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바른 자리, 올바른 기능
올바른 자리, 올바른 기능
  • 김철민 목사
  • 승인 2019.08.01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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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어서야 할 때와 앉아야 할 때를
제대로 분별해야 할 것 입니다."

나라가 어지럽다 못해 현기증이 날 지경이 되었습니다.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어느 하나도 국민들의 마음이 편치 못합니다. 자다 일어나 보면 또 어떤 소식이 들릴지 걱정스럽고, 이미 오래전 예고되었던 사항임에도 사건이 터진 후에야 부랴부랴 처방을 하겠다고 나서는 모습을 보면 아연실색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지역교회를 섬기는 목회자로써 작금의 상황에 성도들을 어떻게 인도해야 할지 고민이 아닐 수 없습니다. 물론 저에게도 ‘정교분리’ 운운하며 조용히 칩거하고픈 생각이 없는 것도 아닙니다. 그러나 현재의 상황은 마치 계시처럼 저를 몰아 현실에 대한 그리스도의 책임과 의무에 대해 질문하게 하셨습니다.

저는 현재의 정치 사회문제를 좌나 우의 이분법으로 보아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누군가의 말처럼 ‘가장 정치적이면서, 가장 비정치적인 곳’이 교회이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정치를 넘어 교회는 공적 기능에 집중해야 합니다. 그 공적 기능이란 다름 아닌 ‘빛’으로써의 사명입니다. 교회는 빛으로 부르심을 입었습니다. 빛은 현실을 비추지만 현실을 초월합니다. 교회는 현실 안에 존재하지만 현실을 초극해야 합니다. 다른 말로 현실 너머에서 현실을 향도하며 민족 사회의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는 곳이라는 것입니다. 특정 후보나 정권에 대한 찬반양론을 논의하는 것은 그래서 별 의미가 없습니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교회는 또한 소금으로 부르심 받았습니다. 소금은 기꺼이 음식의 내부자가 됩니다. 그러나 그 안에서 맛을 내고 부패를 막습니다. 교회의 존재 의미는 바로 이것입니다. 사회를 맛있게 함과 동시에 부패를 막아야 합니다. 도덕적 부패는 물론 영적 부패도 막아내야 합니다. 성경의 진리에 도전하며, 그것을 훼손하는 모든 음험한 시도에 대해 깊은 통찰과 안목으로 사회를 향도하며, 바른 길을 제시해야 합니다.

차별금지법부터, 동성애 합법화를 위시한 성평등 문제, 성인지, 학생인권조례, 민주시민교육 조례 같이 은근슬쩍 법제화 되어 사회를 좀 먹을 뿐 아니라 반성경적, 반교회적인 사안에 대해 교회는 이의를 제기하고, 목소리를 높여야 합니다. 정권 찬반이 아니라, 성경의 근본적 진리에 대한 신앙적, 양심적 거부와 저항이어야 합니다.

캐나다의 메노나이트 정치신학자 존 레데콥은 “정치에서 기독교인들은 목적에 대해선 이상주의자가, 수단에 대해서는 현실주의자가 되어야 한다”고 제대로 말했습니다.

그간 한국 교회는 그 어느 한편에만 서 있는 경향이 있었습니다. 이제는 그런 실수를 용납하지 않는 건곤일척의 승부처에 와 있습니다. 드높은 이상을 지닌 공적 교회이면서 그것을 실현하기 위해 현실적인 수단과 방법을 동원할 줄 알 때, 한국 교회는 비로소 올바른 자리에서 올바른 기능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우아하고 고상하게 교회의 울타리 안에 칩거해서도 안되며, 무조건 정치 편향적인 자리에 있어서도 안됩니다. 그러나 성경적 진리를 수호하기 위해 교회는 분연히 일어나야 합니다. 교회 강단을 재갈 물리고, 자신들이 규정해 놓은 대로 사회를 교육, 교화하려는 세력에 대해서 교회는 결코 얌전히 있어서는 안됩니다. 일어서야 할 때와 앉아야 할 때를 제대로 분별해야 할 것 입니다.

 

김철민 목사

대전제일교회

대전기독교연합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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