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과 신앙 in Drama] 세상을 바꾸는 마법 in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
[삶과 신앙 in Drama] 세상을 바꾸는 마법 in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
  • 박형철 교수
  • 승인 2019.05.30 00:00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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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전 세계적으로 ‘포켓몬 GO’라는 게임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이제는 현대인들에게 필수품이 된 스마트폰과 이를 매개로 구현된 증강현실(AR: Augmented Reality)은 현실과 게임이 결합된 새로운 세상을 창조해냈다. 첨단 기술을 통해 바라보는 세상이 신기한 사람들은 실재하는 듯 돌아다니는 귀여운 몬스터들을 잡기 위해 시간과 장소를 가리지 않고 돌아다녔고 이는 독특한 사회현상을 만들어내기도 했다 : 여행의 목적과 여가생활의 변화, 특정지역의 관광 상품 창출 등 긍정적 현상, 제한구역 무단 침입, 교통사고 등 부정적 현상.

사실 21세기 게임은 20세기 오락실을 대표하는 ‘갤러그’(Galaga)나 컴퓨터 windows의 역사와 함께 하는 ‘지뢰 찾기’ 같은 레트로(retro) 게임을 넘어 하나의 스포츠(e)이자 문화로 자리 잡았다. 그리고 AI(Artificial Intelligence)와 함께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중요한 기술인 가상현실(VR : Virtual Reality)은 5G 기술과 더불어 상용화가 가속화되고 있다. 참고 : VR/AR/MR(Mixed Reality, 혼합현실)은 비슷하면서 약간씩 다른 개념이다. 작년에 개봉했던 영화 <레디 플레이어 원>은 가상현실과 게임이 생활의 일부가 되는 미래사회를 보여주기도 한다.

tvn에서 방영한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 증강현실게임을 드라마에 접목시켜 많은 팬층을 낳았다. tvn 홈페이지 갈무리
tvn에서 방영한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 증강현실게임을 드라마에 접목시켜 많은 팬층을 낳았다. tvn 홈페이지 갈무리

올해 초 종영한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이 신선했던 이유는 증강현실과 게임이라는 현대의 기술-문화적 소재를 다룬 드라마였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는 일반 드라마 팬층을 넘어 남성과 10대 그리고 IT/게임 업계까지 드라마 수용자의 지평을 넓혔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그러면 독특한 소재들을 다루는 드라마와 그 작품에 다양한 이유로 반응하는 사람들의 모습 등 새로운 문화현상에 대해 교회와 사역자가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알파고와의 대국 이후 사람들은 더 이상 실생활과 4차 산업혁명 시대의 기술(AI/VR/AR/MR)을 떨어뜨려 생각할 수 없다는 것을 인지하기 시작했다. 벌써 한편으로는 미래에 없어질 수 있는 직업들에 대해 들으며 불안해한다. 영화 <알리타>의 인간보다 더 인간 같은 AI를 보며 신기함을 넘어 두려움을 느낀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기술을 통해 구현되는 것들 속에서 재미와 위로를 느낀다. 어쩌면 사람들은 답답하고 무기력한 현실에서 대안과 만족을 찾을 수 없기에, 의식적으로든 무의식적으로든 무엇이든 원하면 이루어지는 가상의 현실 속으로 도피하고 싶어 하는지도 모른다.

즉, 기술과 함께 급변하는 세상, 다가오는 미래 앞에 불안하고 혼란스러운 마음, 그래서 보이지 않는 허상을 추구하는 현대인의 일탈(?)의 모습을 바라보며 교회와 사역자들은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어야 한다. 그들의 마음을 이해하는 것을 넘어 영적인 부분까지 다룰 수 있어야 한다. 기술과 문화의 과도기 속에서 어떻게 균형을 잡고 수용하고 판단할 것인지, 어떤 신앙-윤리적 가치와 기준을 제시하고 적용할 것인지 치열하게 고민해야 하는 시대가 온 것이다. 드라마를 비롯한 현대 영상매체에 담기는 내용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도 거기에 있다.

