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근신 후 내년에 면접 재응시 가능
동성애 관한 구체적 매뉴얼 필요해
예장통합 총회 고시위원회(위원장 정병주 목사)가 6일 한국교회백주년기념관에서 열린 전체회의에서 무지개 퍼포먼스 문제로 목회고시 결과 발표가 보류됐던 두 응시생을 면접 불합격 처리했다. 두 학생은 면접과락으로 올해 목회고시 합격은 취소됐지만 내년 목사고시에서 면접절차만 통과하면 합격 처리될 수 있게 됐다.
작년 5월 예장통합 교단신학교인 장로회신학대학교(임성빈 총장, 장신대)에서 대학생 및 학부생 8명이 무지개 퍼포먼스를 벌였다. 이들은 '국제성소수자혐오반대의날'을 맞아 채플이 끝난 뒤 채플실 강대상 앞에서 동성애를 상징하는 6색의 무지개 깃발을 펼치고 사진을 찍어 그들의 SNS에 게시했다. 이 사건은 당시 교계와 사회에 큰 주목을 받았고 장신대와 일부 학생 사이 징계와 법정 소송이 오가기도 했다.
해당 학생 중 2명이 지난 6월 목사 안수 고시를 치렀고, 7월 합격자 발표를 앞두게 됐다. 이 두 학생은 논술과 면접 등의 시험에서 합격점을 받았지만 과거 무지개 퍼포먼스 참여 사실이 뒤늦게 문제가 7월 24일 예정됐던 합격자 발표는 8월 6일로 미뤄졌다. 그러나 고시위원회는 이날에도 두 학생에 대해 결론 내지 못하고 결과 발표를 다시 9월 6일로 미뤘다.
결국 6일 총회 고시위원회는 전체 위원 회의를 열어 해당 학생들의 목사 고시 합격 여부를 논의했다. 회의엔 위원 66명 중 37명이 참가했다. 이들 의원들은 해당 고시생들에 대해 오랜 논의를 나눈 끝에 투표를 통해 두 학생을 면접과락 처리하기로 결정했다. 두 학생의 다른 부분은 합격처리 됐기 때문에 내년 목회고시에서 면접만 다시 통과하면 목회고시에 합격할 수 있게 됐다. 총회 고시위원회 측은 “다소간의 오해도 있었지만 해당 학생들은 동성애를 옹호한 것이 아닌 선교적 차원에서 동성애자 인권에 대해 말하고자 했다”면서 “학생들이 경솔했던 부분을 반성하고 있기에 위원들은 견책의 의미로 1년 근신하게 하는 것으로 결론냈다”고 발표했다.
고시위원회 정병주 목사는 "교단은 동성애는 죄라고 보지만 죄인인 동성애자를 하나님의 교회가 품어야 한다고 본다"며 “학생들은 동성애를 지지한 것이 아니라 동성애자의 인권을 지지하려 했다. 물론 그 인권 옹호 활동에 있어 경솔한 행동이 있었고 본인들도 이를 시인했다”고 밝혔다. 이어서 “두 수험생에게 견책으로서 1년 근신하라는 의미에서 이번 결정을 내렸고 1년간 총회와 노회 등에서 선배들이 잘 지도한다면 두 학생이 교회를 위해 일하는 훌륭한 선교적 인권운동가가 되리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정 목사는 “총회 법이 동성애를 엄격하게 다루고 있고 교단에 동성애에 관한 총회장님들의 다양한 지침들은 있지만 정작 목회고시, 세례, 장례 등에 구체적으로 적용할 교단 매뉴얼은 없다”며 “교단이 처음 맡게 된 이 일은 교단 및 노회에서 상당한 긴장이 될 것이며 이 일을 계기로 고시위원회는 동성애에 관한 구체적인 매뉴얼 제정을 총회에 건의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