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는 #미투에 #위드유로 답해야 한다
교회는 #미투에 #위드유로 답해야 한다
  • 고기복 기자
  • 승인 2018.03.12 14: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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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마저 2차 피해 줄 때, 밧세바와 함께 했던 나단처럼
교회는 미투 피해자 세심하게 살피고 연대해야

요즘 우리사회에 “나도 당했다”는 미투(#MeToo) 운동이 여기저기서 호응을 얻고 있다. 이러한 미투운동은 성경에서 이미 있었다. 성경 속 미투 운동은 미투를 지지하는 위드유(#WithYou), ‘나는 너와 함께 한다’는 성격이 강했다. 다윗 왕이 우리아의 아내 밧세바를 빼앗았을 때 들고 일어섰던 나단 선지자는 피해자를 비난하지 않았다. 가해자인 왕을 비난했다. 암양 새끼 한 마리뿐인 가난한 자의 양을 빼앗은 양과 소가 심히 많은 부자가 바로 당신이라(삼하12:7)고 대놓고 왕을 꾸짖었다. 왕이 권위에 눌려 아무도 왕이 저지른 범죄를 지적하지 않을 때 나단만 밧세바와 함께 했다.

 

왕을 보좌하던 많은 사람들은 밧세바가 이방인의 아내라는 이유로 입을 닫았다. 삼하11장을 읽어보면 오히려 왕을 부추기고 있었다는 인상을 준다. 밧세바는 헷 사람 우리아의 아내(삼하11:3)다. 우리아는 다윗 시대 위대한 장수들 중에 한 명이었다.(삼하23:39) 다윗이 그에게 전투를 명하고 그를 수행하는 장면을 통해서도 굉장히 출중한 인물이었음을 알 수 있다.(삼하11,12장) 그러나 다윗심복들은 우리아가 이방인이라는 이유로 밧세바를 보호하지 않았다.

무엇보다 밧세바는 여자라는 이유로 아무런 저항도 하지 못했다. 밧세바는 우리아의 아내이기도 했지만, 길로 사람 아히도벨의 아들 엘리암(삼하11:3)의 딸이기도 했다. 길로는 유다 지파에 속한 땅이었다. 엘리암 역시 우리아와 같이 다윗의 서른일곱 장수(삼하23:34)에 속했던 유다 지파 사람이었다. 하지만 딸이라는 이유로, 여자라는 이유로 왕궁에서 성폭행을 당했지만 보호받지 못했다.(삼하11:4)

밧세바가 남편을 사랑했음을 성경은 이렇게 기록했다. “우리아의 아내는 그 남편 우리아가 죽었음을 듣고 그의 남편을 위하여 소리내어 우니라.”(삼하11:26) 남편이 죽고 밧세바가 기댈 곳은 친정뿐이었다. 밧세바의 집안 배경을 보면 예사 집안이 아니다. 아버지와 할아버지 모두 유명했던 유다 지파 명문가였다. 그런데도 성경은 아버지 엘리암이 밧세바를 위해 어떤 대응책을 내놓았는지 말하지 않는다.

한편, 밧세바의 할아버지 아히도벨은 손녀딸인 밧세바가 왕궁에 들어가자 다윗의 모사, 정치 참모가 된다. 아히도벨의 모략은 하나님의 말씀과 대등할 만큼 판단력과 지혜가 뛰어났다(삼하16:23). 그런데도 아히도벨에게 손녀딸이 당한 상처는 자신의 출세를 위한 도구였을 뿐이었다.

더 나아가 아히도벨은 손녀딸의 아픔을 자신의 정치적 선택을 위한 명분으로 삼아 2차 피해를 입히기까지 했다. 아히도벨은 다윗의 아들 압살롬이 반역을 꾀했을 때 압살롬을 택한다. 그에게는 명분이 필요했다. 다윗이 우리아를 죽인 사건은 손녀딸 복수를 위한 기회라고 자신의 변절을 변명했을 것이다. 그는 다윗이 압살롬을 피하여 예루살렘을 떠나자 다윗의 후궁들을 사람들 앞에서 취하게 부추긴다. 비록 하나님께서 막으셔서 실패했지만, 1만2천 명을 선발하여 피난길에 있는 다윗 일행을 공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성폭력 피해자인 밧세바에게는 가족마저 2차 가해자였다. 밧세바의 치욕에 아버지는 침묵으로 일관했고, 할아버지는 권력을 누릴 기회로 삼았다. 밧세바 입장에서는 나단이 없었다면 영원히 피해자로만 남았을 일이었다.

교회 역사에서 여자들은 피해자임에도 불구하고 비난을 받기 십상이었다. 밧세바도 그 중 한 명이다. ‘밧세바가 유혹했지, 대낮에 목욕이라니...남편도 없는데 옥상에서 목욕한 의도가 있는 거 아니겠어....’등등, 위대한 왕 다윗을 옹호하기 위한 변명들이 계속돼 왔다. “다윗이 행한 그 일이 여호와 보시기에 악하였더라”(삼하11:27)라고 성경이 분명하게 기록하는데도 불구하고 그런 시도들이 있었고, 지금도 계속되고 있는지 모른다. 그러나 이 사건의 본질은 밧세바에게 있는 게 아니라, 유부녀를 훔쳐 본 다윗의 관음병에 있다.

교회는 우리 사회에서 일고 있는 미투 운동 피해자들에게 “너도 책임 있는 것이 아니냐”고 물으면 안 된다. 그들의 상황을 고려하고 어떻게 지지하고 함께 할 것인지를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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