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당 선생, 일상을 말하다
호당 선생, 일상을 말하다
  • 김광영 지역기자
  • 승인 2019.07.04 11:0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일상생활사역연구소
작가 홍정환 목사를 만나다
'호당 선생, 일상을 말하다' 저자 홍정환 목사
'호당 선생, 일상을 말하다' 저자 홍정환 목사

 

 “오덕아, 성경이 말하는 천국은 먹고, 싸고, 자는 것과 같은 평범한 삶, 곧 일상 속에서 체험되는 것이란다.”


 일상의 삶을 신앙의 눈으로 이야기한 은둔고수의 책이 강호에 출도하였다. 「호당 선생, 일상을 말하다」(죠이북스)의 저자 홍정환 작가를 6월 중순 부산 ‘협업공간 레인트리’에서 조우하게 되었다.
 홍정환 작가는 부경대학교에서 영어영문학과 정치외교학, 동 대학원에서 교육학을 수학했다. 또한 그는 침례신학교에서 목회학(M.Div)을 공부한 목회자이기도 하다. 현재 '함께하는 교회'를 섬기고 있으며, '일상생활사역연구소'의 자료개발위원으로 활동하는 동시에 구청 평생학습관에서 지역 주민들에게 독서와 글쓰기를 가르치고 있다.

일상생활사역연구소에서
일상생활사역연구소에서

 

-호당 선생은 도대체 누구인가요?

 단 것[糖]을 좋아하는[好] 어른으로, 이 책의 주인공입니다. 마을 사람들은 어려운 일이 있을 때면 그를 찾아가 대화를 합니다. 이 인물의 입에서 나온 지혜로운 이야기는 제가 홀로 생각한 것은 아닙니다. 일상생활연구소에서 같이 공부하며 선배들을 통해 깨닫게 된 것들을 호당 선생의 입을 빌어 말한 것입니다.
 이 책은 ‘이야기’ 형식으로 썼습니다. 교육학자 브루너는 “이야기는 문제 해결의 도구가 아니라 문제 발견의 도구”라고 했습니다. 정돈된 답이 아니라 여러 갈래의 생각을 이끌어 내는 것이 이야기의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대화에 마중물을 붓는 셈이라 할 수 있지요. 일상의 삶을 구성하는 36가지 주제에 대해 호당 선생과 주변 사람들이 이야기를 풀어갑니다.
 “오덕아 잘 듣거라! 설탕은 본디 수분을 잘 흡수할 뿐만 아니라 한번 흡수한 수분을 놓지 않는 성질을 가지고 있느니라. 그래서 수분을 빼앗긴 미생물의 활동이 둔해져서 부패가 일어나지 않게 되지.” “주여, 어찌하여 저희를 세상의 소금이라고 부르셨나이까! 맛은 설탕이 더 좋건만᠁᠁.” (「호당 선생, 일상을 말하다」, 34쪽)

-혹시 다루기 어려웠던 일상의 주제가 있었다면요?

 노동과 임금에 대한 부분입니다. 열심히 일하는 것 자체를 일에 대한 기독교적 태도로 표현하지 않기 위해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막스 베버는 프로테스탄트 윤리가 자본주의를 태동시켰다고 지적했습니다. 근면한 노동의 신앙적 가치를 강조하려다, 자칫 자본주의 시스템을 떠받치는데 복음을 가져다 괴는 꼴이 될까봐 조심스러웠습니다. 복음전도의 열정을 품었던 선교사들이 제국주의의 첨병이 되었던 것처럼 말이죠.

서점에 놓인 '호당 선생, 일상을 말하다'
서점에 놓인 '호당 선생, 일상을 말하다'

 

-호당 선생 이야기는 어떻게 탄생하게 되었나요?

 IVP의 묵상지 「시냇가에 심은 나무」에 일상생활사역연구소 연구원 자격으로 한 꼭지씩 쓰게 되었는데요, 단행본화를 염두에 두고 목차를 짜서 한 달에 A4 2장 분량으로 3년 동안 연재했습니다.
 책 말미에 실린 ‘번외편’은 IVF 졸업생 소식지인 「소리」에 연재 했던 글에서 골랐습니다. ‘폭력’과 ‘자녀교육’, ‘성령충만’, ‘교회’라는 주제 네 가지를 선택했습니다. ‘일상’에 대한 책인데 왜 제일 마지막이 ‘교회’ 이야기냐고 궁금해하는 분이 적지 않게 계셨습니다. 아픈 이야기지만, 사실 많은 분들이 교회로 인한 고민하고 계십니다. 교회가 일상의 고민을 해결하는 신앙 공동체로 기능하기보다, 그 자체로 고민거리가 되어버린 경우가 많았지요. 그래서 짧게라도 꼭 교회 이야기를 넣고 싶었습니다.

