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한일, 무역전쟁 멈추고 상생의 길로 나아가야
[이슈] 한일, 무역전쟁 멈추고 상생의 길로 나아가야
  • 권은주 기자
  • 승인 2019.08.07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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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한국 대법원 강제징용 배상하라 판결
일본 정부, 이에 대한 보복성 무역 제재 실시
일본 언론인 "지난해 한국 대법원 판결 인정은
일본 정부에게 있어서 판도라 상자와도 같아"
"한일청구권협정 지키기 위해 차라리 지소미아 포기할 것"
일본 아베정권의 수출규제조치를 규탄하는 시위가 3일 주한일본대사관 평화의소녀상 앞에서 열렸다. 김유수 기자
일본 아베정권의 수출규제조치를 규탄하는 시위가 3일 주한일본대사관 평화의소녀상 앞에서 열렸다. 김유수 기자

지난해 10월 한국 대법원의 징용 배상판결로부터 촉발된 한일 무역전쟁이 전면전으로 확대되면서 한일관계와 국내 경제가 파국으로 치닫고 있다.

지난달 4일 일본 정부는 한국의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핵심소재 3개 물품의 수출규제를 강화하며 경제보복의 시작을 알렸다. 이어 2일에는 각의(국무회의)를 열고 한국을 ‘백색국가’(화이트 리스트)에서 제외하는 수출무역관리시행령 개정을 통과시켜 큰 충격을 줬다.

이에 따라 새로운 시행령이 발효되는 28일부터 한국은 일본 정부가 군사적으로 전용할 수 있다고 판단하는 모든 물품에 대해 건별 허가 절차를 밟아야 한다. 기존의 간편 절차를 통해 수입한 물품들에 대해 3개월 이상의 시간이 소요되는 절차를 밟아야 함으로 사실상 양국 간 수출입 거래가 막히게 되는 조치라고 전문가들은 밝혔다.

이에 대해 한국 정부의 반발도 만만치 않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지난달 31일부터 3일까지 태국 방콕에서 열린 외교장관회의에서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에게 한국을 화이트 리스트에서 제외한 것은 “자유무역에 대한 도전”이라고 질타하며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을 재검토 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와 더불어 국내에서는 일본 제품 불매운동이 확산되고 있다. 또한 전국 138개의 기초 지자체는 일본 지방정부와의 자매결연활동을 전면 중단할 예정이라고 5일 밝혔다.

징용 배상판결에 따른 일본의 무역규제로 인해 국내 경제 상황은 점점 악화되고 있다.
미중 무역전쟁에 이어 한일 무역전쟁까지 겹치며 5일 하루 동안 국내 주식시장 시가총액이 50조 원 가까이 증발하면서 이런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또한 벤처기업협회는 5일 국내 벤처기업 335개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응답 기업의 85.7%가 일본 수출 규제가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고 답했다고 밝혔다. 또 수출 규제가 지속될 경우 감내할 수 있는 기간은 최대 6~8개월이라고 답해 후속 조치가 시급한 것으로 드러났다.

 

일본 서울지부장 언론인

"일본정부, 한일협정 타협의 틈 없어”

김형석 교수 “한일 두 정상,

두 나라 국민 미래 막지 말라”

이번 한일 무역전쟁에 대해 일본 대표적 일간신문의 서울지부장은 서울 모처 기자와 가진 인터뷰에서 ”한일 무역전쟁은 지난해 한국 대법원이 판결한 강제징용 배상판결로 인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일본에게 있어서 1965년 맺은 한일청구권협정은 번복할 수 없는 절대적인 것“이라면서 ”한국이 강하게 대응하면 언젠가는 일본이 양보를 할 것이라 생각하는데 한일협정은 일본 정부에게 있어서 타협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한일청구권협정 조항을 보면 개인에 대한 보상도 포함돼 있다. 이런 중에 한국 대법원이 개인 청구권이 살아있다며 일본 기업에 보상하라고 판결한 것은 일본 입장에서는 받아들일 수 없는 판도라 상자 같은 문제”라면서 “만약 일본이 양보하여 이 판결을 존중하게 되면 36년 식민 지배하에 있었던 모든 것에 대해 불법으로 인정하게 되어 창씨개명 같은 문제에 대해서도 보상을 요구하면 들어줄 수밖에 없는 선례가 되기 때문에 절대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 정부는 일본에 대한 대응 카드로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폐기를 고민하고 있다. 이에 대해 그는 “지소미야 폐기도 심각한 문제이지만 일본 정부에 있어서는 한일청구권협정보다는 크지 않다”고 말했다.

한국을 대하는 일본정부의 입장에 대해서는 “언젠가는 회복되어야 할 우방국이라고 생각한다. 한미일 관계는 동북아 평화를 위해 매우 중요하다”며 “다른 부분에서 일본이 양보할 수 있는 것은 하겠지만 한일청구권협정에 대해서는 틈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고 거듭 얘기했다.

