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을 향해 뿌리 내리는 화분
하늘을 향해 뿌리 내리는 화분
  • 가스펠투데이
  • 승인 2018.03.12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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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시냇가에 심은 나무가 철을 따라 열매를 맺으며 그 잎사귀가 마르지 아니함 같으니 그가 하는 모든 일이 다 형통하리로다” 시편 1:3

시냇가에 심긴 수양버들 가지가 연두색으로 물드는 계절이다. 물이 항상 흐르는 시냇가에 심긴 나무는 가뭄에 영향을 받지 않지만 사막에 심긴 나무는 뿌리를 깊이 내려야 생존할 수 있다. 사막같이 수분이 없고 영양분이 희박한 땅에 식물이 자라려면 배양기와 같은 보조도구가 필요하다. 빅터 파파넥이 쓴 '인간을 위한 디자인'에 보면 척박한 땅에 쓰는 파종기가 나온다. 수경재배 개념을 사용하여 배양액을 담은 용기에 씨를 올려놓고 뿌리가 땅에 안착하도록 돕는 도구이다. 모양은 민들레 씨앗 모양으로 디자인하였다. 씨앗에서 싹이 나고 뿌리가 내리면 그 뿌리가 땅의 척박한 토양를 뚫고 수분을 찾아서 땅속으로 온 힘을 다해 퍼져가도록 디자인하였다.


텔레비전 애국가의 풍경으로 등장하는 하조대 바위에 난 소나무는 항상 똑같은 모양이다. 작년에도 금년에도 똑같은 크기이다. 뿌리가 더 이상 땅속으로 내려가지 않아서 위로 올라가는 것이 없다. 민들레의 생명력은 대단하다. 시멘트 벽 틈에 흙이 조금이라도 있으면 뿌리를 내리고 싹을 튀우며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는다. 조금의 수분과 영양분이 있으면 잔뿌리를 내리는 나무들과 풀들이 주위를 돌아보면 지천에 널렸다.


이처럼 식물은 어디에 심기는 것이 중요하고 사람은 어디에 뿌리를 내리고 있는 지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하나님은 이스라엘 백성들을 애굽에서 사막으로 40년간 이식하였다. 사막이라는 화분은 뿌리를 깊이 내리는 데에 적합한 화분이다. 광야 길을 걷는 백성들은 매일 생명의 양식을 찾아서 헤매는 길이었고 그 길이 곧 생명의 원천이신 하나님을 향해 뿌리를 위로 내리는 기간이었다. 만나는 매일 아침에 거두워야 하는 식물이어서 매일 하나님의 신실하심을 확인하는 훈련 도구였다. 백성들은 만나를 거두려고 손을 뻗쳤고 이를 통해서 믿음의 뿌리를 하나님에게로 내렸다. 백성들은 내일 먹을 것이 없다고 걱정하는 대신 하나님이 내일 주실 양식이 있다는 소망을 가지고 점점 하나님의 신실하심에 믿음의 뿌리내릴 수 있었다.


만나는 믿음의 뿌리가 깊게 내리게 하는 데에 유용한 음식물이다. 요즘 돈을 버는 목적을 질문하면 사대까지 먹을 양식을 준비해둔다는 대답을 듣는다. 하나님이 돌보지 않아도 아무런 문제가 없는 안전장치를 사대까지 하려는 것이다. 이런 사람들 때문에 수많은 사람이 살기 힘들다. 저녁에 영혼을 데리고 가면 쌓아둔 것이 누구의 것이 될지도 모르면서 그렇게 한다. 양식과 부는 흘려보내야 생명이 풍성한 사회를 만들 수 있다. 화분에 심긴 민트를 보면서 흙이 말라 물기가 없으면 물을 준다. 물을 주지 않으면 민트가 마르기 시작하고 시들은 잎을 보면 마음이 편치 않아서 물을 준다. 식물의 신앙은 화분에 물을 주는 주인의 행동에 따라서 자란다. 유안진 시인은 “들꽃은 하나님이 키우신다”고 했다. 언덕에 핀 들꽃을 보면 하나님의 신실하심을 확인할 수 있다. 


교회는 믿음의 파종기라고 할 수 있다. 교회에는 믿음이 자라는데 필요한 하나님의 말씀이 있고 생명 자체이신 성령님이 임재하는 곳이다. 인생의 문제를 가진 사람이 하나님의 말씀을 들고 은혜의 배양액을 공급받아 믿음의 뿌리를 하나님의 존재에 내리게 하는 역할을 교회가 한다. 사람이 딛고 있는 땅이 사막이든지 척박한 땅이든지 상관없이 그곳에서 주님께 뿌리를 내리게 도와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사막에서 뿌리를 내리려면 파종기는 반드시 필요하다. 파종기는 고사하기 전에 뿌리를 깊게 내릴 수 있도록 도와서 가뭄이라는 시련이 찾아와도 오히려 그것이 성장의 영양분으로 사용될 수 있도록 한다. 뿌리를 내린 성도는 어지간한 가뭄에도 마르지 않고 생존할 수 있다. 고난을 많이 겪은 사람은 어지간히 어려운 문제 앞에서 흔들리지 않는다. 한국 사람들은 전쟁의 위협을 하도 많이 겪어서 나라 밖 사람들이 4월에 전쟁이 난다고 해도 폭풍 속 고요처럼 태평했고 태평한 상황이 지금 전개되고 있다. 

