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특집-그곳에 가면 교회가 있다] 거제, 구영교회, "성 위에 지은 교회, 기도처소로 불 밝히다"
[여름특집-그곳에 가면 교회가 있다] 거제, 구영교회, "성 위에 지은 교회, 기도처소로 불 밝히다"
  • 정성경 기자
  • 승인 2019.08.08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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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영등성 위에 세워진 구영교회
구영등성 위에 세워진 구영교회. 정성경 기자

왜구의 침략을 막기 위해

선조들이 세운 진성(鎭城),

그 위에 세워진 교회와 신앙

“삶의 향기 되는 성도”를

꿈꾸는 구영교회

“섬은 섬을 돌아 연연 칠백리 구비구비 스며 배인 충무공의 그 자취

반역의 무리에서 지켜온 강토 에야디야 우리거제 영광의 고장…”

거제시의 교육발전을 위해 온 생을 바친 무원 김기호 선생의 ‘거제의 노래’ 1절 가사다.

우리나라에서 제주도 다음으로 큰 섬으로 유명한 거제도는 이제 더 이상 섬이 아니다. 경상남도 통영시와 거제시를 잇는 신거제대교를 건너서 한참을 달리다보면 ‘과연 큰 섬이구나’ 절로 느껴진다. 2010년 거가대로가 개통되면서 거제에서 부산까지 바로 이어진다.

10개의 유인도와 52개의 무인도가 있는 거제도는 지리적으로 일본과 매우 가까워 왜구의 침입에 자주 시달렸다. 임진왜란이 일어나고 1592년 옥포해전, 한산대첩, 1597년 칠천량해전 등 역사에서 배운 주요한 해전의 배경이 되기도 했다.

이 지역에는 400여전 전 일본의 조선 침략 흔적을 찾아볼 수 있는 왜성(倭城)이 견내량과 장목 지역에 4곳 정도 남아 있다. 임진왜란과 정유재란 당시 왜성은 왜군들의 근거지와 보급로, 연락망을 확보하고 조선군의 공격 대비 등을 목적으로 지어졌다.

장목면 구영마을에는 1490년(성종21)에 쌓은 구영등성(舊永登城)이 있다. 왜구의 침략으로 성이 크게 훼손된 것을 임진왜란 때 다시 수리했다. 그 당시 이곳 마을 지명이 영등(永登)이었고, 그 포구를 영등포라고 불렀다. 왜군의 침입을 막기 위해 축성된 진성(鎭城)은 칠천량해전의 패배로 왜군에 접수되어 왜성 축성의 재료로 쓰였다. 영등성 위 쪽으로 한 시멘트에 덮여 옛모습을 알 수 없는 왜성이 남아있다. 그 후 1623(인조 원년)에 지금의 영등(永登)으로 군진(軍陣)을 옮기면서 이곳은 구영등성으로 불리게 되었다.

구영 마을 앞으로 칠천도라는 섬이 있다. 조선시대 임진왜란‧정유재란 때 우리 수군이 유일한 패배를 기록한 전투의 배경이다. 당시 이순신 장군이 하옥되고, 원균이 삼도수군통제사일 때 벌어진 전투로 한산도에서 160여 척의 배를 이끌고 부산을 급습하고자 했으나 후퇴하다 이곳 칠천도에서 잠시 휴식을 취한다. 이때 왜군의 기습에 대패한다. 이 전투에서 원균도 전사하고 경상우수사 배설이 12척의 배를 이끌고 남해 방향으로 후퇴하는데, 다시 통제사로 복직한 이순신 장군이 명량대첩을 앞두고 “신에게는 아직 12척의 배가 있습니다”의 그 배가 이 곳에서 남은 배들이다. ‘칠천량해전’이라 불리는 역사적인 현장의 장소다.

구영교회 앞에 세워진 구영등성 안내문. 정성경 기자

칠천도를 바라보고 있는 구영마을의 구영등성 성벽은 대부분 훼손되고 겨우 받침대부분만 남아 있지만 성의 구조와 쌓은 방법 등은 어느 정도 확인이 가능하다. 남북 양쪽에 반원형의 성문이 있고, 성문 위에는 몸을 숨겨 적을 공격할 수 있는 낮은 담(성가퀴)이 설치되어 있다. 성문의 입구에는 성문을 보호하기 위한 작은 성을 쌓아 외부로부터 보호하고자 했으며, 적의 접근을 막기 위한 도랑도 있었을 것으로 본다. 외벽은 자연석으로 쌓고, 내벽은 막돌로 쌓아 그 사이를 작은 돌들로 차곡차곡 채워 넣었다.

이곳에 특별한 곳이 있다. 바로 구영교회(박관수 목사)다. 세워진지 120년이 넘은 구영교회는 1894년에 세워진 거제 최초교회라는 말도 있다. 하지만 정확한 자료가 남아있지 않아 확인이 어렵다는 것이 박관수 목사의 말이다.

구영마을에는 5대째 교회를 섬기는 가정도 있다. 집성촌으로 신씨들이 모여 사는 구영마을은 어촌의 작은 아주 작은 마을이다. 박 목사는 “마을 주민들이 일가친척이다 보니 숟가락 개수까지 다 알 정도”라며 “그러다보니 오히려 전도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했다. 그럼에도 박 목사가 성도들에게 강조하는 것은 “삶이 향기가 되라”는 것이다. 그는 “서로 사랑하고 믿는 자들이 빛이 되어서 복음을 전하길 바란다”고 했다.

올해 여름 최고로 뜨거운 날 방문한 구영교회에는 의자 중간마다 성경책이 펼쳐져 있었다. 작은 창문으로 들어온 바람은 성경책을 넘기며 예배당을 맴돌았다. 왜구의 침략으로 예전의 모습을 알 수 없는 영등성이지만 그 위에 지어진 교회는 든든하게 세워져 있었다. 한 여름 넝쿨들이 자라 한쪽을 덮어 과연 성이었는지 알 수 없어 보이지만, 교회 입구 쪽 아래에 보이는 큼직한 바위들이 범상치 않아 보인다. 그 옛날 왜구의 침략을 막기 위한 선조들의 간절한 기도와 땀방울, 그리고 120년 넘게 이어진 성도들의 기도는 마을을 지키고 있었다.

교회에서 내다 본 마을 앞에는 구영항과 왼쪽으로 구영해수욕장이 있다.

부산과 거제를 잇는 거가대교. 정성경 기자

구영마을에서 남쪽으로 가다보면 부산과 거제를 잇는 거가대교를 볼 수 있다. 그리고 조금 더 가다보면 시원한 바다와 귀여운 돌들이 장관을 이루는 농소몽돌해수욕장이 펼쳐진다. 농소몽돌해수욕장은 거제도에서 가장 긴 몽돌 해수욕장으로 많은 사람들이 찾는 곳이다. 새알만한 둥글고 작은 몽돌이 펼쳐져 있는 이곳에서는 몽돌 찜질 지압과 함께 해수욕하기에 좋다. 또한 주위에 낚시터로 유명한 백도 등 작은 섬들이 있어 여름 휴양지로 좋다.

새알만한 돌멩이들이 장관을 이루는 농소몽돌해수욕장. 정성경 기자

거제도는 1950년 한국전쟁 다시 전쟁 포로수용소가 있었다. 1951년 고현, 수월지구를 중심으로 설치된 포로수용소에는 인민군 포로 15만, 중국군 포로 2만 명 최대 17만 3천명의 포로를 수용했다. 거제도포로수용소유적공원에 가면 이러한 역사들을 만날 수 있다.

정성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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