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동두천 난민을 위해 서울드림교회 의료 사역팀이 찾아왔다. 이 팀은 몇 년 전 안산에서부터 외국인 의료사역으로 손발을 맞춰온 아주 훈련되고 헌신되어 있는 팀이다. 이번에는 멀리 동두천으로 차량 17대, 27명의 의료진을 포함한 봉사자들이 온다고 하는데 우리 글로벌 호프는 이들의 훌륭한 장비를 풀어놓을 마땅한 장소가 없었다. 아쉬운 대로 동두천 난민들이 빌려 쓰는 작은 교회에 장소협조를 부탁해놓았는데 아뿔싸 사역전날 문제가 생겼다.
의료 사역팀은 1시 예배전인 11시 반 정도에 오셔서 장비를 풀어놓기를 원했지만 교회에서 갑자기 세시 반 이후에 교회를 사용하라는 것이다. 사역하기로 한 전날 이런 통보는 대책이 없었다 당황스럽기 그지없고 일이 다 어그러지지는 않을지 두려움까지 엄습했다.
그러나 우리 하나님의 놀라우신 계획은 사역당일 모든 것을 펼쳐 보여주셨다. 우선 우리 팀에게 교회에 문을 굳게 닫고 계셨던 관리집사님의 마음을 풀어주시었다.
의료 사역팀이 준비해 오신 도시락 오십 개와 집사님이 손수 만드신 음식을 섞어 먹으며 우리는 서로의 마음이 섞이기 시작하는 기적을 보았다. “집사님 맛있어요”라고 연발 외치는 소리에 그동안 이름 없이 빛도 없이 한 영혼 때문에 문을 닫지 못하고 이 작은 교회를 섬겨왔던 그분의 피로가 한방에 날라 간 듯 보였다. 전라도에서부터 왕복 여덟 시간을 매주 오가는 충성 앞에 나는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다. 11년 동안이라니... 숙연해지기까지 했다.
그렇게 굳은 얼굴로 마음을 어렵게 했던 분이 활짝 웃으시며 다음에는 매월 첫 주에 오시라는 말과 함께 음식 준비는 본인이 다하신다는 말씀을 남기시고 어느새 유유히 사라지셨다.
그리고 산부인과, 소아과, 안과, 내과 이렇게 네 개의 과로 나누어서 꾸며진 작은 공간은 마치 준 종합병원 같았다. 소아과에서 진료를 본 아마니카는 눈곱이 많아서 감기인가 했는데 눈썹이 찔려서 그런 것이라며 그 자리에서 안과 진료를 보고 약까지 처방받았다. 일사불란하게 바통이 교체되듯 진료는 여섯시까지 이어졌다. 이렇게 의료진과 통역 팀까지 완벽하게 세팅 된 팀을 보내주시다니!
이날은 아동 포함해서 75명의 환자를 진료했고 다음과 같은 성과가 있었다.
난소혹 : 적십자 병원 연결하여 수술할 예정
입술에 종양의심 되는 환자(조직검사 필요) : 치과에서 진료 후 종양이 의심 된다면 큰 병원으로 연결필요.
치과치료 27명 : 치과 연결, 6월 28일부터 순차적으로 치료예정.
녹내장 2명 : 방치할 경우 실명 예상. 제약회사 샘플 기증받아 평생 녹내장 약 지원.
백내장 2명 : 일산 병원에서 동두천으로 차량 보내 환자 이송 후 수술 예정.
동두천 난민들은 난민 신청자도 있지만 결국 불법이 되어버린 분들도 제법 있다. 여러 이유로 이러한 신분으로 살아가지만 여기서 그런 문제까지 다룰 수는 없을 것 같아 생략. 암튼 이분들은 간신히 생계를 이어가는 형편이기에 병원을 주기적으로 방문하여 체크하거나 아플때 조차 병원을 찾는 일이 쉬운 일은 아니다. 그러다보니 병을 키우는 일이 잦고 이렇게 무료로 검진을 받거나, 시술을 받게 되는 기회는 참 감사한 일이다. 주님이 하신 일에 눈시울이 뜨거워진다. 그분은 언제나 좋으신 하나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