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미디어중독 고위험군 3~9세, "당신의 아이는 괜찮습니까"
[이슈] 미디어중독 고위험군 3~9세, "당신의 아이는 괜찮습니까"
  • 권은주 기자
  • 승인 2019.06.20 15: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WHO 게임중독 국제질병분류체계에 등재
미디어 중독 고위험군 만 3~9세로 나타나
영유아 과도한 미디어 노출은 ADHD,
주의력 결핍 등으로 각종 질병 유발
교회가 중독 문제 해결에 적극 나서야

지난 5월 세계보건기구(WHO)가 게임사용장애, 즉 게임중독을 국제질병분류체계에 등재했다. 이에 대해 의료계와 게임 산업계의 의견이 첨예하게 갈리고 있는 가운데 게임중독이 질병이냐, 아니냐를 놓고 대결 양상까지 보이고 있는 형국이다.

2018 지스타 모습. 뉴스1
2018 지스타 모습. 뉴스1

WHO의 결정에 곧바로 환영의 뜻을 밝힌 곳은 의료계다. 대한소아청소년과학회, 대한신경정신의학회, 대한예방의학회, 대한정신건강의학과의사회, 한국역학회 등 5개 학회는 10일 성명서를 발표하며 WHO의 결정에 지지를 보냈다. 이들은 성명서에서 “WHO가 새로운 국제질병분류체계에 게임사용장애를 포함시켰다. 이는 그간 축적돼 온 게임의 중독적 사용으로 인한 기능손상에 대한 건강 서비스 요구를 반영한 적절한 결정”이라고 판단했다.

이어 “행위중독으로서 ‘게임사용장애’는 생물·정신·사회적 측면의 복합적 요인에 의해 발생하는 정신행동장애 상태를 지칭하므로, 대다수의 건강한 게임 사용자를 잠재적 환자로 낙인찍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게임사용장애는 뇌 도파민 회로의 기능이상을 동반하며 심각한 일상생활 기능의 장애를 초래하는 실제 존재하는 질병상태로 효과적인 건강 서비스가 제공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게임사용장애에 대한 과학적 근거에 대해서는 “50여개의 장기추적연구와 1,000편 이상의 뇌기능연구 등 확고한 과학적 근거에 의해 제안된 것이기에 세계보건기구의 결정에 과학적 근거가 없다는 무모한 비방은 즉각 중단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진단지침에 제시된 3가지의 병적인 게임사용 패턴은 모호한 주관적 기준이 아니고, 우리나라를 포함하여 전 세계적으로 행위중독의 핵심 개념으로 제안, 활용되고 있는 의학적 개념"이라고 설명했다.

이어서 “정부 당국은 국민건강 보호라는 최우선의 대의를 위해, 세계보건기구의 ‘게임사용장애’ 진단등재를 둘러싼 부처 간 불협화음을 즉각 조정해야 한다”며 “게임의 중독적 사용으로 인한 사회적 기능장애를 겪고 있는 사람들에 대한 진단과 치료 지원 방안을 마련하고, 국민건강피해 규모를 제대로 파악할 수 있는 전국 실태조사를 즉각 수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게임업계의 반격도 만만치 않다. 게임업계와 관련된 학계는 공동대책위원회를 꾸려 비판 성명서를 내고 반대 활동을 벌일 것을 예고했다.

국회입법조사처에서 발표한 ‘영유아의 디지털 미디어 이용 현황과 해외사례 및 개선방안’ 논문에서 인터넷 사용 고 위험군이 만 3~9세로 나타났다.
국회입법조사처에서 발표한 ‘영유아의 디지털 미디어 이용 현황과 해외사례 및 개선방안’ 논문에서 인터넷 사용 고 위험군이 만 3~9세로 나타났다.

이런 와중에 지난 3일 국회입법조사처에서 발표한 ‘영유아의 디지털 미디어 이용 현황과 해외사례 및 개선방안’ 논문에서 인터넷 사용 고 위험군이 만 3~9세로 나타나 충격을 주고 있다. 2018년 전국 25,000 가구의 만 3세 이상 가구원을 대상으로 실시한 인터넷 이용실태조사에 의하면, 만 3~9세 표본 중 87.3%가 최근 1개월 이내 1회 이상 인터넷을 이용한 ‘인터넷 이용자’이고, 75.5%가 하루에 1회 이상 인터넷을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논문에서는 이뿐 아니라 2012년 4세 유아 1,694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를 인용하며 “영유아기의 과도한 미디어 이용은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와 관련해 주의 집중을 떨어뜨릴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에 대한 대책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중앙대학병원을 포함한 5개 병원에 설치돼 있는 게임과몰입힐링센터 또한 이와 의견을 같이하는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중앙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한덕현 교수는 게임중독 진료 사례를 바탕으로 내원자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88.5%가 공존질환이 존재하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전했다. 공존질환은 주의력결핍과 과잉행동장애, 우울증, 조울증, 불안장애, 아스퍼거장애 등을 꼽아 충격을 줬다.

