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화와 함께하는 묵상] ① 슬프고도 행복한 눈물
[명화와 함께하는 묵상] ① 슬프고도 행복한 눈물
  • 오동섭 목사
  • 승인 2019.06.06 16: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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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tate of Lichtenstein - SACK, Seoul, 2010 출처 : 로이 릭텐스타인 재단
Estate of Lichtenstein - SACK, Seoul, 2010 출처 : 로이 릭텐스타인 재단

영화 <인사이드 아웃>에서는 감정들이 주인공으로 나온다. 기쁨이, 슬픔이, 소심이, 까칠이, 버럭이는 뇌의 기억저장소에서 소환되어 마음 속 이야기를 한다. 그동안 우리의 감정은 뇌에 저장이 되어서 특정한 감정을 유발하는 상황이 되면 뇌신경이 반응하여 감정을 밖으로 표출하게 된다고 생각해 왔다. 그런데 25년 동안 뇌와 감정에 대해 연구한 인지신경과학자인 리사 배럿은 ‘감정은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것과는 다르다’라고 새로운 주장을 한다. 그의 연구를 바탕을 쓰인 책 『감정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에서 리사 배럿 박사는 뇌는 끊임없이 외부로부터 감각을 입력하고, 시뮬레이션하고, 예측하고, 신경세포의 배선을 바꿔나간다고 한다. 이 과정에서 감정은 매순간 경험하는 쾌감, 불쾌감, 동요, 평온과 같은 단순한 느낌을 토대로 구성되며 우리의 뇌는 감각 입력과 과거 경험을 바탕으로 감정을 만들어내고, 그 감정은 삶의 의미를 부여하고 행동을 지시한다고 한다. 리사 배럿 박사는 그이 이론을 바탕으로 “오늘의 경험이 내일을 바꾼다.”라고 말한다. 즉, 오늘 새로운 경험으로 새로운 감정을 만들어 낼 때 우리의 삶이 새롭게 바뀐다는 것이다. 이러한 그의 감정에 대한 이론은 매우 설득력 있게 다가온다. 우리의 삶에서 희로애락의 감정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때 떠오르는 흥미로운 한 작품이 있다. 팝 아트 작가 로이 리히텐슈타인(Roy Lichtenstein)의 ‘행복한 눈물’ 이다. 한 때 모기업의 비자금조성이라는 것 때문에 큰 이슈가 되었던 작품이다.

David Hockney, 'Portrait of an Artist (Pool with Two Figures)'(1972) © David Hockney
David Hockney, 'Portrait of an Artist (Pool with Two Figures)'(1972) © David Hockney

‘팝 아트’는 팝퓰러 아트(Popular Art)의 줄인 말이다. 1960년대 이후에 미국에서 성행하기 시작한 팝아트는 만화나 유명 연예인, 상품에서 차용한 대중적인 이미지를 소재로 하고, 실크스크린 같은 대량복제 기법을 사용해 당시 사회적인 문제들을 표현한 미술 장르다. 말하자면 그동안 미술이 너무 추상적이어서 대중들이 그림을 보면서 도대체 무슨 그림인지, 무슨 의미인지 잘 알 수 없었다면 팝아트는 대중에게 더욱 더 친근하게 다가가기 위한 현대미술의 장르이다. 영국의 팝아트는 다소 사회 비판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었지만, 팝아트의 흐름이 미국으로 옮겨가면서 대중문화와 소비사회를 적극적으로 수용하는 성격으로 변했다. 그런데 알고 보면 이미 우리는 유명한 팝아트 작품들을 경험하고 있다. 대표적인 예로 서울 청계천에 있는 팝아트 작가 클라스 올든 버그(Claes Oldenburg)의 ‘스프링’이란 작품과 명동 대신파이낸스빌딩 앞에 파란빛깔 <러브>상이다. 생존하는 팝아티스트 중에서 가장 비싼 작품으로 팔리고 있는 작가로는 영국 데이비드 호크니(David Hockney)인데 그의 <예술가의 초상(Portrait of an Artist)>이란 작품은 무려 910억 원이라는 가격에 낙찰되었다.

다시 로이 리히텐슈타인의 <행복한 눈물>을 보면 이 작품에서 과연 여인은 왜 눈물을 흘릴까?라는 생각을 해본다. 또한 왜 작가는 작품의 제목을 <행복한 눈물>이라고 했을까?라는 궁금증을 들게 한다. 이 작품 속의 여인은 왜 행복한 눈물을 흘리는 것일까? 사랑하는 이에게 감동의 프러포즈를 받아서일까? 아니면 생일날 전혀 생각지도 못한 깜짝 놀랄만한 선물을 받아서일까? 아마 이 작품을 감상하는 사람들은 수많은 이유를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작가가 이 작품의 제목을 <행복한 눈물>이라고 정했다는 것이다. 작품의 제목이 정해진 이상 이 눈물은 슬픔이나, 불안이나, 걱정이 아닌 행복한 순간의 눈물이기에 이 작품을 보는 누구든지 자신이 행복했던 순간들, 아니면 자신이 바라는 행복한 일들을 상상하게 된다. 행복하기로 작정한 눈물이기에 앞에 어떠한 일이 있었더라도 결국 행복한 눈물이 되는 것이다.

