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특집-그곳에 가면 교회가 있다] 마량포구, 한국최초성경전래지에서 느끼는 하나님의 섬세한 계획
[여름특집-그곳에 가면 교회가 있다] 마량포구, 한국최초성경전래지에서 느끼는 하나님의 섬세한 계획
  • 정성경 기자
  • 승인 2019.07.11 17: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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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최초성경전래지기념관, 아펜젤러순직기념관, 동백정교회
‘그곳에 가면 역사가 있다’ 충남 서천 마량포구, 성경전래지기념공원에 새겨진 시편 23편 1절~2절 말씀과 영국 함선 알세트로를 본 딴 배 모형. 1816년 9월 4일 마량진 갈곶에 정박한 영국의 함선 알세트호의 선장 머리 맥스웰 함장이 우리나라 첨사 조대복에게 성경을 전해줬다. 최초의 개신교 칼 귀츨라프 선교사가 조선 땅을 밟았던 1832년 보다 16년 앞선 일이다. 정성경 기자

 

203년 전 전해 받은 생명의 말씀

보고, 듣고, 느끼는 그때의 역사

아펜젤러순직기념관과 동백정교회

“이곳에서 소망과 비전 발견하길…”

차를 타고 춘장대 IC를 지나 바다 쪽으로 쑥 들어가다 보면 비인만을 감싸고 마량포구에 닿게 된다. 육지에 정박한 돛을 단 범선이 보인다면 그곳이 최초성경전래지기념공원이다.

“1816년 열국해군 머레이 멕스웰(Murray Maxwell) 대령이 순양함 알세트호(Alceste)와 일라호(Lyla호)를 이끌고 서해안 탐사 차 서천 마량진 해안에 들려 해도를 작성하고 한국에서는 최초로 마량진 첨사 조대복에게 성경을 건네주었다”라는 기록이 사실로 밝혀진 것은 2004년 학계와 교계의 고증에 의해서였다. 그리고 2016년 9월 5일 이곳에 최초성경전래지기념관이 개관했다. 올해만 6월 30일까지 2만9천6백 명이 다녀갈 정도로 이곳에 대한 반응이 뜨겁다. 

 충남 서천군 서면 서인로 89-16에 위치한 한국최초성경전래지기념관. 정성경 기자

마량포구를 바라보는 곳에 위치한 최초성경전래지기념관은 연면적 1374㎡ (약415평)에 지하 1층 지상 4층 규모로 꾸며져 있다. 1층 전시관에는 먼저 ‘항해의 채비’라는 주제로 영국범선 알세트호의 서해안 항해의 목적과 서천 마량진의 당시 상황이 정리되어 있다. 그리고 ‘바이블로드의 서막’이라는 주제고 성경 전래의 전반적인 내용을 극화한 애니메이션이 상영되고, ‘이방인과 알수 없는 언문’이라는 주제로 머레이 맥스웰 함장과 바실홀, 마량진 첨사 조대복과 비인 현감 이승렬 일행의 상황이 전개된다. 그리고 ‘몸짓으로 이룬 소통’이라는 주제로 함선에서 벌어진 에피소드들이 있다.

2층 전시관에서는 세계적인 보물인 ‘킹 제임스 바이블 진본(1611년 초판)’을 만날 수 있다. 이 땅에 전해진 원본은 아니지만 당시 성경이 어떠했는가 볼 수 있다. 이곳에서 한국성경 변천사와 성경책 만들기, 포토존도 체험할 수 있다. 그리고 4층에 올라가게 되면 이병무 관장의 특별한 메시지를 들을 수 있는데, 기념관이 보는 것에서 끝나지 않고 느끼고 마음에 새기는 시간이 된다.

한국최초성경전래지기념관 4층 테라스에서 찍으면 드러나는 십자가. 정성경 기자

그리고 더 특별하게 각인되는 행사가 남아있다. 이 땅에 선교사보다 성경, 말씀을 먼저 보내신 하나님의 오묘하고 놀라운 섭리에 감탄하다 방점을 찍는 핫플레이스이기도 하다. 바로 바다위에 떠있는 십자가를 만나는 것이다. 4층 예배당에서 마량포구가 시원하게 보이는 테라스에 나가서 포즈를 잡고, 예배당 안에서 유리창 너머로 사진을 찍게 되면 사진에 마량포구 위에 선명한 십자가를 볼 수 있다. 예배당 십자가가 유리에 반사되어 나타난 효과다. 여행에서의 인생 샷을 건질 수 있는 ‘베스트 오브 베스트’ 포토존이다.

이제 기념관에서 걸어 나와 최초성경전래지공원을 걸어보자. 1816년 마량포구에 정박한 알세트호를 재현한 범선에 직접 승선해서 체험도 해보고, 바닥에 새긴 성경구절들을 읽으며 산책을 할 수 있다. 긴 안내문에 지친 눈은 ‘마량진 최초 성경전래 고증벽화’를 통해 그림으로 힐링 할 수 있다. 맥스웰 함장과 마량진 첨사 조대복의 바다 위 만남부터 시작되는 이 벽화는 그 어느 애니메이션보다 재미와 감동이 있다. 더 중요한 것은 ‘역사적 사실’이라는 것과 곧 ‘이 땅의 복음의 역사’라는 것을 기억한다면 더욱 특별한 감상이 될 것이다.

