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과 상상력의 대화로 복음의 능력을 깨닫다
이성과 상상력의 대화로 복음의 능력을 깨닫다
  • 정성경 기자
  • 승인 2019.06.06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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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차 서울 C.S 루이스 컨퍼런스

 

무신론자에서 기독교인이 된 앨리스터 맥그래스 교수. 정성경 기자

 

C.S. 루이스의 ‘시대를 이기게 하는 지혜와 통찰력‘

알리스터 맥그래스 교수가 전한

무신론자 vs 기독교 변증가 루이스

한때 무신론자였지만 현재 복음주의 진영의 대표적인 기독교 사상가로 알려진 알리스터 맥그래스 교수(영국 옥스퍼드대학, 과학과 종교 석좌교수)가 1일 새문안교회(이상학 목사)에서 한국의 성도들을 만났다. 맥그래스 교수는 2019 5차 C.S.루이스 컨퍼런스에서 ‘이성, 상상력과 대화하기: 신학과 목회을 위한 C.S.루이스의 중요성에 대한 고찰’을 통해 한때 자신과 같이 무신론자였으나 기독교 변증가로 명성을 떨친 C.S.루이스를 소개했다.

맥그래스 교수는 “루이스와 나는 벨파스트 도시에서 태어났고, 무신론자였는데 옥스퍼드대학에서 기독교를 발견했다”고 시작했다. 자연과학에 흥미를 가졌던 그는 “무신론자가 되어야만 과학자가 될 수 있다는 것과 기독교에는 지성과 상상력의 힘이 없다고 생각했었다”며 “그러나 대학에서 그 생각이 잘못됐음을 알았다”고 했다. 옥스퍼드의 기독교 과학자들은 그에게 믿음과 과학에 대한 헌신을 연결하는 방법은 알려줬으나 깊은 신앙인은 아니었다. 그러다 1974년 C.S.루이스를 발견하고 지금까지 그에 대한 사랑이 지속되어 왔다고 고백했다.

맥그래스 교수는 먼저 루이스가 무신론자에서 기독교인으로 전환했는지 설명했다. 어렸을 때 부모의 영향으로 인해 남다른 독서를 했던 루이스는 어머니가 돌아가시면서 기숙학교에 들어갔다. 학교생활에 힘들어하던 그를 그의 아버지가 사교육을 시키면서 옥스퍼드 대학에서 공부하게 됐다. 당시 신랄하고 공격적이기도 했던 무신론자였던 루이스는 세계일차대전에 영국군으로 복무한다. 부상으로 학교로 돌아온 그는 뛰어난 실력으로 옥스퍼드 대학 영문학과 교수로 ‘반지의 제왕’으로 유명한 J.R.R. 톨킨과 친분을 쌓았다.

1920년대 루이스는 무신론에 흥미를 잃고, 하나님이 설명의 원리 정도가 아니라 행위주체라는 깨닫고 유신론으로 입장을 바꿨다. 맥그래스 교수는 루이스를 “신학의 대중해설자라기 보다는 신학의 번역자”라고 소개했다. 기독교 신앙의 합리성에 대해 잘 설명해주고, 그 핵심 주제들을 학자가 아닌 사람들에게도 쉽게 이해할 수 있게 했다고 봤다.

루이스는 세계 2차 대전 중이던 1942년 BBC 라디오 강연의 내용들을 묶어 ‘순전한 기독교(1952)’를 출판했으며, 1950년 전 세계 어린이들의 사랑을 받은 ‘나니아 연대기’ 첫 번째 작품을 출판했다. 1963년 옥스퍼드에 있는 집에서 죽음을 맞이한 루이스는 1980년에 재조명되기 시작했다. 맥그래스 교수는 “상상력에 호소력을 발휘하는 그의 접근법은 후기-이성주의(post-rationalist) 서양문화에 종교적인 개념과 가치들이 회생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해 줬다”고 평하며 현대 목회자와 신학자들에게 도움이 되는 루이스의 4가지 주제를 설명했다.

기독교가 현실의 ‘큰 그림’ 이라는 견해

“루이스는 20세기 기독교 신앙의 합리성에 대한 최고의 변호인”이라고 소개한 맥그래스 교수는 “기독교가 현실의 ‘큰 그림’을 제공하고, 이 큰 그림이 우리가 관찰하고 경험하는 바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는 세상 보는 방식을 제공한다”고 했다. 그는 자신의 경험을 예로 들며 “기독교가 무신론보다 주변에서 관찰하고 내면에서 경험하는 세상을 더 잘 이해할 길을 제시한 것을 깨달았다”며 “나의 세계를 또렷이 보게 해주는 개념체계를 제공했다”고 밝혔다.

맥그래스 교수는 “기독교의 매력은 개별적인 매력이 아니라 구성요소들의 전반적인 비전”이라며 “현상이 종교를 증명할 수 없지만 종교가 현상을 설명한다”고 했다.

