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가 연합하면 동네가 산다
교회가 연합하면 동네가 산다
  • 권은주 기자
  • 승인 2019.07.17 11: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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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양동좋은동네만들기 교회연합
교회연합 통해 어려운 일 앞장서니
교회에 대한 인식 완전히 바뀌어

 

교회개혁실천연대(이하 실천연대)가 발표한 ‘2019 상반기 교회상담 통계’를 보면 교회 내 분쟁을 일으킨 1위로 ‘담임목사’가 69%를 차지했다. 사회언론에서는 연일 교회와 목회자들의 비리와 폭행 문제가 다뤄지고 있는 가운데 지역사회에서 VIP 대접을 받고 있는 목사들이 있어 화제다.

이들은 바로 자양동좋은동네만들기 교회연합(이하 교회연합)에 소속된 6개 교회 목회자들로 서울 광진구 자양동에 위치한 벧엘성서침례교회(현상웅 목사), 성광교회(천귀철 목사), 성산교회(장태영 목사), 영광교회(김변호 목사), 요한서울교회(백상욱 목사), 자양교회(이철규 목사)가 그 주인공들이다.

교회연합 목회자들 단체사진. 왼쪽부터 요한기독학교 교감 문순삼 목사, 성광교회 천귀철 목사, 영광교회 김변호 목사, 성산교회 장태영 목사, 요한서울교회 백상욱 목사, 벧엘성서침례교회 현상웅 목사. 교회연합 제공
교회연합 목회자들 단체사진. 왼쪽부터 요한기독학교 교감 문순삼 목사, 성광교회 천귀철 목사, 영광교회 김변호 목사, 성산교회 장태영 목사, 요한서울교회 백상욱 목사, 벧엘성서침례교회 현상웅 목사. 교회연합 제공

교회연합은 2015년 요한서울교회에서 운영하던 기독학교를 지역의 인재를 양성하는 학교로 발전시킬 것을 목표로 하던 중 지역 목회자들을 이사로 세우면서 자연스럽게 결성됐다. 이후 모임은 평소 지역 사회를 섬기는 것을 목회 철학으로 가지고 있던 김변호 목사를 통해 자연스럽게 지역의 어려운 이웃을 섬기는 사역으로 확장됐다. 교회연합이 결성되던 그 해부터 ‘사랑의 김장나누기’를 통해 자양동에 있는 어려운 이웃들에게 600포기의 김치를 만들어 나누기 시작했다. 자양1동 동사무소 주민자치위원으로 있는 김변호 목사는 동사무소와 연계해 기관이 미처 돌아보지 못하는 복지 사각지대에 있는 이들을 교회연합이 도울 수 있도록 허브역할을 했다.

김 목사는 “동에는 12개의 직능단체가 움직이고 있다. 이 중 하나가 교회연합이다. 동사무소를 통해 새마을부녀회가 모든 봉사를 하는데 여름에는 삼계탕, 어버이날에는 어르신 잔치 등을 할 때마다 교회연합이 부족한 자금을 후원해주고, 봉사자로도 참여하니 너무들 좋아한다”며 “예전에는 목사님이 동사무소에 가서 일처리 하나 하려고 해도 힘들었는데 지금은 우리가 기관의 VIP가 되었다. 목사님들이 가면 모두 일어나 인사하고 무슨 일이든 성심껏 처리해 준다”고 뿌듯해했다.

교회연합에서 진행한 ‘사랑의 김장나누기’ 행사 모습. 교회연합 제공
교회연합에서 진행한 ‘사랑의 김장나누기’ 행사 모습. 교회연합 제공
교회연합에서 진행한 ‘사랑의 김장나누기’ 행사 단체사진. 교회연합 제공
교회연합에서 진행한 ‘사랑의 김장나누기’ 행사 단체사진. 교회연합 제공

영광교회 김변호 목사는 교회연합의 사역이 구청까지 소문이 났다고 말했다. “갑자기 어려움이 닥친 가정이 생기면 기관 담당자들 사이에 긴급회의가 소집된다. 동사무소가 주민에 대해 책임을 지는데 기관이 하지 못하는 것을 교회연합이 나서서 하니 너무 좋아한다”며 “이들을 도울 때 필요한 게 재정적, 인적 자원인데 이 모든 걸 교회연합이 가지고 있기에 지역사회에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또 “기관에서 축제를 벌일 때 경품 지원을 받는 게 큰일인데 교회연합에서 자전거 20대씩 지원을 한다. 다양한 인프라를 목사님들이 가지고 있으니 기관에서 하는 행사에 도움을 줄 수 있어 구청장도 너무 좋아한다”고 했다.

 

"교회가 연합하면 동네가 산다"

교회가 어려운 이웃 돕는데 앞장서니

관공서는 교회 일에 앞장서

교회가 지역 일에 적극적으로 나서니 지역에서 교회에 대한 인식이 많이 바뀌었다. 공무원들 또한 지역의 VIP로 교회 목회자들을 대했다. 김 목사는 “예전에는 구청 물품 하나를 빌리더라도 많이 힘들었는데 지금은 구청 강단을 빌리게 되면 공무원분들이 세팅을 다 해주시고 공익 분들이 청소까지 해 주신다”며 “우리가 하겠다고 해도 극구 말리시며 기쁜 마음으로 해주시는 것을 볼 때마다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자양1동 유영보 동장은 인터뷰에서 “관에서 지역의 어려운 분들을 위해 최대한 신경을 쓰지만 법과 제도가 미치지 못하는 부분이 있다. 그런데 이런 것들을 교회연합 목사님들이 나서서 해 주시니 우리 입장에서는 너무 감사한 일”이라면서 “또 복지 부분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분들이 계신데 신청을 안 해 못 받는 분들도 있다. 이때도 교회연합 목회자분들이 신청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셔서 감사하고, 재정적인 지원뿐 아니라 행사할 때마다 적극적으로 참여해주시니 이것 또한 대단히 감사하다”고 연신 감사의 뜻을 밝혔다.

