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서에서 예수님이 하신 말씀을 살펴보면 그 중에 과장법이 많다. ‘네 눈 속에 들보를 빼어라’, ‘눈이 너로 실족하게 하거든 빼어버리라’, ‘손이 실족하게 하거든 찍어 내버리라’와 같은 예수님의 말씀을 문자 그대로 제자들이 지키는 것은 어렵다. 아마도 예수님은 충격적인 과장법을 사용하셔서 제자들이 예수님의 말씀을 오랫동안 기억하길 원하셨던 것 같다. 공동체 설교라고 일컬어지는 마태복음 18장에도 과장법처럼 보이는 예수님의 말씀이 있다. 마태복음 18장 16절을 평양말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그러나 만일 너희가 나를 믿는 이 어린아이들 중 하나를 죄짓게 한다면, 너희 목에 큰 망돌을 메고 바다 깊은 곳에 빠져 죽는 것이 너희에게 더 나을 것이다.
표준국어대사전에 의하면 망돌은 북한뿐만 아니라, 강원도에서도 맷돌을 가리키는 방언이다. 농경시대에 맷돌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곡식을 곱게 갈아 곡식의 이차 활용도를 높이는데 사용되었다. 평양말 성경의 망돌이랑 같은 단어가 개역개정역의 연자 맷돌이다. 연자 맷돌은 일반 맷돌보다 수십 배나 크고, 사람 대신 소나 말이 돌리게 되어 능률도 그만큼 높았다고 한다.
그런데 사실 예수님의 ‘맷돌을 메고 바다에 빠지라’는 말씀은 단순한 과장법이 아니라, 당대의 처형방법 중에 하나였다. 유대인들이 이런 방법으로 범죄자를 익사 시켰는지는 사료(史料)가 부족하지만, 그것은 실제로 로마인이나, 그리스인 그리고 시리아인이 중죄인들에게 시행하였던 처형 방법이었다. 무거운 맷돌을 범죄자의 목에 메게 하였던 이유는 몸이 수면위로 떠오르는 기회를 차단하기 위해서다. 로마 제국의 십자가형처럼, 맷돌을 메고 바다에 빠지는 처형은 사형수로 하여금 극도의 공포를 안겨주었다.
어린아이 하나도 결코 실족하게 하지 말라는 예수님의 가르침은 ‘맷돌 처형’과 연결되어 듣는 이로 하여금 경각심을 일깨운다. 그리스도인은 하나님을 위하여 놀라운 일을 하기전에, 자신으로 인해 실족하거나, 죄를 짓게 된 사회적 약자는 없는지 먼저 돌아볼 필요가 있다. 그것을 예수님께서 먼저 원하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