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세대 교회모델] 신상록 목사, 포천에서 땅 끝까지 열려있는 교회를 꿈꾸다
[미래세대 교회모델] 신상록 목사, 포천에서 땅 끝까지 열려있는 교회를 꿈꾸다
  • 정성경 기자
  • 승인 2019.09.10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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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천 푸른초장다문화교회
다문화 이주민 전문가로 법무부 이민정책자문위원, 외국인정책위원회 실무위원 등을 맡고 있는 신상록 목사. 정성경 기자

 

이미 다문화였던 한국사회

‘민족복음화’에 갇힌 교회들

7명의 이주민 집사들과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교회

세계선교 꿈꾸는 목회자

2018년 국내 다문화 이주민은 약 270여 만 명이었다. 경기도 포천시 5,700여개 중소업체 중 외국인 의존율이 90% 이상이라고 한다. 포천시 경제의 70%이상을 이들이 책임지고 있는 것이다. 포천시 소홀읍 호국로에 위치한 푸른초장다문화교회(신상록 목사)를 같이 섬기는 7명의 집사들도 다문화 이주민들이다.

무역회사와 외교부에서 사목 사역하면서, 외교관들로부터 일찍이 “한국도 곧 다문화사회가 될 것”이라는 말에 귀 기울였던 신 목사가 처음부터 관심을 가졌던 것은 한국내 외국인 청소년들의 교육이었다. 신 목사는 가정의 안정을 위해 자녀교육이 중요함을 강조하며 크리스천 외교관들에게 대안학교를 세워 봉사하면 좋겠다고 제안을 했다. 방송대학에서 대안학교 관련 공부를 하고 상계동에서 포천으로 교회도 이사했다. 당시 함께 했던 성도들이 60여명이었다.

포천에서 목회를 하기 전, 신 목사는 서울 상계동에서 13년 동안 안정된 목회를 하고 있었다. 그러다 포천에서 목회를 하고자 준비하면서 의정부에서 포천으로 넘어가는 길목인 축석령 고개를 지나며 기도했다.

“하나님 어떤 대안학교를 할까요?”

주위에 외교관들도 많으니 영어전문대안학교를 하자는 사람도 있었다. 탈북청소년을 위한 학교를 말하는 이들도 있었다. 그런데 하나님의 응답이 왔다. 조용히 눈을 감고 기도하는데 예수님께서 사마리아성에 들어가는 장면이 펼쳐진 것이다. ‘예수님이라면 다문화 이주민들을 위한 학교를 하시겠구나’라는 확신을 얻었다.

그래서 교회에 선포하고 기도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가장 큰 어려움은 아내였던 박영신 사모가 “안정적인 목회를 할 수 있는 상황에서 어려운 일을 하겠다니, 당신 하는 거 막지 않겠다. 마음대로 해라. 대신 3명의 아이들 교육은 내가 시키겠다”며 학습지교사를 시작한 것이다.

신 목사가 응답은 받았지만 다문화대안학교를 바로 시작할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2005년 함께 기도했던 최성수 대사가 다문화학교를 위해 돕겠다는 말을 들었다. 처음에 선포한지 1년만의 일이었다. 법인을 설립하기 위해 도움을 구하던 중 박홍근 홈패션 대표이사 이선희 권사를 통해 무상으로 건물을 사용하기도 했다.

신 목사가 꿈꾸던 다문화교회는 한국인들과 이주민들이 믿음 안에서 함께 찬양하고 하나 되는 교회다. 하지만 교인들은 “목사님이 우리를 버리고 외국인들을 위한 교회를 하려고 한다”는 오해를 했다. 다문화교회와 학교를 시작하자 한국학생들을 위한 학교인줄 알았던 교인들이 떠나기 시작했다. 같이 했던 이사들도 대부분 외교관들이라 공관으로 떠나자 신 목사의 갈등은 더 심했다. 그럼에도 2012년 신 목사는 다문화교회를 선언하고 믿음으로 걷기 시작했다.

교회 안에 또 다른 갈등도 생겼다. 다문화교회 안에서 한국인 성도와 이주민 성도들 간의 보이지 않는 경계가 생긴 것이다. 예를 들면 여전도회를 조직해도 한국인 성도들이 임원을 맡게 되면서 매달 걷는 회비에 대해 이주민 성도들이 부담스러워했다. 교회 식당에서 식사를 할 때, 어린 자녀를 둔 이주민 성도들은 방에서, 그렇지 않은 한국인 성도들은 식당에서 식사하는 것마저도 오해를 불러일으켰다. 게다가 노동자와 다문화 가족 간에도 출신에 대한 경계가 생겼다.