교회가 연합하니 지역 사람들뿐 아니라 교회 성도들도 좋아했다. 내 교회밖에 모르던 사람들이 다른 교회 성도들을 알아가고 함께 어려운 이웃을 돕는 것에 자부심을 많이 갖게 됐다고 김 목사는 말했다. 이어 교회연합 사역은 자연스럽게 영적인 연합으로도 번져갔다.

교회연합은 올해 초 모든 교회가 함께 신약성경통독을 진행했다. 교회연합 제공
교회연합은 올해 초 모든 교회가 함께 신약성경통독을 진행했다. 교회연합 제공

요한서울교회(백상욱 목사)가 예배당 건축을 준비하며 대관할 공간이 쉽게 나지 않자 교회연합 소속 벧엘성서침례교회 현상웅 목사가 “우리 교회로 오시라”고 제안하여 두 교회는 한 교회 건물 안에서 아름다운 동행을 시작했다. 주일 오전에는 벧엘교회가 교회 1층에서 청소년 예배를 드리고 이후 요한교회가 교회학교 예배를 드린다. 본 예배는 벧엘교회가 본당 2층에서 11시에 드리고, 요한서울교회는 2시와 4시에 드린다.

두 교회가 동행할 수 있었던 이유는 평소 지역을 섬기고 싶어 했던 현상웅 목사의 바람에서 나왔다. 그는 “예전부터 우리 교회를 오픈해서 지역 문화의 허브가 되고, 지역을 섬기는 교회가 되고 싶다는 이야기를 계속했었다. 지역 주민들이 언제든지 와서 편하게 쉴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려고 했는데 교회 형편으로는 쉽게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었다"며 ”그런데 놀랍게도 꿈꾸고 기도했던 것들이 응답이 됐다. 요한교회가 요한기독학교의 학년별 수업을 위해 1층 공간 전체를 리모델링해 줬다“며 놀라워했다.

백상욱 목사도 “우리 교인들은 ‘이것이 진정한 교회의 모습’이라는 것을 보고 배웠다. 이 일을 통해 주님의 교회를 새롭게 보는 눈이 열렸다. 이것이 가장 큰 수확이다. 예수 그리스도의 몸을 배웠다”고 고백했다.

이 일을 계기로 교회연합은 영적인 일도 더욱 함께하기 시작했다. 올해는 새해를 맞이하며 함께 신약성경통독을 진행했고, 교회연합에 소속된 교회들의 이름이 들어간 통합 전도지도 만들기로 했다.

영광교회 김변호 목사는 자양1동 주민자치위원으로 교회연합과 기관을 연결하는 허브역할을 하고 있다. 그는
영광교회 김변호 목사는 자양1동 주민자치위원으로 교회연합과 기관을 연결하는 허브역할을 하고 있다. 그는 "목회자가 작은예수가 될 때 교회와 지역이 살아날 것"이라고 말했다. 권은주 기자

영광교회 김변호 목사는 앞으로 하고 싶은 것이 더 많다고 했다. 그는 “작은교회의 경우 부흥회를 하려면 지출이 많아 쉽게 진행할 수가 없다. 큰 교회에서 부흥회를 하면 작은교회들도 함께 참여해 영적으로 함께 성장하면 좋을 것 같다”면서 또 “대학생들이 인도하는 찬양집회도 매주 목요일 정기적으로 준비해 청소년, 대학생들을 세우는 사역도 함께하고 싶다”고 말했다.

교회가 경쟁하는 관계가 아닌 연합으로 상생하는 길을 찾고 있는 교회연합은 위기에 처한 한국교회에 좋은 모델이 되고 있다.

김변호 목사는 “지금은 교회들이 연합하지 않으면 살아남기 힘든 시대”라고 말했다. 그는 “근처 초등학교는 얼마 전까지 전교생이 1400여 명 정도였는데 지금은 390명밖에 되지 않는다”는 충격적인 사실을 전하며 “서울 주변 신도시가 개발되면서 인구가 지방으로 빠져 도시에서 폐교하는 학교가 늘고 있다”고 했다.

“이에 교회에도 주일학교 인원이 확 줄었고 아예 없는 곳도 있다. 심각한 현상인데 이런 상황에서 교회가 연합해 위기를 돌파해야 한다”면서 “교회가 네트워킹을 해서 지역의 플랫폼 역할을 감당해야 한다. 한 교회에서 다 하는 것이 아니라 각자 특성화된 사역을 서로 지원해 줘야 한다”고 했다.

이에 대해 그는 “우리 교회에서는 지역아동센터를 두 군데 운영하고 있다. 요한서울교회에서는 기독학교를 운영하고, 성산교회는 어린이집을 잘 운영하고 있다. 지역 아이들을 이렇듯 특성화되어 잘 하고 있는 교회로 보내 세워주는 사역이 필요하다”며 “각 지역마다 이런 교회연합이 만들어져 한국사회를 살리는데 앞장서기를 원한다”고 소망했다.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그는 “자양동좋은동네만들기 교회연합이 좋은 모델이 되어 다른 지역에서도 적용할 수 있도록 지금까지 했던 것을 매뉴얼화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교회가 연합할 수 있는 비결에 대해서는 “한 사람이 죽으면 된다. 돈도 내가 더 많이 쓰겠다. 무슨 비난이 나와도 내가 다 감사함으로 하겠다는 한 사람만 있으면 된다”며 “목회자 자신이 작은예수로 살 때 교회가 변하고, 세상이 변할 것”이라고 웃으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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