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절벽과 저출산, 고령화 문제는 국가차원의 문제만은 아니다. 한국교회의 여러 가지 위기 중 하나로 꼽히는 것은 다음세대 복음화율 감소에 따른 위기의식이다. 매년 발표되는 교세통계표는 다음 세대의 위기가 얼마나 심각한지를 우리에게 보여 주고 있다. '2015년 인구주택총조사‘에서 발표된 종교 인구 가운데 기독교 인구는 19.7%로 부동의 1위 였던 불교(15.5%)를 제치고 종교인구 1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청소년의 경우는 상황이 다르다. 기독교 인구는 19.7%지만 청소년의 복음화률은 5%가 안 된다. 3.8%라는 연구 조사가 있기도 하다. 이대로 라면 향후 100년 이내로 기독교는 한국에서 소수종교가 될 수도 있다는 염려는 기우가 아니다.
처참하다시피 한 청소년 선교의 현실 가운데 눈에 띄는 운동이 부산에서 진행되고 있다. 바로 ‘학교기도 불씨운동’ 이다. 학교기도 불씨운동은 3가지 슬로건을 내세우고 있다.
첫째는 ‘학교에서 그리스도인으로 당당하게 살아가는 다음세대’ 다. 학교는 다음세대의 삶의 터전이다. 학교 안에서 그리스도인임을 당당히 드러내고 그리스도인답게 살아가게 할 때 다음세대가 예수님의 제자로, 세상 속에 영향력 있는 그리스도인으로 자랄 수 있다.
둘째는 ‘학교 안의 학생을 지역교회 안으로’ 이다. 다음세대 전도가 갈수록 어려워져 가는 것이 현실이지만 학교 안에는 여전히 많은 학생들이 있다. 학교 안으로 들어가 복음을 전하여 지역교회로 인도해야 한다.
셋째는 ‘다음세대에게 신앙의 광장을’ 이다. 학생들은 또래문화를 통해 정체성을 확립한다. 비슷한 또래의 친구들이 한자리에 모여 함께 하나님께 예배할 때 신앙의 성장과 강화가 일어날 뿐 아니라 신앙운동의 동력으로 작용할 것이다.
2016년 학생들의 결단 속에 기도모임이 시작되었고 2019년 현재 126개(중학교 42, 고등학교 84) 학교에서 진행되고 있다. 부산지역 전체 중고등학교 수가 334개(중학교 174, 고등하교 160)임을 감안하면 약 40%에 육박하는 학교들이 기도운동에 동참하고 있는 것이다.
기도 장소도 음악실, 진료실, 도서관, 과학실, 보건실 등 다양하다. 심지어는 기도 장소를 찾지 못해 학교 계단이나 운동장에서 모여 기도하기도 한다. 학교 내에서 할 수 있는 모든 장소를 기도실로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기도시간도 다양하다. 아침 등교 후 8시에 모임을 갖는 학교도 있고 점심식사 시간을 쪼개서 기도하고 방과 후 기도모임을 갖기도 한다. 학생들은 학교의 상황과 형편에 맞게 가능한 모든 장소와 시간을 기도로 채우고 있다.
학교기도 불씨운동의 특징은 교사나 사역자가 아니라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학교에서 기도모임을 만들고 사역하도록 한다는 것이다. 물론 학생들이 기도회의 순서를 맡아 진행하고 학교 안에서 전도 축제를 자발적으로 가질 수 있게 한다.
학교기도 불씨운동은 매년 두 차례 상하반기를 나눠 ‘더 웨이브’ 라는 집회를 개최한다. 지난 8월 31일 수영로 교회에서 8차 ‘데 웨이브’ 집회가 열렸다. 학교에서 기도하던 학생들이 연합하고 아직 기도 운동에 참여하지 못하고 있는 학생들을 초청해 기도운동에 동참할 수 있는 기회로 삼고 있다. 더 웨이브 집회도 모든 순서를 학생들이 맡아서 한다. 사회와 기도회 인도를 사역자가 아니라 학생들이 맡아서 진행한다. 이번 8차 집회에서는 김포순복음교회 찬양팀 Isaiah 6tyOne의 찬양과 분당우리교회 청소년 사역자 신종철 목사가 말씀을 전했다. 신목사는 우리의 정체성이 무엇인지 알고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의 친구임을 잊지 말라는 메시지를 전했다. 이번 8차 집회에서는 133개 학교 71개 교회 약 1000명의 학생들이 참여한 가운데 338명이 학교 기도모임에 동참하겠다고 결단했다. 학교기도불씨운동은 주변의 다른 도시로 번지고 있다. 양산시, 남해군, 창원시 에서도 ‘더 웨이브’ 집회를 준비하고 있다.
이번 8차 더 웨이브 실무진으로 활동했던 부산산성교회 교육총괄 김종인 목사는 "아이들이 시간을 가장 많이 보내는 학교에서 기도함으로 내 모든 삶의 현장의 주인이 하나님이심을 고백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