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재정권의 종교의 자유와 인권탄압
아프리카의 북한으로 불리는 에리트레아에서 140여 명의 기독교인이 체포됐다. 사역 단체 릴리즈 에리트레아(Release Eritrea)에 따르면 “아프리카 에리트레아 독재 정부가 이달 초 독립기념일을 앞두고 기독교인 140여 명을 수도 아스마라(Asmara)의 마이 테메나이(Mai Temenai)에서 체포했다”며 “체포된 이들은 여성 104명, 남성 23명, 어린이가 14명”이라고 밝혔다.
에리트레아는 분쟁이 끊이지 않는 ‘아프리카의 뿔’ 지역에 속하는 나라다. 내륙으론 수단, 에티오피아, 자부티와 국경을 맞대고 있고 동쪽으로 홍해와 닿아있다. 에리트레아는 과거 이탈리아의 지배를 받았고, 이후 에티오피아 연방에 소속됐다. 그러다 기독교 세력 에리트레아 인민해방전선(EPLF)의 오랜 분리투쟁으로 1993년 독립했다. 그때 아프리카 최고의 지성으로 불렸던 지도자 이사이아스 아프웨르키(Isaias Afwerki)가 대통령에 당선됐다.
하지만 독립 이후 아프웨르키 대통령이 20년이 넘는 독재를 실시하면서 에리트레아는 종교의 자유, 언론의 자유 그리고 인권에 있어 세계 최하위국이 됐다. 국제 언론 감시단체인 ‘국경 없는 기자회’는 ‘2019 세계 언론자유지수’ 발표회에서 에리트레아를 북한과 투르크메니스탄과 더불어 최악의 언론 탄압국으로 지정했다. 또한 유엔난민기구(UNHCR) 보고서는 따르면 보트를 통해 이탈리아에 도착한 난민의 22%가 에리트레아인이며, 2015년 말 기준 에리트레아의 난민 수는 47만 명에 이르러 넘어 인구의 12%에 달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러한 정치적 혼란 속에 에리트레아의 기독교 탄압도 날로 심각해졌다. 독재자 아프웨르키 대통령은 가톨릭과 정교회를 제외한 모든 교회를 법으로 금지했고, 이를 어기고 예배를 드리는 기독교인을 체포했다. 허가받은 교회들마저 모두 검열의 대상이었고, 당국의 이러한 종교 탄압을 비판한 사람들도 모두 체포됐다. 에리트레아 정교회(Eritrean Orthodox Church)의 전 주교 아부네 안토니우스(Abune Antonius) 마저 종교 탄압을 비판했던 공식 발언 때문에 2007년부터 12년째 가택 구금 상태다.
릴리즈 에리트레아(Release Eritrea)의 대표 버하니 아스멜라시(Berhane Asmelash) 박사는 한국 VOM(Voice of the Martyrs Korea)를 통해 “140명 중 몇몇은 체포된 지역에서 멀지 않은 아디 아베토(Adi Abeito) 교도소에 구금되어 있을 것으로 추정되고, 다른 이들은 아직 경찰서에 구류되어 있다”며 “외국에 흩어져 거주하는 에리트레아 국민이 종교의 자유를 달라고 목소리를 내면서 자국에 거주하는 에리트레아 기독교인들이 더욱 담대해졌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