앞으로 한일 관계 전망에 대해 그는 썩 밝지는 못하다고 했다. “연말쯤 되면 한국 정부가 압류한 일본 기업의 재산의 현금화가 이루어진다. 그때 일본 정부는 국가 차원에서 소송을 걸고 새로운 제재 조치를 취할 것이다. 한국 정부는 일본 수산물 수입금지 조치를 확대하고, 내년 동경올림픽에 보이콧할 가능성이 많다”며 “이렇게 되면 한국 경제가 입는 타격이 심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한일 관계가 하루속히 회복돼 상생의 길로 가야한다고 말했다. “현재 일본은 경기가 좋지만 사람이 부족해 한국 청년들의 유학과 취업을 권장하는 분위기다. 한국은 청년들의 취업난이 심각한데 이런 부분에서 서로 돕게 되면 얼마나 미래지향적인 관계로 발전할 수 있겠는가”라며 “하지만 한일 무역전쟁이 계속되면 일본 내 이런 분위기도 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3일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촛불문화제에 아버지와 함께 참여한 한 여학생이 아베정권을 규탄하는 팻말을 들고 있다. 김유수 기자
3일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촛불문화제에 아버지와 함께 참여한 한 여학생이 아베정권을 규탄하는 팻말을 들고 있다. 김유수 기자

교계에서도 한일청구권협정에 대한 의견은 분분하지만 한일 관계가 조속히 회복돼야 한다는 의견도 많다.
백종국 기윤실 이사장(경상대 정치외교학과 명예교수)은 칼럼에서 한국 대법원에서 일본 기업들에 대해 배상금을 지급하라는 판결은 정당하다면서도 한일 정부의 입장은 다를 수 있기에 신중하게 접근해야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한일 간의 분쟁을 없애는 게 한국인의 목표가 될 수 없다. 국가 이익이 서로 다른 데 분쟁이 없을 수 없기 때문”이라며 또 “각 당파는 권력 쟁취를 위해 노력하되 국가 이익 증진에도 초점을 맞추는 게 바람직하다. 자신의 당파에서만 인정되는 이익이 아니라 국민 다수가 인정할 수 있는 국가 이익이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국교회언론회(대표 유만석 목사. 이하 언론회)는 5일 발표한 논평에서 “이번 한일 갈등은 외교적 노력으로 해결해야 하는 문제임에도 우리 정부는 이를 무시하고 일본에게 우리나라 법에 굴복하라는 태도는 큰 패착이었다”며 “이런 가운데 교회는 국가의 이익과 미래를 위해 준비해야한다”고 강조했다.

기독교 원로인 김형석 연세대 명예교수도 ‘한일 두 정상에게 바란다’는 언론 칼럼에서 “지금은 누구의 잘못이라고 책임을 물을 때가 아니다. 두 정상과 정부는 두 나라 국민들의 희망과 역사의 정상적인 진로를 가로막는 우를 범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일본에서 사역하고 있는 선교사들 사이에서도 한일 관계 악화로 인한 우려의 목소리들이 나오고 있다.
후쿠오카아가페교회 홍영순 선교사는 인터뷰에서 이번 한일 갈등으로 인해 일본 선교에 지장이 있을까 우려된다고 밝혔다. 그는 “일본에 크리스천은 50만 명으로 전 인구의 0.4%밖에 되지 않는다. 일본 땅에 있는 1억 2천만 명의 사람들은 예수에 대해 듣지도 못하고 믿지도 못하고 있다”며 “한국에서 오는 많은 사람들 중 크리스천들도 많은데 이들이 다른 목적으로 이 땅을 밟는다 해도 그들의 기도가 일본 땅에 심겨진다고 생각해왔었다. 그런데 이번 갈등으로 인해 한국인들의 발길이 끊기고 있는 상황이 이를 막는 것 같아 안타까운 마음”이라고 토로했다.

이어 홍 선교사는 “한일 간 문제가 격화되면 선교사들이 일본 정부로부터 비자발급을 받는데도 문제가 생긴다”며 “일본 땅에 복음을 전하는 일이 막히지 않도록 한국에 있는 분들이 기도 해 달라”고 간곡히 요청했다.

오카야마에서 사역하고 있는 이옥심 선교사는 “한일 정치 지도자들을 위해 계속 기도하고 있다. 요즘 일본에 부는 한류로 인해 한국 음식으로 일본인들을 전도하고 있는데 이 상황이 계속되어 전도가 힘들어지지 않을까 걱정”이라며 “이번 여름에 단기선교 온다는 한국 팀들이 많이 취소가 됐다. 한일 관계 상관없이 일본을 용서하고 사랑하는 것이 예수님께서 원하시는 것이 아닐까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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