신 목사는 “이주민 성도들 간에도 통합이 힘들다. 회사에서 일이 있으면 출석률이 낮고, 다문화 가족들 간의 불화로 정착시키기도 어렵다”고 했다.

푸른초장다문화교회에서 함께 신앙생활을 하고 있는 다문화 이주민 성도들과. 교회 제공

현재 푸른초장다문화교회는 7개국에서 30여명의 다문화 이주민 성도들이 함께 예배하고 있다. 신 목사는 “언어소통은 물론 설교하는데도 어려움이 많다. 한국 성도들이 함께 신앙생활하며 이주민들의 신앙이 성장할 수 있도록 접착제 역할을 해야 하는데 아쉽다”라며 “그래도 여전히 믿음 안에서 통합되고 하나 될 것을 믿는다”고 했다.

푸른초장다문화교회에는 매년 10월 하모니데이를 개최하고 한국인 가정과 이주민 가정을 초청해 서로 소통하고 상호간의 이해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한다. 지역사회와 다문화사회를 이해하고 아름다운 사회를 위해 미래포럼이나 라이온스 등 지역사회 단체들도 함께 한다.

신상록 목사가 이사장으로 있는 사단법인 함께하는다문화네크워크는 법무부 사회통합프로그램으로 이민자의 국내생활에 필요한 한국어, 경제, 사회, 법률 등 기본소양을 체계적으로 습득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또한 다문화 평생교육을 통해 TOPIK 대비 한국어반을 비롯한 한국어 관련 교육과 문화활동을 병행하고 있다.

다문화교회를 시작할 때 학습지교사를 한다고 했던 박 사모의 역할은 반전의 역사가 됐다. 박 사모의 이러한 경력이 다문화센터와 다문화국제학교에서 발휘되어 현재 국제학교 교장으로 사역 중이다. 경기도교육청 위탁형다문화대안학교로 지정운영되는 다문화국제학교는 중도입국 청소년, 외국 중 고등학생, 대안교육을 희망하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국어 집중교육과 보통교과, 예체능, 동아리 활동 등의 교육과정을 진행한다.

신 목사는 교계가 다문화사회를 준비해야 한다고 일찌감치 목소리를 높였었다. 신 목사는 “한국사회는 단군신화로부터 단일민족, 단일문화라는 민족의 단합을 요구받아왔다. 그런데 다문화라는 것은 세계화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그런데 한국에서는 ‘다문화’라는 개념이 잘못 인식 된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러한 결과를 가져온 가장 큰 이유가 정부에서 ‘다문화’를 마치 노동자나 유학생, 난민 등 노동력으로 보는 것”이라며 “다른 문화로 보지 못하고 가난하고 냄새나고 사회에서 분리되어 도와줘야 되는 것으로, 도구로 보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했다. 또한 이미 한국사회에서 지역문화나 세대문화 등 다양한 다문화가 존재하고 있음에도 문화 우월성을 내세워 외국에서 온 외래문화만 다문화로 보는 것이다.

그렇다면 교회는 어떤가. 신 목사는 “교회는 해외 선교를 한다고 선교사들을 파송했음에도 그런 선교대상이 한국에 들어오니까 정부에서 바라보는 것과 똑같이 바라보는 것”이라며 “교회만의 정책이 없기 때문에 세상의 프레임에 말려 들어갔다”고 했다. 또 한가지 신 목사가 지적하는 것은 ‘민족복음화’라는 프레임이다. 그는 “순혈국가라는 것에 갇혀 신앙으로도 극복하지 못한 것”이라며 “교회는 세상과 달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사회의 다문화를 위한 통합정책으로 ‘동화주의’를 표방한다. 하지만 신 목사는 “교회는 이주민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그리스도 안에서 통합시키고 주류 사회에 편입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교회가 민족 복음화에서 세계 복음화로 바로 가버리는 바람에 우리 안에 있는 이주민을 복음의 대상이 아닌 세상적인 시각으로 봐왔다”며 “목회자들도 다문화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목회 방향이 준비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다문화교회를 목회하면서 신 목사는 “교회는 지역사회와 함께 가야한다. 그리고 땅 끝까지 열려있어야 한다. 교회가 성도들의 보이는 삶에 대한 관심을 더 가지면 좋겠다”는 당부의 말과 “푸른초장다문화교회가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교회가 되길 바란다”고 바람을 전했다.

푸른초장다문화교회 성도에게 세례식을 베풀고 있는 신상록 목사. 교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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