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를 거부하는 세상에는 희망이 없다
대화를 거부하는 세상에는 희망이 없다
  • 정종훈 교수
  • 승인 2019.06.13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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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는 우리를 구원하시려는
삼위일체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가장 큰 선물의 하나이다. "

국회가 공전한다. 소집 자체가 협상의 안건이다. 국회는 의사당 아래 모여서 입법 활동을 하는 기관이다. 모이지 않는 국회는 더 이상 국회가 아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특권을 가진 직업군이 있다면 국회의원이다. 그들에게 많은 연봉에다 여러 명의 보좌관을 지원하고, 면책특권과 불체포특권 이외에 많은 혜택을 누리게 하는 것은 시민을 위한 법, 정의롭고 평화로운 살만한 세상을 위한 법 제정의 책임을 부과했기 때문이다. 입법 활동보다 특권누리기에 연연하는 국회의원들이 국회를 소집하지 않고 있으니, 그나마 민생법안이라며 만들어놓은 법조차 제정하지를 못하고 있다. 법의 제정을 간절히 기다리는 시민과 관계자들의 속은 타들어가지만, 국회의원들은 대화의 광장인 국회를 외면하면서 자기 직무를 유기하고 있다.

교계가 조용할 날이 없다. 교회세습을 자행한 어느 대형교회의 무리들이 정당성과 합법성을 만들기 위해서 무리한 수순을 밟고 있기 때문이다. 세상법원조차 허위학력과 제대로 된 과정을 거치지 않아 자격 없는 목사라고 판결했는데, 버젓이 목회활동을 하는 어느 대형교회의 담임목사와 그를 추종하는 교인들이 있기 때문이다. 국가와 일반 시민들 대다수는 차별당하는 성소수자를 비롯한 사회적인 약자들의 인권을 증진하자고 제안하는데, 동성애 반대자들은 창조질서와 건강한 가정을 운운하면서 국가인권기본계획(NAP) 자체를 근본적으로 거부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사회는 이웃종교와 대화하며 평화롭게 공존해야 하는 다종교사회인데, 교계의 일부 인사는 편견과 과장, 왜곡 가운데서 이슬람만은 배척해야 한다고 보기 때문이다.

지금 우리 사회는 민주화가 된 사회라고 말하지만 민주주의의 본질인 대화를 결(缺)하고 있고, 우리 교회는 누구라도 구원의 대상이라며 복음을 전하고 있지만 특정인에 대해서는 배제하는 우(愚)를 범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다양한 현실과 각각의 차이를 인정할 때 보다 풍성한 삶을 누릴 수 있음을 외면한데서 비롯된다. 무엇보다 더불어 살기 위해서는 충분한 대화가 필요한데, 자신의 주장을 일방적으로 강요한데서 비롯된다. 우리가 민주주의 사회의 일원이라면 다양함에 대해서 있는 그대로 인정하는 것과 서로의 차이로 인한 긴장을 참아내는 것 그리고 자신과 타인에 대해서 비판적이고 열려 있는 대화를 통해서 새로운 대안을 찾아가는 것을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이제 우리는 대화의 광장으로 나아가서 자신의 주장을 객관화하고, 다른 이의 주장을 경청할 수 있어야 한다. 자신의 주장이 의미가 있다면 타인을 설득하는 노력을 해야 하고, 자신의 주장이 최고최선이 아니라면 타인의 주장을 통해서 보충할 수 있어야 한다. 우리가 다른 주장에 대해서 두려워하지 않고 열린 마음으로 대화한다면, 우리는 차이를 넘어서 공유할 수 있는 것이 많아질 것이다. 우리가 자신과 다른 경험을 한 다른 사람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환대한다면, 그만큼 우리의 삶은 긴장과 갈등을 넘어서 더 큰 평화를 누릴 수 있을 것이다. 우리가 대화를 통해서 자신과 다른 사람의 주장에 한계가 있음을 알게 되거나 자신의 진실성을 각각 의심하게 되면, 우리는 제3의 대안을 찾음으로써 서로의 수준을 높일 수 있을 것이다.

하나님께서는 우리와 대화하기 위해서 우리에게 당신의 형상을 부여하셨고, 그것도 모자라서 인간의 몸을 입고 찾아오셨다. 우리를 찾아오신 하나님 예수께서는 우리가 서로 만나서 대화할 수 있도록 막혀 있는 모든 담을 허물어주셨다. 하나님의 진리와 예수의 가르침을 생각나게 하시는 보혜사 성령께서는 바벨탑의 단일한 언어를 해소하고 다양한 언어로 상호 소통하는 대화의 광장을 만들어주셨다. 대화는 우리를 구원하시려는 삼위일체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가장 큰 선물의 하나이다. 우리는 자기만을 고집하고 주장하는 밀실에서 서로를 경청하는 대화의 광장으로 나아와서 하나님의 선하시고 기뻐하시고 완전하신 뜻이 무엇인지를 함께 찾아야 할 것이다.

 

정 종 훈 교수

연세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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