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순례] 한국사회에서 신카이퍼파의 탄생을 꿈꾼다
[독서순례] 한국사회에서 신카이퍼파의 탄생을 꿈꾼다
  • 황재혁 기자
  • 승인 2019.09.07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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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센트 E. 바코트의 ‘아브라함 카이퍼의 공공신학과 성령’

연일 출구를 찾지 못하고 헤매는 한국정치를 보면서 네덜란드의 정치인이자 목회자였던 아브라함 카이퍼(Abraham Kuyper)와 같은 리더가 왜 한국에는 보이지 않는지 여러 아쉬움이 든다. 현재 많은 부분에서 한국사회의 문제는 리더십의 문제라 할 수 있다. 도덕성과 전문성이 결여된 상태에서 진영논리로 국가의 고위직을 차지한 리더로 인해 전체 공동체가 받는 피해는 이루 말할 수 없다. 이런 한국정치의 현실에서 네덜란드의 자유대학교 설립자이자 네덜란드 수상을 역임한 아브라함 카이퍼의 삶과 신학을 되새겨보는 것은 참으로 한국사회에 유의미하다 할 수 있다.

 

 

 

지난 6월 30일에 SFC는 빈센트 E. 바코트가 쓴 ‘아브라함 카이퍼의 공공신학과 성령’이란 책이 번역되어 출간했다. 이 책은 전체 5장으로 나누어져 있고, 이 책에서 저자는 아브라함 카이퍼야 말로 교회라는 한정된 영역에서 목회한 목회자가 아닌, 사회 전체를 대상으로 자신만의 목회와 신학을 전개한 위대한 공공신학자(Public Theologian)이라고 주장한다.

그렇다면 아브라함 카이퍼가 공공신학자로서 교회의 울타리를 넘어 정치, 경제, 사회, 문화, 교육 분야와 같은 사회의 전 영역에 적극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한 신학적 근거는 무엇인가? 그것은 바로 아브라함 카이퍼가 가진 일반은혜에 관한 믿음에서 시작되었다고 할 수 있다. 아브라함 카이퍼의 일반은혜는 종교개혁자 칼뱅이 말한 일반은혜 교리를 기초로 형성되었다. 칼뱅은 기독교강요와 성경 주해에서 일반은혜의 세 가지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첫째로 하나님은 생명과 여러 가지 축복들을 모든 인류에게 자비롭고 후하게 베푸시고, 둘째로 모든 인간은 정의와 미덕을 행함으로써 실현되는 도덕성에 필요한 역량을 지니고 있고, 셋째로 인간에게는 추론하고 이해하는 능력이 있어 신자와 비신자 모두에게 자연과 역사에 관한 연구가 가능하며 유용하다고 할 수 있다.

빈센트 E. 바코트는 이 책에서 아브라함 카이퍼의 일반은혜에 관한 교리가 성령론과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음을 강조한다. 또한 저자는 책의 마지막 장인 제5장의 제목을 ‘공공의 광장으로 나아가라’로 붙이고 다음과 같은 내용으로 책을 마무리한다.

“신카이퍼파가 된다는 것은, 카이퍼를 따라 창의적인 그의 방식대로, 개혁된 개혁신앙의 렌즈를 통해서 우리의 상황에 반응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창조세계에서의 성령님의 사역을 보다 온전히 알수록, 우리는 성령님께서 우리에게 그분의 능력으로 ‘공공의 광장으로 나가라’라고, 또한 동료 기독교인들에게 그들 역시 세상의 모든 영역에까지 침투하도록 부르심을 받았다는 것을 깨닫게 하시고, 충동하시는 거셍 귀를 기울여야만 한다.” (237쪽)

사실 카이퍼는 칼뱅의 신학을 교조적으로 계승한 신학자가 아니라 자신의 시대 맞게 창조적으로 계승한 ‘신칼빈주의자’였다. 마찬가지로 오늘날 한국교회에서 카이퍼의 신학을 계승하는 ‘신카이퍼파’는 오늘날 한국사회와 한국교회의 현실에 걸맞게 창조적으로 그의 신학을 계승해야 할 것이다. ‘아브라함 카이퍼의 공공신학과 성령’은 카이퍼에 대한 선이해가 없는 독자가 읽으면 조금 난해하게 여겨질 수 있지만 최근에 나온 카이퍼에 관한 책 중에 가장 뛰어난 연구서라고 평가할 수 있다. 공공신학의 성령론적 기초에 관심 있는 사람에게 이 책의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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