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안명준 교수, 한국의 칼빈주의자를 모으다
[인터뷰] 안명준 교수, 한국의 칼빈주의자를 모으다
  • 정성경 기자
  • 승인 2019.08.30 15: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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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회를 빛낸 칼빈주의자들’
한국의 칼빈주의자 59명 모아

 

기독교인이라면 프랑스의 종교개혁자 칼빈(John Calvin, 1509-1564년)이 쓴 「기독교 강요」를 읽거나 들어봤을 것이다. 특히 장로교 신학을 공부한 이들에게는 필수다. ‘오직 성경, 오직 그리스도, 오직 은혜, 오직 믿음, 오직 주께만 영광’을 실천한 한국교회의 칼빈주의자 59명이 소개되는 책이 출판을 앞두고 있다. 6년의 시간동안 ‘한국교회를 빛낸 칼빈주의자들’을 엮은 평택대학교 신학과 안명준 교수를 만나 이 책의 의미와 한국교회에 던지는 메시지를 들어봤다.

대담자 정성경 취재부장

 

‘한국교회를 빛낸 칼빈주의자들’ 59명을 엮은 안명준 교수. 정성경 기자 

 

시작한지 6년 만에 완성 앞 둬

“오직 성경, 말씀 순종, 초심으로”

신학자가 되신 계기가 있다면

어렸을 때부터 교회에 행사가 있을 때마다 나갔지만 이십대에 옥한흠 목사님께서 제자훈련을 시키시던 성도교회에서 본격적으로 신앙생활을 했다. 대학교를 졸업하고 한국전력에서 일하다 합동신학교를 가게 됐는데, 목사가 되기 위해 공부를 더하고자 미국에서 공부를 했다. 그런데 한국에 돌아와서 목회가 아닌 평택대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게 됐다. 형제들이 다 기독교인이고, 바로 밑에 남동생은 우간다에서 개혁신학교 학장으로 있다.

‘한국교회를 빛낸 칼빈주의자들’은 어떻게 시작하시게 됐나

장로교 신학을 하다 보니 칼빈에 대해 알게 되고 석‧박사 논문을 칼빈의 해석학에 대해 썼다. 그래서 칼빈에 대해 익숙하게 지냈다. 한국에 와서 칼빈학회에서 활동을 하면서 2009년에 칼빈이 태어난 지 500주년 기념으로 서울교회에서 우리나라 칼빈 전공 신학자들을 모시고 큰 행사를 했다. 그날 70명이 발표한 내용으로 ‘칼빈과 한국교회’라는 책도 4권으로 발행했다. 그것이 계기가 되어 2013년에 한국의 칼빈주의자들에 대해 연구하고 후배들에게 소개를 하자는 의견이 나왔다. 2009년은 칼빈 자체에 대한 연구였고, 이제는 박형룡‧박윤선‧황성수 박사님 같은 분들에 대해 연구를 하자고 해서 시작하게 됐다. 그때는 30~40명 정도였는데 연구할수록 관련 신학자와 목회자가 늘어 6년째 되자 59명이 됐다. 모든 것이 편집되어 원고 1편만 오면 완성이 된다.

출판을 앞둔 '한국교회를 빛낸 칼빈주의자들'에 59명이 참여했다. 안명준 교수 제공

‘한국교회를 빛낸 칼빈주의자들’에 등장하거나 참여한 분들을 선발한 기준은

한국에 장로교 신학교나 칼빈 쪽으로 문화나 사회운동을 하신 분들의 계보가 있다. 우리나라신학이 평양신학교에서 시작됐는데, 흔히 잘 알려진 박형룡 박사님이나 박윤선 교수님이 1세대이고, 그분들의 제자들이 있다. 일제 강점기 때 황성수 박사님 같은 분도 미국에서 신학을 공부하고 칼빈 사상을 가지고 사회정치 문화 쪽으로 활동하셨다. 신학자가 대부분이지만 사회운동 하신 분이나 실천신학을 하신 분들, 신학자뿐만 아니라 한경직 목사님 같은 분이나 순교자이신 주기철 목사님, 손양원 목사님도 이에 속한다. 존경받는 안경원 목사님 같은 분들도 포함된다. 조직신학, 구약신학, 신약신학, 역사신학, 실천신학으로 구분해서 정리하고 있다. 분량이 1600페이지 정도 된다.

준비하신 기간이 무려 6년에 분량도 많다. 준비하시면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와 특별히 받은 은혜가 있다면

한국의 신학자 1세대는 엄청나게 고생하고 힘든 상황들을 믿음으로 이겨냈다. 하나님 말씀을 붙잡고 자기 사명을 끝까지 성취하셨다. 한국에 온 신학자들은 목표를 가지고 한국 신학교와 교회를 위해 평생을 헌신했다.

