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두 가지 실수는 하지 말아야
[사설] 두 가지 실수는 하지 말아야
  • 가스펠투데이
  • 승인 2019.08.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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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회나 교회를 보면 여러 가지 면에서 급격한 전환점에 선 것을 알 수 있다. 그래서 종종 임계점이라는 말을 사용한다. 임계점이라는 말을 사전적으로 알아보면 저온상에서 고온상으로 상이 변화할 때, 저온상이 존재할 수 있는 한계온도·압력을 가리키는 말이다. 그런 점에서 보면 지금 우리 사회는 교회도 예외 없이 변화에 대한 압력이 더 이상 버틸 수 없을 정도에 이르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따라서 교회공동체도 사회적 변화에 따른 교회의 변화에 대한 압력과 동시에 교회공동체 내부에서도 변화에 대한 압력이 거세지고 있는 현실을 만나고 있다. 이런 상황 속에서 교회는 두 가지 문제에 직면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먼저는 조급성이다. 변화되어야 한다는 당위성과 변화에 대한 압력은 변화에 대해 서두르도록 교회를 내몰고 있다. 이것은 때로 과거를 부정하는 형태로 나타나기 쉽다.

현재의 역사는 과거를 기반으로 하는 것을 부정할 사람은 없다. 우리 한국 교회의 과거는 하나의 사실이다. 자랑도 부끄러움도 사실이다. 사실은 사실로 존재한다. 그리고 현재는 그런 과거의 부끄러움을 포함한 사실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그런 점에서 변화에 대한 어려움이 있는 것 또한 부인할 수 없다. 역사도 관성의 법칙에서 예외는 아니기 때문이다. 따라서 과거를 부정하는 것이 현재를 변화시키는 쉬운 방법이라는 유혹에 직면한다. 따라서 현재의 변화의 타당성을 확보하기 위하여 과거를 부정하는 방식을 사용하는 일들이 빈번하게 일어난다. 그러나 과거는 부정의 대상이 아니고 극복의 대상이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나머지 하나는 저항성이다. 과거에 대한 향수가 강할수록 저항성의 크기는 클 수밖에 없다. 임계점이라는 용어가 사용되는 것만 보아도 과거가 현재로 변화되는 변곡선은 그렇게 완만하지 않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어떤 면에서는 불연속면이 나타나고 있다고 할 정도이다. 이런 상황 속에서 과거의 세계를 만들어 냈던 본질에 대한 손질 없이 적당한 선에서의 수정은 현재의 변화를 감당하기 어렵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과거에 대한 철저한 반성을 넘어서서 과거를 본질적인 측면에서부터 현재적으로 극복하려는 냉철함이 필요한 시대이다. 종종 교회들에서 이런 말을 듣곤 한다. ‘과거에는 열심히 대단했는데 지금은 신앙적 열심히 부족하여 교회가 어려워졌다. 신앙적 열심의 약화가 현재 교회의 어려움의 핵심이다.’ 이런 종류의 분석이다. 원론적으로 부인할 수는 없다.

그러나 사람이 옷만 바꾸어 입는다고 그 사람이 변할 수 없듯이 단순하게 열심을 내는 차원으로 현재의 교회를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분석하는 것은 매우 순진해 보인다. 열심의 문제를 부정할 수는 없으나 교회가 가진 복음의 시대성에 대한 통렬한 성찰 없이 몇 가지 적당한 수정을 통하여 교회의 시대적 사명을 수행하려는 것은 실패로 끝날 가능성이 높다. 과거에는 그런 방법의 설득력을 가졌었고 그것을 통하여 한국 교회가 달콤한 열매를 누렸던 것은 사실이다. 과거 자체를 부정하는 것도, 과거에 대한 향수로 현재의 변화에 대해 저항성의 입장만 갖는 것도 한국 교회가 가야 할 길은 아니다.

예수님의 가르침을 이제는 현실적으로 받아들여야 할 때가 된 것 같다. “새 포도주를 낡은 가죽 부대에 넣지 아니하나니 그렇게 하면 부대가 터져 포도주도 쏟아지고 부대도 버리게 됨이라 새 포도주는 새 부대에 넣어야 둘이 다 보전되느니라”(마 9:17)

지금 한국 교회는 가죽 부대를 적절하게 꿰매고 수정할 때가 아니다. 새 포도주를 담기 위한 새 가죽부대가 필요하다. 부대를 바꾼다는 명목으로 포도주가 아닌 다른 것을 담는 어리석음과 새 포도주를 부대를 그냥 두고 수선해가며 담아내는 어리석음도 범하지 말아야 한다. 지금 한국 교회는 새 포도주와 새 부대에 대해 동시적으로 고민해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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