흘러 떠내려가고 있는 한국교회
흘러 떠내려가고 있는 한국교회
  • 박은호 목사
  • 승인 2019.06.06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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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위(엑수시아)는, 본질(우시아)로부터
나오는(에크)는 것이다.
본질을 무시하는 한국교회는,
계속하여 흘러 떠내려갈 수밖에 없을 것이다."

대한예수교 장로회 통합 측 총회는 명성교회의 목회세습 사태로 지금 겉잡지 못하는 격랑에 요동치고 있다. 한동안 조금 방향을 잡는가 싶었는데, 시간이 흐를수록 오리무중五里霧中에 빠지면서 그 향방을 상실해 가고 있다. 혹자는 이 사태를 두고, 개교회의 문제를 두고 왜 제삼자가 이러쿵저러쿵하느냐며 어줍지 않은 ‘개교회자유론’을 들먹거린다.

한 교회의 문제가, 정말 개교회의 문제인가? 담임목사 청빙은, 그 교회의 교인의 고유권한일까? 담임목사는 그 교회에 소속된 목사라는 말인가? 한국교회는 이런 가장 기본적인 문제에서부터 심각한 표류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한국교회는 심각할 정도로 개교회주의에 매몰되어 있다. 교회의 역사 속에서 형성된 가장 근원적인 신앙고백적인 정체성마저 상실해버린 교회가 되어버렸다. 우리는 기나긴 교회의 역사 속에서 형성된 매우 소중한 고백을 가지고 있다. “나는 하나의 거룩한 보편적이고 사도적인 교회를 믿는다”(I believe one holy Catholic and Apostolic Church). 교회에 대한 역사적인 이 고백은, 교회의 가장 근원적인 정체성이다. 교회는 개교회가 아니다. 근원적으로 하나의 교회이다. 거룩한 교회이다. 보편적인 교회이다. 그리고 사도적인 교회이다. 이는 곧 온 세상 열방의 다양한 교회들이 그리스도의 몸이라는 고백에서 형성된 대단히 중요한 근원적인 교회의 정체성이다. 그런 의미에서, 개교회의 자유를 강조하는 것은, 이미 그 교회가 교회의 본질을 포기하는 교회라는 것을 의미한다. 어떻게 개교회의 담임목사 청빙이 개교회의 고유권한인가? 교회의 근원적인 정체성을 조금이라도 고민하는 사람이라면, 삼척동자도 받아들이기 힘든 그런 억지논리를 주장할 수가 없다. 개교회의 담임목사는 그 교회의 당회에 소속된 사람이 아니다. 목사의 소속은 노회에 있다. 그러기 때문에 목사는 자신을 개교회에 파송한 그 노회의 노회원老會員이다. 노회원인 목사는 마땅히 노회의 행정적인 지도와 질서와 법 안에서 노회가 자신에게 위임해 준 그 교회의 담임목사의 직무를 감당해야 한다. 명성교회는 명성교회의 담임목사 청빙문제를, 명성교회의 당회의 문제로, 명성교회의 공동의회의 고유권한이라고 주장하는데, 그것은 뿌리 없는 공허한 외침에 불과하다. 그 명성교회는 어느 노회에 소속된 교회인가? 그렇다면 당연히 그 노회의 행정지도를 받아야 한다. 그 노회가 합법적으로 파송해 준 목사를 담임목사로, 위임목사로 받아야 하는 책임과 의무가 있다. 명성교회는 명성교회가 소속한 노회 위에 있는 교회인가? 개교회의 담임목사 청빙의 문제가 어떻게 개교회의 고유권한의 문제인가? 담임목사 청빙의 문제는, 그 교회의 당회와 제직회 그리고 공동의회가 교회가 소속된 상회인 노회의 법과 질서를 따라서 청빙해야만 한다. 동시에 그 교회가 소속된 노회의 상회인 교단 총회의 헌법과 질서를 따라서, 합법적으로 청빙절차를 진행해야 한다. 그럴 때 그 청빙이 그 교회에서뿐 아니라 교회가 소속된 노회에서도 교단 총회에서도, 그 청빙의 권위를 인정받을 수가 있는 것이다. 명성교회가 아들 목사에게 담임목사직과 위임목사직을 세습한 모든 절차에는 상회인 노회의 법과 질서를 어긴 범법일 뿐만 아니라, 교단 총회의 헌법과 법정신을 의도적으로 거부한 대표적인 불법의 아이콘이다.

명성교회의 세습을 지지하고 옹호하는 혹자들이 주장하는 세습금지법의 자구적字句的인 법 논리는, 허망하기 그지없는 바리새적인 주장에 불과하다. 예수님의 가르침이 바리새인의 서기관들의 가르침과 달리 왜, 권위가 있었는가?(마7,28-29) 예수님의 가르침이 하나님께서 명하신 토라의 근본에서부터 우러나오는 하나님의 나라와 하나님의 정의를 드러내는 가르침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바리새인의 서기관들의 가르침은 토라의 근본에서부터 나오는 하나님의 나라와 하나님의 정의가 아닌 유대종교(Judaism)의 본거지인 144,000m²나 되는 거대하고 화려한 예루살렘 성전 종교가 스스로 만들어 놓은 그들의 시스템인 율법주의적인 할라카(Halakha)를 가르쳤다. 권위(엑수시아)는, 본질(우시아)로부터 나오는(에크)는 것이다. 본질을 무시하는 한국교회는, 계속하여 흘러 떠내려갈 수밖에 없을 것이다.

 

 

박은호 목사

정릉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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