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상 비구상 넘나드는 서양화가 서봉한, 회화 50년 일생 ‘예찬’ 개인전
구상 비구상 넘나드는 서양화가 서봉한, 회화 50년 일생 ‘예찬’ 개인전
  • 김농률 지역기자
  • 승인 2019.08.01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화폭에 가득 찬 하나님 말씀
이중섭 화백 이후 대표적 소 작가
꿈틀거리는 생명력, 긍정의 삶과 에너지

“나는 소를 닮았습니다.”

우직함과 자신의 삶의 여정이 그렇다고 말하는 원로 서양화가 서봉한(광주기독교미술인협회 명예회장) 화백의 개인전이 서울에 이어 지난 21일 광주시립미술관 금남로 분관에서 열렸다.

팔순을 기념해 ‘회화 50년, 생의 예찬’을 주제로 마련된 이번 전시회는 지난 1978년 첫 개인전을 시작으로 14번째 개인전, 아직도 새로운 화면을 탐구하는 그에게서 ‘젊은’ 모습을 엿볼 수 있다.

초창기 인상주의적 화법을 바탕으로 한 삶의 현장과 자연의 풍광, 우직함과 힘찬 기운의 상징인 소 그림에서부터, 단순화되고 절제된 화면 구성과 강렬한 색체의 변주가 특징인 최근작에 이르기까지 그의 예술세계를 관통하고 있는 것은 꿈틀거리는 생명력과 삶에 대한 긍정의 에너지이다.

해변의 투우, 2008
                                                                          해변의 투우, 2008

 

서 화백의 그림에서 느껴지는 강한 색체와 붓터치를 통한 생명력은 우리 민족과 삶의 터전에 대한 사랑과 확고한 신념으로 고난을 이겨내고자 하는 그의 내면을 반영한다.

이중섭(1916~1956) 화백 이후 대표적인 소 작가로 자리를 지켜온 서 화백의 그림에서 소는 작가 자신의 예술가로서의 우직함과 끊임없이 꿈틀거리는 내면의 열정을 대변한다. 작품 <전쟁과 평화>는 평화롭고 아름다운 자연을 배경으로 머리를 맞대고 격렬하게 투쟁을 벌이는 두 마리의 소가 살아 움직이는 듯한 대조적인 감성을 표현하고 있다. 서 화백은 “현실과 이상 그것은 전쟁과 평화”라고 작품 배경을 설명한다.

지리산 운해, 2013
                                                                          지리산 운해, 2013

소 그림과 함께 또 다른 주요 소재는 자연풍경이다. 4계절을 따라 펼쳐지는 우리나라 자연의 생명력과 경이로움을 특유의 자신감 넘치는 붓터치와 강렬한 색체로 현실화 한다. 겹겹이 봉우리가 펼쳐지는 우리 산하의 장엄한 기운을 청색조와 강인한 필치로 표현함으로써 특유의 화풍을 선보여 왔다. 작품 하나하나에 고저와 장단 그리고 강약이 뚜렷하다. 자신감과 추진력 넘치는 그의 성향이 그의 작품에도 그대로 묻어난다는 평이다.

최근작 <코리아 환타지>시리즈는 사실적 풍경을 내면화하여 자연과 사물의 본질을 단순하고 간결하게 그리고 있다. 자연과 도시가 원, 삼각형, 사각형이라는 조형언어로 단순화되지만, 여기에 상호 연결되어 호응하는 화면은 생동감 있는 음악적 요소로 작용하여 경쾌한 리듬감을 연출한다. 자연을 바탕에 두면서도 사실주의를 추구하는 서 화백의 최근 작품들의 굵고 튼튼한 터치가 인상파적인 묘법의 두드러진 기법을 추구하고 있어 완숙의 경지에 오른 뛰어난 작가라는 평을 듣는다. 눈에 보이는 평범한 대상이 그의 선과 색의 오묘한 조화 속에 철학적 의미로 재탄생된다.

또 하나 주목해야 하는 것은 작품 속에 나타난 세로와 가로선이다. 세로선은 하늘로부터 땅을 향해 ‘내려오는 하나님 말씀’이다. 가로선은 땅에서 ‘전파되는 하나님 말씀’을 형상화 했다. 세상을 향한 하나님의 말씀과 세상에 충만하게 전파돼야 하는 하나님의 말씀을 그의 화폭에 자연과 도시만큼이나 또렷하게 가득 채워놓고 있다. 그의 신앙관은 단순 명료하다.

“하나님의 영광이란, 거짓 없이 정직하게, 부끄럼 없이 사는 것입니다.”

서양화가이지만 가장 한국적으로 현대적 정서를 구상과 비구상 세계에서 자유롭게 넘나들며 표현하는 그의 자품들은 이미 프랑스, 일본, 미국 등 국제무대에서 인정을 받았다.

천정배 국회의원(민주평화당)은 서 화백의 작품들을 보면서 “청정하고 아름답고 소박한 환경을 가진 우리 민중들의 삶이 건강하고 치열해 보인다”며 그림이 주는 단순하고 일관된 주제가 주는 메시지처럼, “하나님의 뜻이 땅에서 이루어지도록, 하나님의 나라가 임하도록 한 길을 가는 것이 크리스천 정치인으로서 가야 할 갈”이라면서 “인간의 자유와 평등 그리고 존엄성이 지켜지도록 온 힘을 다하겠다"고 뜻을 밝혔다.

자연과 인간과 예술에 대한 긍정적 세계관으로 생명의 환희를 노래해 온 서봉한 화백, 그는 이렇게 말한다. “생이 다하는 그날까지 붓을 놓지 않을 겁니다.” 앞으로 전개될 그의 삶과 예술이 기대된다.

서봉한 화백이 2010년에 내놓은 작품 '백두산 천지연' 옆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서봉한 화백이 2010년에 내놓은 작품 '백두산 천지연' 옆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가스펠투데이의 뉴스를 받아보세요!
    Array ( [0] => Array ( [0] => band [1] => 네이버밴드 [2] => checked [3] => checked ) [1] => Array ( [0] => talk [1] => 카카오톡 [2] => checked [3] => checked ) [2] => Array ( [0] => facebook [1] => 페이스북 [2] => checked [3] => checked ) [3] => Array ( [0] => story [1] => 카카오스토리 [2] => checked [3] => checked ) [4] => Array ( [0] => twitter [1] => 트위터 [2] => checked [3] => ) [5] => Array ( [0] => google [1] => 구글+ [2] => checked [3] => ) [6] => Array ( [0] => blog [1] => 네이버블로그 [2] => checked [3] => ) [7] => Array ( [0] => pholar [1] => 네이버폴라 [2] => checked [3] => ) [8] => Array ( [0] => pinterest [1] => 핀터레스트 [2] => checked [3] => ) [9] => Array ( [0] => http [1] => URL복사 [2] => checked [3] => ) )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특별시 종로구 효제동 298-4 삼우빌딩 402호
  • 대표전화 : 02-742-7447
  • 팩스 : 02-743-7447
  • 청소년보호책임자 : 최상현
  • 대표 이메일 : gospeltoday@daum.net
  • 명칭 : 가스펠투데이
  • 제호 : 가스펠투데이
  • 등록번호 : 서울 아 04929
  • 등록일 : 2018-1-11
  • 발행일 : 2018-2-5
  • 발행인 : 채영남
  • 편집인 : 박진석
  • 편집국장 : 류명
  • 가스펠투데이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가스펠투데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ospeltoday@daum.net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