- 이렇게 호당 선생의 글로 나오게 되는데 개인적인 이야기가 있다면요?

 제 글쓰기의 원형은 무협 소설입니다. 무협작가 금강 선생님이 후배들을 키우기 위해 PC 통신에서 운영하셨던 ‘용문’이라는 모임에서 글쓰기를 배우고 훈련 받았습니다. 이야기 형식을 비교적 익숙하게 쓸 수 있는 기반을 그 때 닦았습니다.

- ‘내 인생의 책 한 권’이라고 할 만한 책이 있으신가요?
 
 도발적이지만 저는 이런 생각을 늘 해왔습니다. “책 한 권을 읽고 인생이 바뀌었다면, 그 인생은 얼마나 얄팍한 것이었던가?” 책 한 권이라기보다 누적된 독서가 제 인생을 형성했지요.
 그래도 개인적으로 유독 좋아하는 책이 몇 권 있긴 합니다. 우선 달라스 윌라드의 「하나님의 모략」을 추천합니다. 생전에 달라스 윌라드가 한국을 방문했을 때, 책을 들고 가서 사인을 받으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당신의 책을 읽고 눈에서 비늘이 벗겨지는 듯 했습니다.”
 그리고 단테의 「신곡」, 번연의 「천로역정」, 오승은의 「서유기」 이렇게 세 작품을 함께 읽는 것을 추천합니다. 각각 가톨릭, 개신교, 동양의 전통에서 ‘영적 여정’(Spiritual Journey)을 다룬 작품들입니다.
 우리 교회 5학년 어린이가 이 책을 읽고 “어린이를 위한 호당 선생을 써 달라”고 말했습니다. 꼭 하고 싶습니다. 무게감 있는 기독교 서적은 이미 잘 쓰시는 분들이 많으니, 저는 무게감을 빼고 누구나 읽을 수 있는 쉽고 재미있는 책을 계속 쓰고 싶습니다.

 호당선생은 일상을 말한다. 일상을 통해 종교와 신앙의 가치를 낯선 눈으로 발견하게 한다.
 “오덕아, 우리가 사는 세상은 허드렛일을 담고 있는 살림의 가치를 보지 못하게 눈을 가린단다. 심지어 진리를 이야기하는 종교 현장에서도 그렇지. 허드렛일의 의미를 깨닫지 못하는 종교는 절대 살림의 종교가 될 수 없는데 말이다.”(「호당 선생, 일상을 말하다」, 20쪽)

최근 열린 북콘서트 장면
최근 열린 북콘서트 장면
최근 열린 북콘서트 장면
최근 열린 북콘서트 장면

 

가스펠투데이의 뉴스를 받아보세요!
    Array ( [0] => Array ( [0] => band [1] => 네이버밴드 [2] => checked [3] => checked ) [1] => Array ( [0] => talk [1] => 카카오톡 [2] => checked [3] => checked ) [2] => Array ( [0] => facebook [1] => 페이스북 [2] => checked [3] => checked ) [3] => Array ( [0] => story [1] => 카카오스토리 [2] => checked [3] => checked ) [4] => Array ( [0] => twitter [1] => 트위터 [2] => checked [3] => ) [5] => Array ( [0] => google [1] => 구글+ [2] => checked [3] => ) [6] => Array ( [0] => blog [1] => 네이버블로그 [2] => checked [3] => ) [7] => Array ( [0] => pholar [1] => 네이버폴라 [2] => checked [3] => ) [8] => Array ( [0] => pinterest [1] => 핀터레스트 [2] => checked [3] => ) [9] => Array ( [0] => http [1] => URL복사 [2] => checked [3] => ) )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특별시 종로구 효제동 298-4 삼우빌딩 402호
  • 대표전화 : 02-742-7447
  • 팩스 : 02-743-7447
  • 청소년보호책임자 : 최상현
  • 대표 이메일 : gospeltoday@daum.net
  • 명칭 : 가스펠투데이
  • 제호 : 가스펠투데이
  • 등록번호 : 서울 아 04929
  • 등록일 : 2018-1-11
  • 발행일 : 2018-2-5
  • 발행인 : 채영남
  • 편집인 : 박진석
  • 편집국장 : 류명
  • 가스펠투데이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가스펠투데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ospeltoday@daum.net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