청계천 입구에 서있는 스프링(Spring)이라는 작품이다, 이 작품은 스웨덴 출신의 미국 팝아티스트 '클래스 올덴버그(Claes Oldenburg)'가 설계한 작품으로, KT가 34억의 비용을 들여 서울시에 기증한 작품이다. 높이 20m, 폭 6m, 무게 9톤이다. 출처 : 네이버 블로그 살아있는 그날까지만
청계천 입구에 서있는 스프링(Spring)이라는 작품이다, 이 작품은 스웨덴 출신의 미국 팝아티스트 '클래스 올덴버그(Claes Oldenburg)'가 설계한 작품으로, KT가 34억의 비용을 들여 서울시에 기증한 작품이다. 높이 20m, 폭 6m, 무게 9톤이다. 출처 : 네이버 블로그 살아있는 그날까지만

요한복음 11장 28-37절에 예수께서 우셨다는 표현이 세 번이나 나온다. 첫 번째는 나사로의 죽음 앞에서 우셨고, 두 번째는 예루살렘으로 입성하시는 예수께서 예루살렘의 멸망을 내다보시면서 우셨고. (눅13장 34절) 세 번째는 겟세마네 동산에서 십자가의 죽음을 앞두고 하나님을 향해 땀방울이 핏방울로 변하도록 기도하실 때 우셨다고 히브리서 5장 7절에 이렇게 표현한다. “그는 육체에 계실 때에 자기를 죽음에서 능히 구원하실 이에게 심한 통곡과 눈물로 간구와 소원을 올렸고 그의 경건하심으로 말미암아 들으심을 얻었느니라”

그러고 보면 복음서에서 예수께서 화를 내시거나 우셨다는 표현이 있는데 웃으셨다는 표현은 찾을 수 없다. 특히 요한복음 11장에서 예수께서 눈물을 흘리셨다는 표현의 원문에 보면 단순히 눈물을 흘리는 것이 아니라 ‘조용히 눈물을 흘리며 우셨다’라는 표현을 하고 있다. 흔히 영어로는 ‘울다’라는 표현 중에 ‘weep'가 있는데 이것의 의미는 ’소리 내어 울고 싶은 것을 꾹 참고 감정을 억누르며 조용히 우는 것인데 예수님이 나사로의 죽음 앞에서 눈물을 흘렸다‘이다. 주가 사랑하시는 형제의 죽음 앞에서 그 슬픔을 억누르며 눈물을 흘리는 모습이다. 어떻게 보면 이 모습은 하나님이 인간을 향해 흘리시는 눈물이라고 말할 수 있다. 하나님의 품을 떠난 인간이 인생이라는 고통의 바다 속에서 살려달라고 아우성치는 인간의 모습을 보며 슬피 울며 눈물을 흘리시는 하나님의 모습이다. 마치 나사로와 같이 무덤 속에서 썩은 내 나는 모습으로 살아가는 인간의 삶. 매일 무거운 짐과 걱정과 근심 속에서 허덕이며 살아가는 인간의 모습을 바라보며 안타까워하시는 하나님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요한복음 11장 33절에서 예수님은 나사로의 죽음으로 슬퍼하는 마리아와 마르다, 그리고 유대인들의 모습을 보시고 “비통히 여기시고 불쌍히 여기”셨다고 표현하고 있다. 사실 이제 예수님은 나사로를 죽음에서 살리시고 자신이 십자가에 이르는 죽음의 여정을 걸어가셔야만 한다. 인간으로부터 자신이 철저하게 버림받을 것을 알고 계시는 주님은 인간을 향한 분노와 서러움의 눈물이 아닌 긍휼의 마음으로 눈물을 흘리신 것이다. 인간이라는 그 비열하고 배은망덕하고 사악한 존재를 구원하시기 위해 하나님은 자신을 희생하신 것이다. 예수님의 그 눈물은 깊은 슬픔의 눈물이지만 나사로를 살리시는 것처럼 온 인류를 살리기 위한 ’슬프고도 행복한 눈물‘이었다.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의 깊고 깊은 ’슬프고도 행복한 눈물‘의 열매들이다. 이제 우리도 주님과 같이 이 세상을 향한 깊은 시름과 눈물을 흘려야 한다. 우리 가정 안에서, 우리의 이웃과 삶의 자리에서 그들을 살리기 위한 ’슬프고도 행복한 눈물‘을 기꺼이 흘리는 삶의 헌신이 있어야 하겠다.

 

 

오동섭 목사미와십자가교회 위임목사스페이스 아이 대표극단 미목 공동대표
오동섭 목사
미와십자가교회 위임목사
스페이스 아이 대표
극단 미목 공동대표
예술목회연구원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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