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복지실천의 세 가지 과제
사회복지실천의 세 가지 과제
  • 유장춘 교수
  • 승인 2019.08.31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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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한국기독교사회복지실천학회 춘계학술대회 개회예배 설교

(고전 12:12) 몸은 하나인데 많은 지체가 있고 몸의 지체가 많으나 한 몸임과 같이 그리스도도 그러하니라

(고전 12:14) 몸은 한 지체뿐만 아니요 여럿이니

(고전 12:20) 이제 지체는 많으나 몸은 하나라

(고전 22~25) 그뿐 아니라 더 약하게 보이는 몸의 지체가 도리어 요긴하고

23. 우리가 몸의 덜 귀히 여기는 그것들을 더욱 귀한 것들로 입혀 주며 우리의 아름답지 못한 지체는 더욱 아름다운 것을 얻느니라 그런즉

24. 우리의 아름다운 지체는 그럴 필요가 없느니라 오직 하나님이 몸을 고르게 하여 부족한 지체에게 귀중함을 더하사

25. 몸 가운데서 분쟁이 없고 오직 여러 지체가 서로 같이 돌보게 하셨느니라

1.

오늘 읽은 본문 고전12:12절을 처음 읽을 때는 같은 말을 반복하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몸은 하나인데 많은 지체가 있고 몸의 지체가 많으나 한 몸임과 같이 그리스도도 그러하니라.” 많은 지체가 한 몸을 이룬다는 뜻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여러 번 읽으니까 그 차이가 드러나게 되었습니다. 그것은 방향의 문제입니다.

몸은 하나인데 많은 지체가 있다는 것은 하나에서 다수로 진행하는 방향이고 몸의 지체가 많은데 한 몸이라는 것은 다수에서 하나로 진행하는 방향입니다. 다시 말해서 단수에서 복수로 나아가는 방향과 복수에서 단수로 나아가는 방향이 있음을 알게 된 것입니다. 이 방향의 문제는 매우 중요하게 다루어지고 있습니다.

14절을 읽어보면 “몸은 한 지체뿐만 아니요 여럿이니”라고 말씀하고 있는데 하나에서 여럿으로 진행하는 방향으로 말씀하고 있죠?

20절을 읽어보면 “이제 지체는 많으나 몸은 하나라”고 말씀합니다. 이것은 다수에서 하나로 진행하는 방향을 갖고 있습니다.

2.

하나가 여럿이 되는 것과 여럿이 하나가 되는 것, 단수에서 복수가 되는 것과 복수에서 단수가 되는 것은 인간의 본질을 설명하는 매우 중요한 주제입니다.

창세기 1장 26절에 보면 “하나님이 이르시되 우리의 형상을 따라 우리의 모양대로 우리가 사람을 만들고...”라고 말씀하시는데

바로 다음절 27절에 보면 “하나님이 자기 형상 곧 하나님의 형상대로 사람을 창조하시되” 라고 말씀하셨습니다. 26절의 하나님은 “우리”라는 복수를 쓰고 있는데 27절의 하나님은 “자기”라는 단수를 쓰고 있습니다. 하나님이 “우리”라고 하셨으니 기독교의 하나님은 여럿입니까? 성부, 성자, 성령이 하나님이시니 기독교는 삼신교라고 할 수 있겠네요. 그렇게 믿으면 이단이 됩니다. 희랍신화의 여러 인격신들이나 도교에서 말하는 자연신들과 기독교는 다른 신을 믿고 있습니다. 닛사의 그레고리는 “세 하나님들”이라는 표현을 반대하면서 그 이유로 성삼위 하나님께서는 결단코 서로 분리되실 수 없고, 함께 거하시고, 서로 안에 거하시고 함께 일하시기 때문이라고 밝혔습니다.

27절에서 하나님이 “자기”라는 단수로 말씀하셨는데 그렇다면 기독교의 하나님은 유일신 하나님이십니까? 그렇게 믿으면 이단이 됩니다. 유니테리언이나 몰몬교, 이슬람교, 여호와증인 유대교가 유일신 종교입니다.

그래서 우리 기독교는 삼위일제 신을 믿습니다. 이것을 달리 말하면 “복수이신 하나님은 단수이시다.”라고 해야 할 것입니다.

3.

이 삼위일체 하나님의 본질은 하나님의 형상을 닮은 인간의 본질을 구성하는 골격이 됩니다. 그래서 하나님은 남자와 여자를 만드시고 이 둘이 한 몸을 이룬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세분 하나님이 한분이신 것처럼 남자와 여자 두 사람이 한 몸으로 살아가는 것이 하나님의 형상을 닮은 인간이라는 것이지요.

유일신 종교인 유대교에서 출생한 기독교는 오랫동안 어떻게 한 하나님이 세 하나님이 되는가를 신학적 주제로 삼아왔습니다. 그래서 그 흐름을 따라 우리 인간사회도 중앙집권화된 전체사회에서 어떻게 개인들이 자유를 획득하고 주체적인 존엄성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진행해 왔습니다.

그러나 그 자유는 인간에게 큰 비극을 초래했습니다. 개인주의가 창궐하자 사람들은 갈라져갔고 거친 세파 앞에서 홀로선 인간은 자유를 지탱할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자유를 반납하기로 합니다. 에릭프롬이 말했던 “자유로부터의 도피”입니다.

