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 정치목적을 위해 교회나 그 집단을 이용하는 것이 옳은가?
개인적 정치목적을 위해 교회나 그 집단을 이용하는 것이 옳은가?
  • 조장현 장로
  • 승인 2019.06.21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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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교회나 교회집단이 현실정치에 개입하는 것이 신앙적으로나 역사적으로 보아도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는 글을 쓴 적이 있다. 같은 맥락에서 이번에는 그 개입의 정도가 정치집단의 그것과 거의 다를 바가 없는 모 기독교단체의 대표회장의 선언문이 정치권의 뜨거운 반응을 일으키고 있다. 그는 문 대통령 하에서 “대한민국이 종북화·공산화돼 지구촌에서 사라질 위기에 위기를 맞았다”고 단정하면서 현직 대통령을 금년 말까지 하야하도록 국민운동을 전개하는데 함께 해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이에 대해서 한국당을 뺀 4당은 “종교인으로서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었다”며 일제히 그가 대표하는 교회단체의 회장직을 사퇴하라고 요구하고 나섰다. 이들은 문 대통령 하야요구의 배후에 모 야당의 유력한 정치인들이 있다고도 주장했다.

그는 몇 달 전에 모 야당대표를 만난 자리에서 그가 대통령이 되기를 원한다고 하자 그 야당대표는 집권하게 되면 그에게 장관자리를 제의했다고 자랑한바 있는 인물이다. 거듭 얘기하지만, 우리 기독교인은 개인적으로는 헌법이 보장한 신앙의 자유와 사상의 자유에 의거하여 얼마든지 정치활동을 할 자유와 권리를 갖는다. 그러나 개교회나 교회조직이 집단적으로 현실정치에 참여하는 것은 결코 바람직 않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우리나라의 정치발전에 도움이 되지 못하다는 사실을 우리는 역사를 통하여 익히 알고 있다.

따라서 이 나라의 기독교인 대부분은 이러한 몇몇 정치적 목회자들의 정치적 활동에 매우 부정적이다. 그것은 매우 간단한 이유 때문이다. 교회나 교단의 정치 개입은 불가피하게 우리 기독교 안에 분쟁과 분열을 일으키고 이러한 교회의 모습은 우리가 기독교인으로서 가장 중요하게 감당해야 할 ‘복음의 전파’에 가장 큰 장해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특히 오늘날 우리 교계에는 교육과 정보의 확산으로 다양한 사상적, 이념적 논란 속에서 성장한 사람들로 구성돼있을 뿐만 아니라 구성원들의 사회적 지위나 신분 역시 천차만별이어서 그들의 공통분모인 신앙을 뺀다면 지금의 교회나 교회조직은 몹시 복잡하고 예민한 정치적·경제적·사회적 이해관계와 잠재적 갈등이 내재해 있음을 부인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기 때문이다.

그는 그가 대표로 있는 기관의 구성원인 회원교단이나 의사결정 기구의 합법적 절차나 동의 없이 독단적으로 위의 성명과 행동을 하고 있다고 알려져 있다. 그리고 그 조직이 표면상으로 내세우는 6만5000개 교회, 30만 목회자, 25만 장로를 사실상 대표하는 것처럼 말하고 있으나 그 실체를 알아보면 “그 조직은 이미 한국 교회 내에서 정치적으로 치우친 소수집단에 불과하며 지금은 일부 군소교단과 단체들만 남아있는 상태로 한국 교회 연합 조직의 대표성을 잃은 지 오래되었다”고 한다.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문제는 한국교회의 실상에 익숙하지 않는 대다수의 국민들에게 마치 한국교회가 실제로 그러한 극소수의 정치적 극단주의자에 의해서 조작되는 집단으로 오해될 소지가 많다는 사실이다.

분명하게 강조컨대, 그것과는 정반대로 대부분의 한국 기독교인들은 그가 주장하는 잘못된 현실 인식이나 헌정중단 요구에 동의하지 않음은 말할 것도 없고 현실정치에 교회나 교회단체의 이름으로 참여하는 것이 비성서적이며 비기독교적이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이 문제의 장본인은 신성한 교회연합체를 본인의 정치적 목적을 위해서 희생시킨 잘못을 하나님과 우리 교인들 앞에서 사죄하고 성직을 더럽힌 대가로 성직에서 당장 물러나야 한다. 그리고 해당 교회집단과 회원들은 그 조직이 아무리 껍데기만 남았다고 해도 조직의 헌장에 위배된 언행에 대한 적절한 징계절차를 밟기 시작해야 할 것이다. 한 걸음 더 나아가서 우리 한국교회와 교회집단은 앞으로 그 구성원이 그 직위여하를 막론하고 자신의 정치적 목적을 위해서 교회나 교회집단을 정치적 도구로 악용하는 사태가 재발하지 않도록 각별한 내부 단속과 주의가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교회와 교회단체는 어디까지나 교인들의 신앙을 강화하고 확대하기 위해서 존재하는 신앙적 기관임을 한시도 잊어서는 안 되겠다.

조창현(현대교회 원로장로, 전 중앙인사위원장, 한국교회언론연구소 연구위원)
조창현 장로(현대교회 ,
전 중앙인사위원장,
한국교회언론연구소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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