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이미피케이션은 게임의 요소를 일반적인 삶의 영역에 적용한 것입니다. 게임의 요소를 다양한 삶의 영역에 적용해서 사람들을 적극적으로 참여시키며, 동기를 부여하고, 몰입하게 하며, 문제를 해결하게 하도록 합니다. 무엇이 참여자로 하여금 몰입하게 하며,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하며, 자발적인 동기를 가지게 합니까. 그것은 게임적 요소 때문입니다. 게이미피케이션에서의 게임적 요소는 수동적이며, 소극적인 사람을 적극적으로 참여하여서 업무, 경영, 또는 학습하도록 이끌어줍니다.

게이미피케이션의 게임적 요소를 제 아이들의 공부습관에 한번 적용해 보았습니다. (김상균 교수의 『교육, 게임처럼 즐겨라』에서 공주를 구하는 길을 응용함) 아이들과 함께 '하나님 놀이터 가는 길'이라는 모험 여정으로 여러 개의 칸을 만들고 마지막 목표 지점에 도착하면 저와 함께 놀이동산, 캠핑장, 수영장 등의 가고 싶은 곳을 결정하고, 함께 가도록 했습니다. 매 한 칸을 넘어 가기 위해서는 국어, 수학, 영어, 성경말씀 공부 등을 해야 넘어 갈 수 있습니다.

아이들이 하루에 한 칸을 갈 목적으로 하다가 빨리 가고 싶은 동기가 부여되면 하루에 두 칸을 가려고 열심히 공부하기도 했습니다. 마지막 목표지점까지 가려면 약 22칸을 가야하니 대략 20일 정도가 걸립니다. 중간에 포기할 수 있어서 어느 중간단계에는 만나와 메추라기라는 ‘행운권’ 칸을 넣어서 그곳에서 행운권을 뽑으면 그 해당되는 것을 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아빠와 함께 30분 동안 놀기, 산책하기, 공놀이하기, 과자 또는 아이스크림 사기, 마카롱 사기 등의 중간 단계에서의 놀이를 구성했습니다. 아이들이 지금까지 하나님 놀이터 가는 길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습니다.

위와 같은 게이미피케이션에는 게임적 요소가 곳곳에 숨겨져 있습니다. 그 요소가 아이들을 자발적이며,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주체자가 되도록 했습니다. 게이미피케이션에는 여러 가지의 게임적 요소가 있는데, 그것 중의 하나는 분명한 목표입니다. ‘하나님의 놀이터 가는 길’에는 ‘놀이터’ 라는 목표가 있습니다. 목표는 모호한 것이 아니라 구체적이고, 실제적입니다. 목표를 성취하려고 동기가 부여되어서 적극적인 참여를 합니다.

목표가 하나의 지향점이라면, 그 목표에 이르도록 체계적이고 조직적인 단계, 즉 레벨이 있어야 합니다. 레벨 또한 게임적 요소입니다. 목표에 이르도록 중간 단계의 레벨이 있습니다. 주어진 단계의 작은 목표를 달성하면 레벨이 올라갑니다. 그 레벨이 계속적으로 올라간 후에는 목표에 도달하게 됩니다. 아이들도 한 칸 한 칸 도달하면서 만나와 메추라기라는 행운권의 중간단계가 있었습니다. 그 레벨이 중도에 포기하지 않고, 지속적으로 목표에 이를 수 있도록 도와주었습니다.

또한 게임적 요소에는 규칙이 있습니다. 모든 놀이와 게임에는 분명한 규칙이 존재합니다. 몇 명의 사람들이 참여하는지, 무엇을 목표로 삼는지, 어떤 방법으로 진행하는지, 무엇을 하는 것인지 등의 분명한 규칙이 있습니다. 아이들에게도 분명한 규칙이 있습니다. 몇 가지의 학습을 할 경우에 한 칸을 가는 규칙, 그리고 한 단계를 넘어갈 때의 행운권의 규칙 등이 있었습니다. 또한 게임적 요소에서의 중요한 요소는 피드백입니다. 피드백은 참여자들이 목표를 향해서 잘 가고 있는 지, 무엇을 잘못하고 있는 지, 어떤 것에 더 주력할 것인지 등의 정보를 제공하면서 정확한 목표에 이르도록 이끌어줍니다. 예를 들면, 아이들은 자신의 놀이판을 통해서 자신이 어느 정도까지 칸을 왔는지, 어느 정도가 남았는지를 하나님 놀이터 가는 길이라는 보드판에서 알 수 있었습니다.

