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3040목회자들의 자녀교육
[에세이] 3040목회자들의 자녀교육
  • 박종현 목사
  • 승인 2019.06.13 17: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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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자녀들에게 좋은 아버지가 되어주지
못한 것이 가장 가슴 아프다.
이 후회는 아마 내가 죽을 때까지 계속될 것이다”

 

박종현 목사
함께심는교회 
전도사닷컴 편집장

많은 3040 목회자들이 교회 안에서 교육의 생산자로 성실하게 종사한다. 교단과 개교회의 상황마다 모양은 다를지라도, 다들 각자가 믿는 본질을 가장 좋은 그릇에 담아내고자 최선을 다한다. 당연히 최종 소비자인 교회학교 학생들은 특별한 비용을 지불하지 않고도 담당 목회자와 교사들이 정성껏 준비한 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한다. 교회 안에서 모두가 동일한 수준의 교육을 받는 것은 당연한 일이기 때문이다. 하나님의 나라는 그런 곳이니 말이다. 자신의 노동에 대한 대가를 얼마로 받는가와는 별개로 이것은 무척이나 행복한 일이다.

그러나 자신들의 자녀교육은 또 다른 일이다. 교회 밖 교육의 소비자이자 또 하나의 주체로서 3040 목회자들은 혼란을 겪는다. 하나님의 특별한 은혜로(혹은 다행히) 규모가 있는 교회에서 종사하는 이들은 교인 중 누군가 교육산업에 종사하는 덕에 저비용으로 교육서비스를 받기도 한다. 그러나 많은 경우 자본으로부터 소외되었기에 자녀들이 또래들과 같은 수준의 교육을 받기란 어려운 일이다. 안 그래도 다른 부모들보다 교육 그 자체에 대한 철학이 분명하기에 남다른 욕구가 있지만, 현실적으로 이를 해결하기란 요원하다. 남들이 뛰는 걸 따라잡기 위해 다리를 찢어보지만, 부모로서 갖는 미안함이 해결될 만큼 충분하진 않다.

교회 안의 다른 친구들과 밤낮 없이 소통하고, 또 담당 부서 청소년들의 이런 저런 사고를 수습하기 위해 언제든 달려 나가는 목회자들은 정작 그 시간만큼 자녀와의 소중한 시간을 잃어버리기 마련이다. 많은 이들이 교회 일에 또 하나님의 일에 헌신적인 목회자들을 사랑하고 존경하지만, 정작 목회자와 그 자녀와의 관계는 거기에 비례해 멀어지기 쉽다. “내 자녀들에게 좋은 아버지가 되어주지 못한 것이 가장 가슴 아프다. 이 후회는 아마 내가 죽을 때까지 계속될 것이다”라고 말했던 홍정길 목사의 말을 빌지 않더라도 3040 목회자들의 이와 같은 어려움이 비교적 선명한게 예측 되는데로, 여기에 아무런 관심이 없다는 게 놀라울 뿐이다.

시간이 지나고 난 뒤 우리들도 선배 목회자들처럼 “우리가 주님의 일에 충성할 때, 자녀는 하나님이 길러주시더라”라고 고백할 수 있을까. 아니면 “우리 때는 더했어. 요즘 젊은 목회자들은 일도 적게 하면서 왜 그리 자기 가정만 싸고 도는지 모르겠어”라는 선배 목회자의 푸념을 언제까지 계속 들어야 할까. 교회 안의 혹은 교계의 복지 시스템에 기댈 수 없다면, 누가 우리를 도울 수 있을까. 고민만 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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