충남 서천군 서면 서인로 225번길 61에 위치한 왼쪽부터 가우처기념관, 아펜젤러순직기념관, 동백정교회. 정성경 기자

최초성경전래지가 마량포구였다는 것을 마음에 새겼다면 조금 언덕으로 올라가 아펜젤러순직기념관을 둘러보면 좋다.

2012년 6월 11일에 개관한 이 기념관은 지하 1층, 지상 3층 규모(건물면적 350㎡)로써 주 전시실인 지하 1층(뱃머리 부분)에는 선교 초기 역사관련 전시관이, 1층과 2층에는 파송선교 역사 자료실과 북한선교역사 관련 특별전시관이 조성되어 있으며 3층에는 아펜젤러선교사의 순직 장소를 조망할 수 있는 전망대로 꾸며져 있다. 바로 옆에 붙어 있는 가우처기념관은 지상 2층의 전시카페 형태로 구성되어 있다. 기념관 내에는 국내에서는 유일하게 존 가우처 관련 진본자료들이 전시되고 있으며, 직접 로스팅한 커피와 더불어 선교사들의 삶을 생각해 보며 쉼을 얻을 수 있는 공간으로 조성되어 있다.

아펜젤러 선교사는 1885년(고종 22년) 미국감리교 선교사로 조선에 와 인천 내리교회, 정동제일교회 등 한국의 첫 감리교회들을 세웠고 성경 한국어 번역사업과 선교활동을 펼치고 배재학당을 설립했다. 하지만 그는 1902년 6월 11일 목포에서 있었던 성서번역자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배를 타고 인천 제물포항에서 목포로 가던 중 기념관 위치에서 40여㎞ 떨어진 어청도 인근에서 선박 충돌사고로 순직했다. 특별히 아펜젤러 순직 기념관 전망대는 아펜젤러 순직 현장에서 가장 가까운 육지로, 망원경을 통해 조망할 수 있다.

이 기념관을 관리하고 안내하는 남광현 목사는 바로 옆에 위치한 동백정교회 담임 목사다. 아펜젤러가 군산 앞바다인 오식도가 아니라 기념관과 가까운 어청도에서 순직했다는 것이 2005년 7월에 고증에 의해 밝혀지고, 기념관을 세우기까지 한결같이 이 자리를 지킨 이가 남 목사다. 2009년 삽을 뜨고, 2012년 개관하기까지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다. 그리고 남 목사의 몸에도 그 고생의 흔적이 남았다. 2011년 6월 12일, 기공예배 때 사용하기 위해 주보용지를 사러나갔던 그는 교통사고로 오른쪽 다리를 절단했다. 8개월을 병상에서 보낸 그가 다시 이곳으로, 동백정교회로 돌아올 수 있었던 것은 감사헌금 봉투에 “우리 목사님 빨라 돌아오게 해주세요”라는 기도를 꾹꾹 눌러 담아 새기고, 매일같이 기다리던 동백정교회 성도들 덕분이었다.

아펜젤러순직기념관 지킴이이자 안내자, 가우처홀에서는 바리스타로 방문객들을 만나는 남 목사 부부는 기념관이 개관한 첫해 8000명의 방문객을 섬겼다. 그의 두 딸들도 함께했다. “한 명이 오든, 백 명이 오든 같은 마음으로 섬기자” 했던 목사 부부가 1년 만에 지쳤던 이유는, 방문객들과 함께 내린 쓰레기들과 신발가득 담긴 모래 때문이었다. 남 목사는 “기념관에 쌓인 모래를 푸다 여름이 간다. 그래도 감사하다”며 웃었다.

남 목사는 “방문객 중에 감동을 준 분들이 많다. 한 권사님은 안내도 받지 않고 잠깐 왔다 가셨는데 전화를 하셨다. 전시관에서 물이 샌다는 것이다. 감리교 연회에서의 보조금과 방문객들의 헌금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넉넉지 못한 상황이다. 그래서 ‘전시관 환경에 대한 많고 많은 클레임 중에 하나려니’ 생각했는데 그분이 ‘기념관은 물이 새는데 너는 좋은 집에서 잘 살고 있구나’라는 감동이 있었다며 방수공사를 하라며 500만원을 헌금해주셨다. 놀랐다”고 말했다.

최초성경전래지면서 아펜젤러 선교사의 순직한 곳이 있는 마량포구, 남 목사는 “기독교인이라면 분명 한 번씩은 밟아야 할 땅”이라고 했다. 그는 “초기선교의 흔적을 통해 신앙을 점검하고 선교에 대한 또 다른 소망이나 비전을 발견하는 곳이 될 것”이라고 했다.

최초성경전래지기념관 이병무 관장도 “산, 강, 바다, 들판이 있는 서천에 와서 천혜의 자연 환경 뿐만 아니라 선교사보다 먼저 말씀을 이 땅에 보내신 향한 하나님의 놀라운 사랑과 계획을 느끼고 경험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푸르게 펼쳐진 바다를 눈에만 담기가 아쉽다면 마량포구를 빠져나가면서 춘장대해수욕장에 들러 시원한 바닷물 속에 발을 담가보는 것도 좋다.

춘장대 해수욕장. 정성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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