삼위일체에 관한 오늘의 가장 중요한 신학주제는 ‘세 분 하나님은 어떻게 한 분이신가?’ 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공동체가 점점 중요해지고 교회의 일치와 평화운동이 중심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오늘 본문 고린도전서 12장 12절에서 “몸은 하나인데 많은 지체가 있고 몸의 지체가 많으나 한 몸임과 같이 그리스도도 그러 하니라”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리스도는 인간의 몸으로 오신 하나님입니다. 하나님의 형상을 온전히 보여준 사람이 예수님이죠. 단수가 복수로 이루어지고, 복수가 단수로 이루어지는 것에서 그리스도의 형상이 나타난다는 것입니다.

4.

몸은 하나인데 많은 지체가 있다는 말씀은 전체에서 각자 개인을 존중하는 방향을 갖고 있습니다. 하나에서 다수로 진행한다는 것은 전체만 강조하지 않고 전체를 구성하는 개인 한 사람 한 사람을 중요하게 존중한다는 것입니다. 봉건사회에서는 영주만 주인이고 나머지는 종이었습니다. 거기에서 개인은 별로 중요하지 않았습니다. 봉건영주가 무너지면서 영지가 개방되고 개인이 독립하여 자유로운 주체자가 되었습니다. 이것은 인간을 해방하여 주권을 회복시키면서 다양성과 창조성이 보장되는 사회로 진행되는 아주 중요한 과정이었습니다.

그러나 거기에서 끝나면 아주 비참한 사회가 됩니다. 개인주의가 만연한 사회는 모래알 사회입니다. 아노미 현상처럼 사회는 해체되고 관계는 단절되어서 경쟁적이고 폭력적이며 냉엄한 소외와 고독으로 가득 찬 세상이 되고 마는 것입니다. 오늘날 서구사회와 남한 사회가 경험하고 있는 비극적 상황을 말하는 것입니다.

5.

“몸의 지체가 많으나 한 몸”이라는 것은 단수 인간으로의 진행을 말하는 것입니다. 각각의 개인들이 하나의 목적, 하나의 과제, 하나의 조직, 하나의 신념으로 협력하고 뭉치는 것을 의미합니다. 우리는 이것을 일치라고 말하기도 하고 공생단결이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단수인간은 또 다른 비극을 가져옵니다. 개인은 없고 전체만 강조될 때 거기에서 전체주의 제국주의, 독재와 이데올로기의 독선이 견고해지는 비극적 사회가 되는 것입니다.

6.

그래서 성경은 단수에서 복수로 나아가는 방향과 함께 복수에서 단수로 진행하는 방향을 함께 제시하고 이 두 가지가 함께 이루어지는 곳에 예수그리스도가 선명하게 나타난다고 교훈하신 것입니다. 오늘 모인 우리들은 사회복지를 연구하는 사람들입니다.

기독교 사회복지의 첫 번째 중요한 연구과제는 단수인간에서 복수인간을 지향하는 것입니다. 사회복지적인 용어로 단수에서 복수로 나아가는 것을 우리는 개별화(individualization)라고 말합니다.

개인 한 사람 한사람을 독립적인 주체자로 세우고 선택의 기회를 주어서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자유를 되찾게 하는 것입니다. 어떻게 교회는 각 사람을 자유롭고 존엄한 개인으로서 스스로 책임있게 살아가게 할 것인가? 그걸 연구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7.

기독교 사회복지의 두 번째 중요한 연구과제는 복수인간에서 단수인간을 지향하는 것입니다.

사회복지적인 용어로 복수에서 단수로 나아가는 것을 사회통합(social integration)이라고 말합니다. 어떻게 각각의 주체적인 개인들이 자율적으로 하나로 뭉치고 서로 깊은 관계를 형성하고 상부상조 하면서 사랑의 공동체를 만들어갈 것인가? 그걸 연구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8.

이제 우리는 본문 22절에서 25절까지 소개되고 있는 제삼의 인간을 살펴봐야 하겠습니다. 제3의 사람들은 우리 사회에서 독립적으로 주체적으로 살기 어렵고, 사회에 통합되기 어려운 사람들, 주변화되고 차별받는 사람들을 말하는 것입니다.

22절에 약하게 보이는 지체들, 병들고 신체와 정신에 장애를 갖고 있는 사람들을 말하는 것이겠죠? 성경은 “그들이 더 요긴하다.”고 말합니다.

23절에 덜 귀히 여기는 지체가 나옵니다. 가난하고 무지하고 무능한 사람들을 말하는 것이죠? 성경은 더 귀하게 한다고 말합니다.

23절에 아름답지 못한 지체라는 말이 나옵니다. 죄 짓고, 중독되고, 성격이 모난 사람들을 말합니다. 성경은 그들이 아름다움을 얻게 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24절에서 부족한 지체말도 나옵니다. 아직 어려서 지혜가 부족하고, 이미 늙어서 기력이 쇠하고, 마음이 슬퍼서 용기가 부족하고, 절망하여 힘이 부족한 사람들 그들이 귀중함을 얻는다고 선포합니다.

9.

사회복지 연구자의 제3의 과제는 이미 나와 있습니다. 어떻게 곤궁한 사람들, 취약계층, 요보호대상자들, 이 단수인간도 될 수 없고, 복수인간도 될 수 없는 사람들을 어떻게 섬기고 보호할 것인가를 연구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10.

사회복지의 이상(理想)은 개인도 서고, 사회도 서고, 약한 자, 천한 자, 아름답지 못하고 부족한 사람들도 함께 자유롭게 서서 모두가 함께 돌보며 살아가는 세상을 만드는 것입니다.

우리 학회가 이러한 이상을 실현해 나가는 일에 최선을 다할 수 있기를 축원합니다.

 

 

유 장 춘 교수

샬롬공동체교회 대표

한동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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