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강화에 빠진 한국교회, 스토리텔링 부족
자기강화에 빠진 한국교회, 스토리텔링 부족
  • 정성경 기자
  • 승인 2019.06.03 11: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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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장통합 총회한국교회언론홍보회 정기포럼
종교왕국의 동굴에서 탈피하여 시대에 따른 기독언론 역할 모색
“기독언론의 창구 단일화 필요”
예장통합 총회한국교회언론홍보위원회에서 개최한 정기포럼에서 발제자 왼쪽부터 안기석 전 종무관, 매일경제 허연 기자, 호남대 김기태 교수, 사회 이상은 목사가 참석자들의 질문에 경청하고 있다. 정성경 기자 

“종교는 훌륭하다. 그런데 종교인은 훌륭하지 않다.”

30일 한국교회 100주년기념관 소강당에서 '비판적 저널리즘과 한국교회의 대응'이란 주제로 열린 예장통합 특별위원회 '총회한국교회언론홍보위원회'(위원장 박진석 목사, 서기 이상은 목사) 정기포럼에서 매일경제 문화부 허연 기자의 말이다. 2년간 종교부에 몸담았던 허 기자는 ‘한국교회 언론소통의 현실과 과제’라는 주제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한 대형교회 담임 목사를 인터뷰하기 위해 7명과 통화했던 경험을 털어놓으며 “인터뷰 내내 마음을 열지 않고 기자인 나를 경계하며 감시했다”고 했다. “교회를 향해 뛰어 들어오는 부랑아도 끌어안아야 하는 교회가 기자 한 사람을 품지 못했다”며 “교회는 왜 세상과 담을 쌓고 있는가” 물었다.

허연 기자 

허 기자는 “한국교회가 세상에 좋은 일을 많이 했음에도 불구하고 공격을 받아 억울함으로 인해 자기강화에 빠졌다”고 했다. “개신교가 타종교와 비교했을 때 권위주위적”이라며 천주교에서 주교가 수녀를 대하는 것, 불교에서 승려들이 서로를 대하는 것, 담임 목사가 비서 목사를 대하는 것을 예로 들었다. 그러면서 “개신교의 보도 자료는 쓸게 없다”며 “스토리텔링을 못 만들기 때문”이라고 했다. 예를 들어 천주교에서는 이탈리아에서 온지 50년 된 파란 눈의 수녀를 언론에 앞세우지만 개신교는 파워를 가진 이가 “나를 써줘”라고 말한다는 것이다.

이어 허 기자는 “누군가가 기사를 읽고 따뜻한 마음이 들고 하나님이 궁금해진다면, 그것이 기독언론이 해야 되는 일이 아닌가”라며 “교회가 좋은 일은 많이 하면서도 사회에서 어떤 시선을 받고 있는지 생각해보라”고 조언했다.

기독언론이 해야 할 일에 있어 허 기자는 “교회가 자기 논리에서 빠져나와 세상의 언어로 이야기해야 한다”며 “개신교에 우호적 전문가를 만들고, 세상과 만나 소통해야 한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기독언론의 창구가 단일화 되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개신교 소식을 얻기 위해 80군데에 전화해야 되는 상황”이라며 “사회를 위한 대타협을 위해 대중들에게 소식을 전하는 창구가 간소화되어야 한다”고 했다. 또한 “이태석 신부나 성철 스님 같은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언론은 착하고 좋은 일들을 쓰고 싶어 한다”며 “기독교가 좋은 얘길 많이 해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교회에 대한 비판적 언론과 위기관리’라는 주제로 한국교회언론연구소 상임연구위원장이자 호남대 신문방송학과 김기태 교수가 발제를 진행했다.

김기태 교수

김 교수는 “지금 한국교회는 건강한가”에 대해 질문하며 교회에 대한 정당한 비판적 언론의 예와 부당한 비판적 언론을 설명했다. 그는 “교회 내 각종 비리, 부패, 범죄, 교회의 폐쇄성, 특정 정치적 세력과의 무분별한 결탁, 물질주의, 성장제일주의, 대형화 세습 등에 대한 비판은 정당하지만 일부 기독교인의 잘못을 전체로 돌리는 비뚤어진 일반화의 오류나 흥미제일주의, 반기독교적 기사, 불균형적인 기독교 비판, 가짜뉴스 등은 부당하다”고 했다.

김 교수는 “언론 보도에 대한 기본적인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고, 언론의 보도를 세상에 비친 교회의 거울로 이해해야 한다”고 했다. 또 “부당한 비판적 보도에 대한 감시체계를 구축하고 단계적‧사안별 대응 매뉴얼과 언론사와의 항시적 신뢰관계 유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교단차원의 대응을 위한 제언에서 △교단 대표 대변인제 운영과 강화 △교단 내 주요 인사들의 정기적인 기자회견, 좌담회 등 세상 언론과의 소통 △전문가 그룹과 특별위원회 운영의 내실화 △대 사회 관련 이슈를 위한 위원회나 부서 활동의 혁신적인 변화와 지원 △공적 교단의 역할 강화 △교회의 선제적 입장 공표와 실천 △교회 출입기자단을 대상으로 교회 순회 초청 코스 개발 △교단 소속 기독교 언론인 파악으로 자문그룹 활용을 제안했다.

이날 패널 토의에서 한국교회언론홍보위원회 서기 이상은 목사의 사회로 문화체육부관광부 안기석 전 종무관이 ‘기독교연합단체 언론 대응 전략’을 발제하고 참석자들과 함께 의견을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다.

안기석 전 종무관
안기석 전 종무관

안 전 종무관은 “우리는 ‘한국교회는 세상에 어떤 선물일까?’ 생각해봐야 된다”며 “그동안 한국교회는 우리 사회에 많은 선물을 줬지만 한국교회 자체가 어떤 선물이었는지 묻고 싶다”고 했다. 그는 “구글 검색을 통해 기독교연합단체들의 언론 보도를 살펴보면, 기독교적 가치와 입장, 행사 개최, 분쟁이나 갈등 등의 뉴스거리를 세상에 주고 있다”며 “이런 경우 세상의 선물이 되기 어렵다”고 봤다. 이어 “종무관 시절 종교 기사를 보면 ‘나쁜 프레임’에 주로 개신교, ‘나쁘거나 좋은 프레임’에 주로 불교, ‘좋은 프레임’에 카톨릭 보도를 발견했다”며 “기독교연합단체는 교회의 활동들이 우리 사회에 선물이 될 수 있도록 기획하고 정리하고 전달할 의무가 있다”고 밝혔다. 또한 안 전 종무관은 "일반 언론의 눈으로 볼 때 개신교를 포괄하는 한국 교회는 보이지 않고 교단도 보이지 않고 우뚝 선 대형교회가 가장 잘 보이기 때문이다"며 "기독교왕국, 종교왕국을 만드는 폐쇄성, 동굴에서 탈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종합토론에서는 몇가지 제안이 있었다. 본 교단만이라도 언론에 대응하는 대변인제를 보다 실효성 있게 운영할 수 있도록 강화하고, 일반 언론 기자들과의 기자회견이나 기자좌담회를 정례화하고, 언론감시단과 지역언론대응조직 등을 비롯한 언론네트워크 활용을 제안했다.  

언론포럼 참석자들은 한국교회 언론이 나아갈 방향에 대해 함께 고민하는 시간을 가졌다. 정성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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