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어 시편산책] 가련한자들을 잊지 마소서
[조선어 시편산책] 가련한자들을 잊지 마소서
  • 황재혁 기자
  • 승인 2019.06.11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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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편 10편

일어나소서, 여호와 나의 하나님, 저들을 내리치소서 가련한자들을 잊지 마소서. 악인들이 어찌 감히 당신을 깔보며 <벌받지 않는다>고 뇌까릴 수 있사오리까. (시편 10편 12-13절, 조선어 성경)

지난달 29일에 헝가리에 있는 다뉴브 강에서 침몰한 허블레아니호에는 한국인 관광객이 삼십 여명 정도 타고 있었다. 6월 4일 기준으로 허블레아니호에 탑승한 한국인 관광객 중에 사망자는 9명으로, 아직까지 생사를 확인할 수 없는 실종자는 17명으로 집계되고 있다. 여행지에서 예상치 못한 죽음을 맞이한 관광객과 사랑하는 가족을 떠나보낸 유족들의 비통함은 어떻게 말로 다 표현할 수 없을 것이다. 지난 3일 오후에는 다뉴브강의 머르기트 다리에 헝가리인들이 약 400명이 모여 아리랑을 부르며 ‘합창단의 밤’ 추모 행사가 열리기도 했다. 이번 허블레아니호 침몰로 인해 한국인들 뿐 아니라 헝가리인들도 깊은 슬픔을 느끼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는 행사였다.

 

다뉴브강. 픽사베이 갈무리

 

 

예나 지금이나 사람들이 모인 사회에는 가련한 자와 가난한 자가 끊이지 않는다. 구약에서는 출애굽한 이스라엘 공동체가 반드시 돌봐야 할 사람들로 고아와 과부와 나그네가 강조되었다. 고아와 과부와 나그네는 모두 인생에서 큰 상실을 경험한 사람들이었다. 이 땅에서 고아는 부모의 상실을 경험했고, 과부는 남편의 상실을 경험했고, 나그네는 고향의 상실을 경험했다. 그 당시 고아와 과부와 나그네가 경험한 여러 상실은 경제적 빈곤함과 사회안전망의 부재로 이어졌다. 따라서 상실의 시대를 살고 있는 사람들을 이스라엘 공동체가 잘 돌보는 것이야말로 그들이 하나님을 잘 섬기는 공동체임을 증명하는 길이었다.

시편 9편과 시편 10편은 원래 한 편의 시였을 것이지만 시편의 편집과정에서 두 개의 시로 분리된 것으로 보인다. 시편 9편과 시편 10편에서 강조되는 주제는 바로 하나님의 기억이다. 시편 9편 18절을 조선어 성경으로 살펴보면 “가난한 사람 아주 잊혀 지지 않고 억눌린 자의 희망, 영영 헛되지 않으리라”고 말하며 하나님께서 악인은 심판하시지만 가난한 사람을 기억하시고 희망이 되어주신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시편 10편 12절 역시 “일어나소서, 여호와 나의 하나님, 저들을 내리치소서. 가련한자들을 잊지 마소서”라는 간구를 통해 하나님이 고아들과 가련한자들의 편이라는 믿음을 반영하고 있다.

인생에서 크나큰 상실을 경험한 사람들의 마음에는 이 세상 그 무엇으로 채울 수 없는 커다란 구멍이 있다. 시편의 하나님은 그들의 상실을 아시고 그 상실을 하나님의 선함과 인자하심으로 채우신다. 어떤 상황 가운데서도 하나님은 가련한자들을 잊지 않으시고 그들의 편이 되어주신다. 허블레아니호의 침몰로 큰 상실을 경험한 유족들의 비통함을 하나님이 친히 위로하시고 그들과 주님이 영원토록 함께하시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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