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혐오와 차별 적극 대처해야"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인권센터가 4일 남영동 민주인권기념관에서 ‘모두의 존엄과 인권이 보장되는 세상을 향하여’라는 주제로 강연을 진행했다. 남영동 민주인권기념관은 과거 남영동 대공분실이라는 이름으로 불렀으며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 등 무자비한 고문과 취조가 자행되던 장소로 이곳에서 존엄과 인권을 위한 강연이 열린 것은 특별한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이날 행사는 김성복 이사장의 개회사로 시작했으며 이홍정 총무(NCCK)가 축사했다.
기조연설은 정문자 국가인권위원회 상임위원이 했다. 정 위원은 “지금은 혐오와 차별에 대한 적극적 대응이 필요한 시점으로 강남역 여성 살해사건부터 제주 예멘 난민신청자에 대한 혐오, 5.18 민주화운동에 대한 왜곡과 폄훼, 세월호 참사 유가족에 대한 모욕 등 혐오의 정도가 점점 심해지고 있다”고 했다. “혐오와 차별은 다양한 차이에 기초하는 ‘공존’의 가치를 파괴하고 사회적 갈등을 초래한다”며 “최근 퍼지고 있는 우리 사회의 혐오문제에 대해 여러분들의 많은 관심과 한국교회의 폭넓은 지지를 부탁한다”고 당부했다.
주제강연은 김형완 인권정책연구소 소장이 ‘한국교회 인권운동의 과제’라는 제목으로 강의했다. 김 소장은 “이 자리는 불의한 권력이 선한 이를 가두고 고문하고 죽였던 곳이며 박종철, 김근태, 백기완을 비롯해 수많은 사람이 감당할 수 없는 고초를 겪었던 곳”이라고 했다. “고문은 사실의 진술과 실토를 목적으로 하지 않고 오로지 항복만을 요구하며 피해자는 물론 가해자 역시 인간이 아닌 괴물로 전락시킨다”고 말했다. “인간 존엄성을 파괴하는 고문의 현장과 우리가 사는 현장은 교차 성이 있다"며 "24시간 총알 배송을 넘어 새벽 배송으로 누리는 우리의 편리 뒤엔 철야노동을 감내하는 누군가의 수고가 숨어 있고 쌀값 안정 속에 생산자 농민의 한숨이, 값싼 전기료의 뒤편에 비정규직 청년 김용균의 죽음이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고 했다.
이후 국가폭력현장을 돌아보는 인권 투어 시간을 가진 뒤 쟁점별로 발제를 진행했다. 난민 인권에 대해서는 이일 의장(난민 인권 네트워크), 소수자 인권은 미류 공동집행위원장(차별금지법 제정연대), 노동 인권에는 김소연 운영위원장(비정규직 노동자의 집 꿈잠), 아시아 인권은 나현필 국장(인권과 평화를 위한 국제 민주연대), 인권교육은 이은경 연구교수(감리교신학대학교)가 맡아 진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