바른미디어 조믿음 대표는 영유아, 청소년들의 미디어 중독은 크리스천이라고 해서 예외가 아니라고 말했다. 그는 “교회가 모를 뿐이지 아이들의 중독 문제는 심각하다”며 “중독이라 하면 술, 마약, 알코올 등을 떠올리지만 이 외에도 행위중독, 도박, 관계 중독 등 걸려있는 것이 너무나 많다”고 말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게임사용장애를 국제질병분류체계에 등재해 찬반 논란이 뜨겁게 일어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게임사용장애를 국제질병분류체계에 등재해 찬반 논란이 뜨겁게 일어나고 있다.

특히 미디어 중독의 위험성에 대해 조 대표는 “아이들은 3세 이전에 우뇌가 발달하고, 그 이후에는 좌뇌가 발달한다. 그런데 3세 이전에 TV나 스마트폰을 보여주면 좌뇌가 발달하게 돼 뇌 발달의 불균형을 초래한다”면서 “이는 과잉행동장애나 불안장애 등을 가져오게 되는데 부모가 편리하려고 쥐어주는 스마트폰이 아이들에게는 독약이 되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한 대책으로 그는 부모의 역할이 크다고 강조했다. “영유아의 경우 스스로 스마트폰을 가질 수 없는 아이들이기에 부모의 책임이 크다. 아이들이 미디어를 접하지 않고도 놀 수 있는 대체재를 찾는 게 좋다”며 “나도 부모이지만 색칠공부나 다른 활동들을 하면 피곤하기는 하지만 아이를 지킬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한국 사회의 중독 문제에 대해 한국교회의 책임도 빗겨갈 수 없다고 전제한 조믿음 대표는 중독이 더 심해질 사회에 대한 해결책으로 교회를 꼽았다. 그는 “이제 교회는 구원의 문제에만 집중하는 것에서 사회적 책임에 대한 문제로 시각을 넓혀야 한다. 이미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시작해야 한다”고 말하며 “어느 대형교회에서 마약 주사기가 발견됐다는 얘기를 들었다. 이렇듯 중독의 문제는 교회와 동떨어져 있는 얘기가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사회의 중독 문제 해결을 위한 교회의 역할에 대해 그는 “우선은 중독과 관련된 특수사역을 하는 사역자들이나 단체를 지원하는 것”을 꼽았다. 또 “중독을 오픈했을 때 받아 줄 수 있는 성숙한 신앙 공동체가 먼저 되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그는 “만약 우리 교회에 이단 5명이 온다면, 알코올 중독자 5명이 온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를 교회가 고민해봤으면 좋겠다”며 “보건복지부 발표에 따르면 국내 중독 인구가 몇 백만 명이라고 하는데 이제 더 이상은 이 문제에 대해 교회가 외면할 수 없는 지경에까지 이르렀다. 이것은 개인의 책임이 아니라 사회 환경적 요인이 작용한 복잡한 문제이고, 우리 모두의 책임”이라고 말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그리스도인이 그리스도인답게 살 때, 교회가 교회다워질 때 중독문제가 해결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가스펠투데이의 뉴스를 받아보세요!
    Array ( [0] => Array ( [0] => band [1] => 네이버밴드 [2] => checked [3] => checked ) [1] => Array ( [0] => talk [1] => 카카오톡 [2] => checked [3] => checked ) [2] => Array ( [0] => facebook [1] => 페이스북 [2] => checked [3] => checked ) [3] => Array ( [0] => story [1] => 카카오스토리 [2] => checked [3] => checked ) [4] => Array ( [0] => twitter [1] => 트위터 [2] => checked [3] => ) [5] => Array ( [0] => google [1] => 구글+ [2] => checked [3] => ) [6] => Array ( [0] => blog [1] => 네이버블로그 [2] => checked [3] => ) [7] => Array ( [0] => pholar [1] => 네이버폴라 [2] => checked [3] => ) [8] => Array ( [0] => pinterest [1] => 핀터레스트 [2] => checked [3] => ) [9] => Array ( [0] => http [1] => URL복사 [2] => checked [3] => ) )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특별시 종로구 효제동 298-4 삼우빌딩 402호
  • 대표전화 : 02-742-7447
  • 팩스 : 02-743-7447
  • 청소년보호책임자 : 최상현
  • 대표 이메일 : gospeltoday@daum.net
  • 명칭 : 가스펠투데이
  • 제호 : 가스펠투데이
  • 등록번호 : 서울 아 04929
  • 등록일 : 2018-1-11
  • 발행일 : 2018-2-5
  • 발행인 : 채영남
  • 편집인 : 박진석
  • 편집국장 : 류명
  • 가스펠투데이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가스펠투데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ospeltoday@daum.net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