그분들이 임시주택에 다 들어가실 때까지 9개월 동안 70번 이상을 임시 거처에서 그분들을 위해 연주했다. 하루에 8곳을 돌아다니며 연주를 한 적도 있을 정도로 무척 바빴다. 원전 사고로 후쿠시마에서 80km 이내로 접근하지 말라는 지침이 있었지만 그럼에도 전 지역에 들어가 연주를 했다. 그때 당시 가족들과 함께 미국으로 갈 예정이었는데 하나님이 ‘왜 나에게는 어디로 가야할지 묻지 않냐’고 말씀하시는 것 같아 기도를 하는데 어디를 원하시는지 바로 알 수 있었다. 그렇게 일본에서의 생활이 시작됐다.

현재 한일 관계가 최악이다. 크리스천으로 가져야 할 마음은 무엇이라 생각하나
크리스천으로 살아가기 위한 키워드는 ‘사랑과 용서’같다. 예수님은 살인마도 풀어 주시고 무거운 십자가를 지고 모욕을 당하시며 비난을 받으셨다. 나 같은 죄인을 안으셨다. 요나가 결국은 니느웨 선교를 갔던 것처럼 내가 마음이 끌리는 곳으로 가는 것이 아니라 주께서 가라고 하시는 곳에 가야 한다. 크리스천의 사랑이 위대한 이유는 사랑하지 못할 자들마저 사랑하기 때문이다. 크리스천으로서 일본에 대해 오히려 지금이 더 품어야 할 때라 생각한다. 사죄도 하지 않겠다는 사람에게 용서하라는 것은 통하지 않는다. 정치적으로는 반드시 해결해야 할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우리가 먼저 일본을 사랑하면 그들이 변할 것이다. 이미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일본의 깨어있는 사람들은 헤이트 스피치를 반대하고 있고 일본 국민의 30%는 일본 정부가 가르치는 역사가 잘못됐다고 인식하고 있다. 내가 대지진 때 일본에 들어갔던 것처럼 우리 크리스천들은 남들이 나올 때 들어가야 한다. 일본과 멀어지고 있는 지금도 마찬가지다.

송솔나무 연주자는 용산역 근처에 부지를 사 최고급 자재로 집을 지었다. 그는 이 집을 자신의 것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그래서 선교사와 그 가정이 이 집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집에는 수영장, 사우나 시설이 있으며 버스로 이동한  단체가 묵기도 했다. 건축을 하며 송솔나무 연주자가 받은 선물은 이 세상의 것이 아닌 영원한 것을 바라보게 되었다는 것이다.
송솔나무 연주자는 용산역 근처에 부지를 사 최고급 자재로 집을 지었다. 그는 이 집이 자신의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래서 선교사 가정이 이 집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건축을 하며 송솔나무 연주자가 받은 선물은 이 세상이 아닌 영원한 것을 갈망하는 마음이다. 페이스북 갈무리
송솔나무 연주자의 집에는 수영장이 있다. 집을 방문한 아이들에게는 최고의 놀이터가 된다. 페이스북 갈무리
송솔나무 연주자의 집에는 수영장이 있다. 집을 방문한 아이들에게는 최고의 놀이터가 된다. 페이스북 갈무리

현재는 한국에 들어온 걸로 알고 있다. 앞으로의 계획은
하나님의 은혜로 용산역에서 가까운 곳에 집을 짓게 됐다. 이곳으로 이사를 오면서 하나님이 해주신 것이 너무 많다. 4년 넘게 일본사역을 마치고 돌아왔을 때는 남은 돈도 없었고, 심장에 이상이 있어 수술도 해야 했다. 얼마 후에는 아내가 사고를 당해 수술을 받았다. 상을 받을 줄 알았는데 이런 어려움이 연이어 오니까 마음이 정말 힘들어서 하나님께 따지기도 했다. 그런데 하나님은 좋은 가격으로 집을 팔 수 있게 해주셨고, 부지를 사 좋은 자재로 집도 짓게 하셨다. 이런 일련의 일을 겪으면서 정말 하나님께는 감사밖에는 드릴 것이 없다는 것을 알았다. 또한 사도 바울처럼 어떤 상황에 처해있던 나의 모든 것을 하나님이 채우시니 자족함을 배울 수 있었다. 모든 것을 준비하시는 주님을 알기에 이제는 모든 것을 내려놓고 떠날 수 있다. 모아 놓은 것도 없이 처참하고 비참하다 생각했던 내 삶에 감사라는 것을 알고 주님이 책임져 주실 것을 믿기에 두려움이 없다. 또 새로 지은 집은 선교사님들을 위해 내드리고 있다. 아이들이 있는 선교사님들을 받아주는 곳이 많지가 않기에 기쁜 마음으로 내어 드린다. 복된 삶은 물질이 아니라 하나님으로 꽉 채워진 삶인 것 같다. 앞으로도 하나님의 연주자로 하나님의 계획대로만 움직이고 하나님의 임재 가운데 성령충만한 삶으로 하나님의 뜻을 이루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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