신학자들이 일제강점기 때 굉장히 힘들고 어려웠다. 맨 몸으로 겨우 일본에 가서 미국에 가서 공부하신 분들이 대부분이다. 특별히 김양선 목사님의 이야기가 기억에 남는다. 숭실대학교 기독교 박물관을 만드신 분인데, 고향이 이북이셨다. 1945년 해방 후 북쪽은 공산주의로 인해 신앙생활이 어려워져 남쪽으로 내려오셨다. 북쪽 자신의 집에 있는 기독교 보물을 몰래 가져오기를 수차례 하셨다. 마지막으로 사모님하고 딸이 보물을 가져오다 발각되어 그 자리에서 총살당했다. 참 가슴 아픈 이야기다. 기독교 보물을 옮기다 가족이 순교한 것을 읽고 그분들 신앙에 감동이 되고 도전받았다. 이런 신앙으로 세워진 박물관을 보니 더 새롭고 감사했다.

박윤선 박사님 같은 경우 신학공부를 위해 배를 타고 한 달 동안 미국 가는 길에 요한계시록을 암송하셨다고 한다. 이런 이야기를 통해 신앙인들은 시간을 지혜롭게 쓴다는 것을 깨달았다. 신학공부를 위해 미국에서 알바하면서 고생하셨던 이야기들이 많다. 힘들게 공부해서 한국에 돌아와 학교도 세우고 교회도 세우신 것이다.

이 책에 등장하는 분들은 장로교와 칼빈주의를 공부하신 분들 이야기로, 유명한 분들도 있고 잘 알려지지 않은 분들도 있다. 신복윤 교수님이나 정성구 교수님, 이수영 박사님 같은 분들은 평생 칼빈에 대해 연구하고 칼빈에 대한 글을 쓰신 분들이다.

한국교회 역사를 보면서 조금 안타까운 것은 미국의 신학교가 프린스턴신학교하고 웨스트민스터신학교가 신학적으로 분열되면서 한국의 신학자들도 나뉘어졌다는 것이다.

한국교회에 주고자 하는 메시지는

이후에도 차세대 칼빈주의자들 20명 정도를 엮고자 준비하고 있다. 김영한 박사님, 이승우 교수님, 이상규 박사님 등 많은 분들이 도움을 주고 계신다.

한국교회 초기 선교사들의 순수한 마음을 배우고 간직했던 분들을 보면 성자다. 인격도 훌륭하고, 삶 자체가 거룩하고 깨끗하다. 오늘날에 있어서 한국교회 신학자와 목회자들에게도 이러한 마음이 필요하지 않나 생각한다. 우리가 초심으로 돌아가고자 한다면 근본적으로 성경 말씀을 따라가야 되지 않을까. 하나님 말씀에 순종해야 된다. 그게 어렵기 때문에 자기를 쳐서 복종하고 늘 기도하면서 자기와의 싸움을 해야 한다.

요즘 목회자들은 공부도 많이 하고 대부분 설교를 잘한다. 어떻게 살아야 되는지도 잘 안다. 자기와의 싸움에서 이기려면 세속에 물들지 않고 오직 말씀만, 오직 예수님의 십자가만 따라 갈수 있어야 한다. 중요한 것은 십자가를 따르는 삶, 바울 같은 모델을 삶으로 보여줘야 된다. 그러기 위해 성령님의 인도하심이 필요하다. 성령님의 역사 속에서 변화 받고 힘을 받아야 된다. 그러지 못해서 세속적인 문화에 빨려들고 넘어지는 게 아닌가 싶다.

한국교회 초기 신학자들과 목회자들이 한국교회를 세우면서 그러했던 것처럼, 성령의 충만 속에 세상의 유혹과 시험들을 이겨낸다면 한국교회도 성령의 역사를 경험하고 회복될 수 있으리라 믿는다.

안명준 교수는 중앙대학교 전기공학과를 졸업한 후, 합동신학대학원에서 목회학석사(M.Div.)를 마치고, 미국 리폼드신학교에서 신학석사(Th.M.), 미국 웨스트민스터신학교에서 신학석사(Th.M.), 남아공 프레토리아대학교에서 교의학을 전공하여 철학박사(Ph.D.)를 취득하였다. 1999년에 임용되었으며 현재 대한예수교장로회(합신) 소속 목사이다. 연구 관심분야는 칼빈, 기독교강요, 해석학, 개혁신학, 신학방법론, 한국교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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