이야기들의 사용과 설교에서 이야기의 대한 중요성

루이스가 어울리던 학자 중 도로시 L.세어즈는 1941년 ‘창조자의 정신’에서 인간 속 ‘하나님의 형상’을 일종의 상상력의 형판(template)으로 보고 인간들의 특정한 방식으로 생각하고 상상하는 성향을 설명했다. 세어즈는 인간 창조과정의 패턴이 “살아있는 우주의 실제 구조에 대응”하기에 ‘창조적 정신의 패턴’은 하나님의 존재에 뿌리내린 ‘영원한 아이디어’라고 생각했다. 맥그래스 교수는 “이야기는 이처럼 우리라는 존재의 심오한 부분을 표현하고, 그것은 다시 우리를 이런 모습으로 창조하신 하나님의 어떤 부분을 표현한다”고 했다.

맥그래스 교수는 루이스가 잠수부를 통해 성육신을 설명하고, 용의 옷을 입게 된 한 소년의 이야기를 통해 죄에 대해 전했던 방식을 소개하며 “우리는 하나님에 대한 믿음을 지적으로 터무니없는 것으로 그려낸 이야기에 눈이 가려져 진실을 보지 못했다”고 했다.

‘갈망으로 부터의 논증’ (argument from desire)을 포함한 루이스의 변증론 방법

변증이란 기독교 신앙을 변호하고 적극 소개하는 작업으로서, 비판가들의 공격에 맞서 기독교 신앙을 변호하고, 문외한에게 기독교 신앙의 매력을 알리고 설명해주는 일을 말한다. 맥그래스 교수는 “루이스의 변증은 철저히 이성적이면서도, 하나님을 찾아가는 지적 여정의 출발점으로서 경험의 역할을 강조한다는 점”이라며 ‘순전한 기독교’의 접근법을 설명했다.

루이스의 기독교 변증 글들을 보면, 늘 성경이나 기독교 전통이 아니라, 보편적인 인간경험 이야기로부터 출발한다. 그리고는 어떤 ‘관점’이 그런 경험들이 가장 잘 이해되게 만들어주는지를 묻는다. 맥그래스 교수는 “변증가로서의 루이스의 천재성은, 그 공통된 인간 경험을 이해하는 일에 있어서, 다른 어떤 관점들보다도, 특히 그가 한때 지지했던 무신론보다도, 성경과 기독교 전통에 기반한 관점이 더 만족스런 설명을 내놓을 수 있다는 사실을 탁월하게 보여주는 데에 있다”고 했다.

루이스의 변증은 먼저 어떤 공통된 인간 경험 이야기를 꺼낸 다음, 그것이 기독교가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과 얼마나 자연스럽고 무리 없이 맞아 들어가는지를 보여준다. 루이스에게 기독교는 우리로 하여금 ‘큰 그림’을 보게 해주며, 우리의 지성을 키워주며 우리의 상상력을 만족시켜 주는 세계관인 것이다. 맥그래스 교수는 “기독교는 세상을 보다 분명하게 보이게 해주는 렌즈 같은 것으로, 기독교는 우리가 세상에서 관찰하고 경험하는 바를 이해할 수 있게 해주며 그렇기에 진리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과거의 자료들을 통해 어떻게 배울 것인가에 대한 분석

루이스는 기독교의 풍부한 신학적 유산의 가치를 역설하며 현대의 그리스도인들은 앞선 믿음의 선배들에게서 배울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맥그래스 교수는 “고전은 우리로 하여금 기독교의 유구한 성찰 전통에 기대어 우리 시대와 문화의 중요한 질문들과 문제들을 다른 시대의 눈을 통해 볼 수 있게 해준다”고 말했다. 그는 “과거의 풍부한 신학적 유산은 우리로 하여금 복음을 새로운 눈으로 보게 해주며, 우리의 역사적, 문화적 한계들에 도전을 가함으로써, 기독교 진리에 대한 우리의 이해를 풍성하게 해준다”며 “루이스는, 우리의 눈을 열어 더 큰 실재를 보게 해줌으로써 ‘개성이라는 특권을 허물지 않으면서도 상처를 낫게 해’주는 문학의 힘에 대해 논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컨퍼런스는 열린교회와 큐리오스 인터내셔널(대표 정성욱), 워싱턴트리니티연구원이 공동주최했으며 정성욱 교수(미국 덴버신학교)가 ‘C.S.루이스 신학과 그 변증학적 의미’에 대해, 이인성 교수(숭실대 영어영문학과)가 ‘루이스, 얼굴, 문학적 상상력’에 대해, 심현찬 원장(미국 워싱턴 트리니티연구원)이 ‘기독 낭만주의자의 초상 C.S.루이스’라는 제목으로 발제했다.

정성욱 교수(미국 덴버신학교)가 ‘C.S.루이스 신학과 그 변증학적 의미’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정성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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