tvn에서 방영한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 증강현실게임을 드라마에 접목시켜 많은 팬층을 낳았다. tvn 홈페이지 갈무리
tvn에서 방영한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 증강현실게임을 드라마에 접목시켜 많은 팬층을 낳았다. tvn 홈페이지 갈무리

그러면 스페인 그라나다를 마법의 도시로 설정한 증강현실 게임을 다루는 드라마에서 우리가 신앙의 눈으로 바라볼 수 있는 것은 무엇이 있을까? 작품 속 두 가지 장치만 이해하고 적용해보자 : 1) ‘스마트 렌즈’를 착용하는 순간 현실에 게임의 그래픽이 겹쳐지며 세상이 게임의 무대가 된다는 기발한 설정, 2) 플레이어의 레벨, 아이템, 퀘스트 등의 규칙에 따라 칼과 총으로 적들과 싸우는 ‘게임방식’.

먼저 스마트 렌즈는 그리스도인에게 믿음의 눈이다. 중요한 차이는 증강현실 그래픽이 허상인 반면 우리의 믿음은 실재이자 증거라는 것이다(히브리서 11장). 거듭난 신앙으로 살아가는 그리스도인은 일반 세상 속에서 영적 세계라는 증강현실을 동시에 살고 있는 존재이다. 그렇기에 드라마 주인공이 증강현실 게임 속에서 허공을 향해 칼을 휘두르며 실제로는 ‘보이지 않는 것’들과 싸우는 모습은 그리스도인의 삶 속 영적 전투의 또 다른 모습일 수 있다. 우리의 싸움은 혈과 육에 대한 것이 아닌 이 어둠의 세상 주관자들(에베소서 6장)과 공중의 권세 잡은 자(에베소서 2장)를 상대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리스도인 플레이어는 보이지 않는 적과의 싸움인 영적 전투에서 이기기 위해 하나님의 전신갑주라는 아이템들(진리의 허리 띠, 의의 호심경, 평안의 복음의 신, 믿음의 방패, 구원의 투구, 성령의 검인 하나님의 말씀)을 갖추어야 한다(에베소서 6장). 나아가 훈련과 연단을 통해 전인격을 포함한 신앙의 아이템들의 레벨을 높이고, 날마다 주어지는 삶의 현장 속 퀘스트들을 해결해야 한다. 그럴 때 우리 모두는 신이 허락한 인생이라는 거대한 게임의 주인공이 될 수 있는 것이다.

드라마는 첫 회부터 끝까지 ‘마법’에 대해 말한다 : 모든 사람은 마법 같은 기적이 일어나기를 원한다고, 하루아침 마법으로 인생이 바뀔 수 있다고, 그래서 마법은 한 번이면 족하다고. 그리스도인들 모두는 이미 마법 같은 기적을 경험하고 한순간 인생이 바뀐 자들이다. 보이지 않는 것을 믿음으로 한 번이면 족한 구원을 받은 자들이다. 중요한 건 그다음이다. 보이지 않는 진리의 마법을 혼자만 간직할 것인가, 아직 무지와 실존의 고통 속에 있는 이웃에게 섬김과 기다림으로 증거하고 베풀 것인가. 진정한 그리스도인은 신이 머물다 간 순간(기적/섭리)을 기억해야 한다. 신과 함께 그리고 세상과 함께 살아가는 자들이어야 한다. 드라마가 ‘세상을 바꾸는 마법’이 과학기술이 아닌 사람에 대한 믿음이라고 말한다면, 우리는 거기에서 나아가 보이지 않는 신에 대한 믿음과 구원 그리고 세상 사람들에 대한 기대와 소망과 사랑이 ‘세상을 바꿀 수 있는 진짜 마법’이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

 

박형철서울여자대학교 특임교수예술목회연구원 연구위원
박형철
서울여자대학교 전담교수
예술목회연구원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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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처럼 2019-06-02 16:56:14
이전것은 지나갔고,
새것이 되었나 봅니다~

정스런 2019-05-31 13:10:25
한 번이면 족한 기적!
그 기적을 거저 받은 사람인 제가 다른 이들에게 이 기적을 소개시켜주며 한 사람에게 새로운 소망과 기쁨을 줄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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