게임적 요소에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물론 모든 게임과 놀이에 이야기가 있는 것은 아닙니다. 이야기가 게임과 놀이에서 사람들을 더 흥미롭게 하며, 의미를 부여하기도 하고, 더욱 풍성하게 합니다. 아이들의 경우에 하나님 나라의 놀이터로 가는 길이라는 이야기를 붙였습니다. 그 가는 길목에 중간 중간에 이스라엘 백성에게 베푸셨던 만나와 메추라기라는 행운권의 이야기도 넣었습니다. 그 이야기가 아이들에게 지속적으로 ‘흥미’를 유지하도록 도와주었으며, 이야기 속에서의 이미지가 작용함으로 아이들의 ‘심미성’까지 자극하게 하였습니다.

게임적 요소에서 깊이 고민해야 할 것은 ‘보상 체계’입니다. 참여하는 사람들에게 배지, 포인트 등의 보상을 주는 것인데, 게임에서는 보상을 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러나 게이미피케이션에서는 중요한 요소이기는 하지만, 보상이 전부는 아닙니다. 보상은 참여자들에게 동기를 부여하는 작은 수단으로써 외부적인 자극을 주는 외적 동기의 역할을 합니다. 따라서 체계적이고 치밀한 보상은 사람들이 참여하도록 동기를 부여하며, 주체자가 되게 하는 도구입니다. 이외에도 게임적 요소에는 ‘대립, 경쟁, 협동’과 같은 요소도 있습니다. 참여자들 간의 목표를 위해서 대립과 경쟁의 구도를 형성하기도 하고, 서로가 협력하여 목표를 성취하도록 하는 협동의 요소도 있습니다.

이러한 게이미피케이션의 게임적 요소는 신앙교육의 교육과정에 통찰을 제공합니다. 기독교 신앙이 하나님과의 놀이라면, 교회는 하나님의 놀이터가 됩니다. 따라서 신앙교육은 하나님과 함께 노는 것입니다. 하나님과 함께 잘 노는 것이 신앙교육의 핵심입니다. 하나님과의 놀이를 위해서 신앙 교육적 요소를 치밀하고 체계적으로 구성해야 합니다. 물론 게임적 요소가 신앙 교육적 요소와 동일하지는 않습니다. 하나님과의 놀이라는 분명한 목표, 그 목표에 이르기 위한 단계적 레벨로서의 신앙 여정, 그리고 자신이 걷고 있는 신앙 여정에 대한 피드백, 신앙적 참여에 대한 흥미와 심미성을 자극하는 이야기적 요소 등의 신앙 교육적 요소는 하나님과 함께 잘 놀기 위한 것입니다.

신앙 교육적 요소를 교육과정 안에서 기획하고 디자인하는 것은 더욱 중요합니다. 교육학자 마리아 해리스(Maria Harris)는 교육과정의 작업을 예술적 작업으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또한 신앙 교육적 요소가 하나님과의 놀이라는 예술 안에 들어가도록 해리스는 다섯 단계를 제안합니다. 묵상(contemplation)으로서의 생각하기입니다. 하나님과의 놀이로서의 신앙적 경험을 어떻게 구성할 것인지를 묵상하며 생각하는 것입니다.

하나님과 인간의 놀이가 왜 단절이 되었고, 단절된 놀이를 어떻게 회복할 것인지에 대한 필요를 성찰하고, 발견하는 것입니다. 필요성의 발견한 후에 착수(engagement)로서 씨름하는 것입니다. 하나님과의 놀이에서 신앙 교육적 요소를 어떻게 적용하고, 유지하며, 또한 버릴 것인지를 씨름하는 것입니다. 씨름의 과정으로 하나님과의 놀이라는 하나의 놀이 형태가 부여됩니다. 이것을 형태 짓기(formgiving)라고 합니다.

놀이의 목표, 여정, 이야기, 피드백 등의 요소가 담겨져 하나의 놀이가 구성됩니다. 형태가 부여된 하나의 놀이가 출현(emergence)하여 나타나게 됩니다. 신앙 교육적 요소가 담긴 하나님과의 놀이가 만들어진 것입니다. 그 놀이를 하나님의 놀이터에서 각각의 놀이자들이 모여 함께 어울리고, 뛰는 것입니다. 이것이 방출(release)입니다. 하나님의 영으로 하나가 되어서 하나님의 놀이터에서 놀이자들이 하나님과 함께 노는 것입니다. 한 생각, 한 마음, 한 사랑이 되어 함께 어울려 놀게 됩니다.

양성진 교수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