 

드라크로와 '씨름하는 야곱'
드라크로와 '씨름하는 야곱'

사람의 생존법 중에 확실한 방법이 기도이다. 드라크로와가 그린 '씨름하는 야곱'을 보면 천사에게 온 힘을 쓰는 야곱의 기도가 보인다. 에서를 만나야 하는 두려움을 씨름 기도로 극복하는 야곱의 모습이 처절하다. 이런 야곱을 천사는 받아줄 뿐이다.


다윗은 광야 10년 생활 동안 나와 죽음의 사이가 한걸음 사이라고 고백한다. 죽음이 코앞에 바싹 다가오면 사람은 기도할 뿐이다. 죽음 앞에 선 기도가 하나님을 진지하게 생각하게 하며 비로소 하나님을 만나게 한다. 죽음 앞에 서면 그 사람의 인격은 하나님의 존재에 온전하게 달라붙는다. 광야에서 죽음의 훈련을 받은 다윗 왕은 중요한 선택의 순간을 자주 맞이한다. 죽음 앞에서 하나님을 대면한 다윗이 왕국을 경영하는 선택의 순간에 살 길을 주시는 하나님을 의지했다.


사람의 몸은 지구의 중력에 이끌리어 흙으로 돌아가고 영혼은 하나님의 중력에 이끌리어 위로 올라간다. 미국 덴버시에서 활동하는 도자기 화분 디자이너 맥도웰(Mcdowell)은 화분을 공중에 매다는 형식으로 디자인을 한다. 화분에 심는 식물은 공기정화 식물로 사용되는 틸란시아(Tilandsia)이다. 이 식물은 하나님을 향해 자라는 성도들의 믿음을 시각적으로 보여준다.   

 

틸란시아 화분 (출처 : 네이버 블로그 벤자민)
틸란시아 화분 (출처 : 네이버 블로그 벤자민)

뿌리 깊은 나무가 물이 없는 광야에서 자라듯 고난을 겪으며 하나님을 향해 자라는 믿음의 뿌리는 더 길게 자라고 잔뿌리도 수없이 난다. 신앙이 깊은 가문은 하나님을 의지하는 훈련을 철저하게 받으며 자라는 가문이다. 경기도 양평군 용문면에 있는 용문사에 가면 천년 은행나무가 있다. 오랜 세월 그 자리에 있어서 나이가 아리송하다. 천 년, 천이백 년, 천오백 년 등의 여러 설이 있으나 정답은 모른다. 의상대사가 꽂아놓은 지팡이가 용문산 계곡에서 내려오는 물기를 넉넉히 받아서 자랐나 보다.    


시편 1편 2절에서 시내에 흐르는 물은 율법을 말한다. 율법을 가르키는 히브리어 토바트의 원형 토라는 화살을 쏘고 돌을 던져서 앞으로 갈 방향을 지시하는 단어이다. 선과 악을 분명하게 구분하는 명철을 말하며 선을 택하는 방향을 지시하는 것이다. 나무에 물이 필요하듯 율법이 우리 영혼에 필요하다. 예수님은 “내가 주는 물을 마시는 자는 영원히 목마르지 아니하리니 내가 주는 물은 그 속에서 영생하도록 솟아나는 샘물이 되리라”(요4:14)고 하셨다. 이 말씀에서 물은 성령님을 말한다. 성령님을 모시는 일은 물을 마시는 일과 같이 하여야 한다는 교훈이다. 성령님이란 물은 일급수보다 더 깨끗하고 생명력이 강한 물이다. 성령님을 모시는 일과 율법을 주야로 묵상하는 일은 야곱의 씨름 기도와 다윗의 벼랑 끝 기도같이 살 길을 묻는 일이다. 유대인들은 율법을 읽을 때 소리를 내어 크게 읽는다. 청교도들도 성경말씀을 중얼중얼 소리를 내며 시끄럽게 읽었다. 마치 뿌리가 수분을 찾아서 뻗치듯이 말씀을 묵상하면 살 수 있고 철을 따라서 선한 열매를 맺을 수 있다. 수양버들이 연두색으로 물드는 시절에 금년에도 선한 열매를 주렁주렁 맺는 나무가 되길 소원한다.

 

 

 

김한윤 목사 (미호교회 담임, Th.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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