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문제상담소 상담통계 발표
핵심 분쟁으로 ‘재정전횡’이 1위
2003년부터 분쟁교회를 상담해온 교회개혁실천연대(이하 실천연대)가 2019년 상반기 동안 진행한 교회상담 조사 통계자료를 발표했다. 핵심 분쟁으로 ‘재정전횡’이 32%, 분쟁을 일으킨 인물의 직분으로 '담임목사'가 69%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이는 1월부터 6월까지 진행된 60건(전화‧온라인‧대면상담을 종합)을 통계화한 결과로 복합적인 교회분쟁 유형을 핵심분쟁, 분쟁의 배경, 기타 분쟁으로 세분화했다.
핵심분쟁은 내담자가 주로 문제 제기한 교회분쟁의 유형으로 ‘재정전횡’에 이어 ‘인사 및 행정전횡’이 12%, ‘개인분쟁’이 10%, ‘교회운영문의(정관 및 교단헌법)’가 10%로 뒤를 이었다. 이어 ‘부당치리’나 ‘교회 내 근로자문제’, ‘신앙상담’, ‘세습’, ‘교회운영문의(재정)’, ‘청빙문제’, ‘성폭력’ 등이 있었다. 2018년 ‘재정전횡’이 18%, ‘교회운영문의’가 17%였던 것과 사뭇 다른 결과다.
분쟁의 배경을 살펴보면 ‘인사 및 행정전횡’이 59%를 차지해 13%의 ‘재정전횡’이나 8%의 ‘설교표절 및 이단성’ 등과 큰 폭의 차이를 드러냈다. 2018년에도 역시 ‘인사및행정전횡’이 41%로 1위를 차지했으며, ‘재정전횡’은 29%로 그 다음을 이었다.
연계‧기타분쟁은 핵심분쟁에서 비롯된 또 다른 교회분쟁의 유형으로 ‘교회운영문의(정관 및 교단헌법)’이 29%로 1위를 차지했다. 실천연대 측은 “재정‧인사‧해정의 문제로 고민하고 있는 내담자들이 감정적 대응을 하기보다는 정관 및 교단헌법과 같은 적법한 절차를 통해 해결방안을 모색하고자 단체의 도움을 요청한 것으로 보인다”고 평했다.
교회분쟁을 일으킨 인물들을 직분별로 조사한 결과 ‘담임목사’가 69%를 차지하며 압도적으로 많았다. 2018년에는 61%의 비율을 차지했었다. 뒤를 이어 ‘장로’가 11%, ‘집사’와 ‘권사’는 합해도 4%가 되지 않아 직분이 없는 평신도가 일으킨 교회 분쟁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분쟁에 동조하는 인물의 직분으로 ‘장로(당회)’가 48%로 절반을 차지했으며 뒤를 이어 ‘노회(총회)’와 ‘담임목사’가 각각 14%를 차지했다.
상담을 신청한 내담자의 직분은 ‘집사’가 34%, ‘장로’ 20%로 2015년부터 2018년까지의 통계와 마찬가지로 1위, 2위를 차지했다.
이를 정리한 결과 교회분쟁의 중심에는 ‘담임목사’가 있으며 이러한 담임목사와 동조하는 세력은 주로 ‘장로와 당회’ 혹은 ‘노회와 총회’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에 평신도‧집사‧권사는 분쟁을 일으킨 인물에 해당되기보다 내담자에 해당되는 경우가 더 많았다. 실천연대는 “결과적으로 교회내 목회적 영향력이 강한 직분일수록 다수의 분쟁을 일으키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했다.
이번 통계를 통해 교회 분쟁 발생의 주된 과정을 보면 ‘담임목사가 교회 안에서 인사 및 행정을 전횡한다->장로 혹은 당회는 담임목사의 전횡을 방관하거나 동조한다->전횡은 더욱 심해져 재정의 전횡으로 이어진다->재정의 전횡이 심각해지므로 교회분쟁이 발생한다’로 정리된다.
교회특성별로는 ‘예장통합’ 교단이 35%로 예장합동과 기감에 비해 3배 이상의 비율을 나타냈다. 이는 대형교단들 간의 격차가 크지 않았던 예년과 대조되는 부분이다. 규모별로는 100~500명 미만 교회가 24%, 100명 미만의 교회가 18%를 차지했다.
실천연대는 “기존의 경향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모습으로 목회자에 의한 전횡은 여전히 교회분쟁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교회를 운영해나가는 과정에서 많은 권한들이 소수의 목회자에게 집중되어 있는 것이 한국교회의 현주소”라며 “목회자에게 집중된 권한은 권력으로 변질되어 교회 내 여러 문제들을 야기했다”고 평했다.
또한 분쟁을 예방하기 위한 교회 구조적인 방안으로 “목회자를 견제할 수 있도록, 교인들이 교회 정보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는 방안이 필요하다”며 “우선적으로 제직회의와 공동의회 등 교인들이 참여할 수 있는 교회 내 논의기구가 정기적으로 개최되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이러한 논의기구를 통해 교인들이 교회 정보를 얻고, 정보를 토대로 교회에 대한 문제의식을 갖출 수 있다”며 “교회를 향한 건강한 문제의식은 건강한 교회를 만들어감에 중요한 바탕”이라고 했다.
실천연대는 목회자와 교인의 노력으로 “목회자는 본인에게 주어진 막대한 권한에 대한 성찰과 때로는 그 권한들을 내려놓는 모습이 필요하다”며 “교인들은 목회자에 대한 맹목적 순종보다는 올바른 신앙에 대해 고민하고, 그 고민을 교회에 적용해나가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교회의 개혁은 개인의 노력보다 교회를 구성하는 모두의 노력이 요구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