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세 사모 이야기, '부르신 길의 영광을 보고 달려가는 삶'
[인터뷰] 세 사모 이야기, '부르신 길의 영광을 보고 달려가는 삶'
  • 정성경 기자
  • 승인 2019.05.23 08: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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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도순 사모
오순일 사모
홍석례 사모

20년 이상 기도로 친구가 된 사모들이 있다. 목포에서 격주로 진행되는 사모영성회를 통해서다. 전가화 목사의 믿음의집 사모 모임을 통해 30여 년 전 오순일 사모(66세, 한울교회)가 시작해 전남서부 지역의 사모들이 함께하고 있다. 월요일은 사역자들에게 쉬는 날이지만 오전 10시 반에 모여 함께 성경 읽고, 기도하고, 점심을 나누다 보면 오후 2시가 넘는다. 지난 월요일 한울교회에서 진행된 사모영성회에서 오순일 사모를 비롯한 장순도 사모(68세, 휘광교회), 홍석례 사모(67세, 생명의빛교회)를 만나 사모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20년 이상 기도로 친구가 된 장도순 사모, 오순일 사모, 홍석례 사모. 정성경 기자

 

사람들에게 받은 상처

간절한 기도로 회복

한 영혼의 귀함을

깨닫고 발견하는 삶

-신앙이야기, 사모 이야기-

오순일 사모(이하 오) : 이상하게 어릴 때부터 사모 아니면 전도사가 되고 싶었다. 특이한 게 어렸을 때 일기에 ‘주의 일을 한다’고 썼다. 놀면서도 예배드리는 놀이를 하곤 했는데 하나님께서 그 꿈을 이뤄주신 것 같다. 우리교회가 언덕에 있고, 우리집이 그 아래 있었는데 ‘나 새벽 기도 한번만 가게 해주세요’라고 기도하고 잠이 들었었다. 어느날 새벽 종소리가 들려 신나서 새벽기도를 가려고 보니 눈이 많이 왔다. 교회 앞에 눈더미가 있었는데 거기에 빠졌었다. 그런데 ‘넌 너의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것’이라는 음성이 들렸다. 그날 교회 담임 목사님이 아닌 목사님의 사위가 말씀을 전하는데 딱 그 말씀을 주셨다. 당시 여 목사는 못봤기 때문에 사모나 여전도사가 되고 싶었다. 중학생 때부터 교회에서 교사를 하고 반주를 하면서 그 마음이 더 강해졌다. 그렇게 남편을 만나 목회를 하게 됐다.

장순도 사모(이하 장) : 어렸을 때부터 목회자를 잘 섬겼다. 당시 교회에 목사님을 잘 섬기는 5명이 있었다. 목사님께 무슨 일이 있으면 같이 30리길을 걸어서 따라다녔다. 교회 사택을 건축할 때 집에서 밥 해본적도 없는 내가 한 달 동안 목사님과 일하는 사람들에게 밥을 해줬다. 그러다 집에서 “식모살이해서 돈 많이 벌었냐”고 쫓겨날 뻔도 했다. 십대에 은혜를 받고 신학을 해서 목회자가 되어야겠다고 생각했다. 나는 독신으로 사역을 하려고 했다. 그런데 오빠들은 소 팔아서 다 학교를 보냈는데 나는 얼른 시집이나 가라는 것이다. 장로였던 오빠가 사정해서 학교를 보내줬다. 신학교에 가면 천사들만 있는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적이 되는 경우도 있었다. 그러다 23살에 곡성에서 10리 들어가는 곳에서 여전도사를 구한다고 해서 갔다. 60호 가구가 사는 동네에 교인이 40명이었다. 어린데도 성도들이 전도사라고 잘 따라줬다. 처음에는 설교를 못하겠어서 얼마나 열심히 기도했는지 모른다. 5년 지나서 교회가 성전건축 할 만큼 성장하니까 성도들이 남자 목사를 원했다. 거기서 5년 있으면서 선을 30번이나 봤다. 그런데 당시 신학교 3학년이던 남자가 두 번째 만났는데 도와달라며 손목을 꽉 잡는 것이다. 대답을 안 하면 안 놓는다길래 대답했더니 그 사람이 지금 내 남편이다.

홍석례 사모(이하 홍) : 고등학교를 미션스쿨을 다녔지만 한 번도 예배를 드린 적이 없다. 담당 목사님 도장만 받아와도 기본 점수를 받을 수 있는데도 무슨 고집인지 한 번도 받은 적이 없다. 이십대 어느날, 몸이 아파서 집에 누워있는데, 밖에서 새벽송이 들렸다. 그 다음날 아버지께 말씀드렸더니 500원을 주시면서 교회 가서 고맙다는 인사를 하라고 하셔서 갔다. 그런데 우리집까지 새벽송을 온 적이 없다는 것이다. 그렇게 교회를 나가기 시작했다. 당시 교회에 고등학교를 나온 사람이 없어서 바로 주일학교에서 교사를 맡았다. 한 교역자와 선을 보러 나가는데 아버지가 “예수 믿는 놈은 괜찮지만 예수에 미친 놈은 싫다”고 하셨다. 그래서 그 분을 거절했다. 그리고 나서 선을 보는데 좋다고 하면서도 사주만 보면 연락이 없었다. 그러다 서울에서 한 교회 목사님 댁에서 가정교사를 하게 되면서 남편을 만났다. 특별히 사역에 대한 꿈이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이미 나이가 28살이 돼서 부모님도 사역자인 남편을 거절하지 못하셨다. 그러면서 “저게 제 팔자인줄 알았으면 진작 보낼 것을”이라고 하셨었다.

-사모의 슬픔과 기쁨-

: 딱 사모가 되니까 고생문이 활짝 열렸다. 목포에서 개척을 했는데 9평 정도 예배당에서 남편이 아이 한명 앉혀놓고도 신나서 설교를 하는데 낙심이 됐었다. 솔직히 결혼한 것을 후회했다. 남편은 신학교 졸업하고, 대학원도 가는데 난 오히려 기도의 힘을 잃고 영육이 힘든 시간이었다. 그러다 교회가 성장하니까 분열되는 일이 있었다. 교회에서 키운 목사님을 세운다고 성도들을 많이 데리고 나갔는데, 그때 기도 안했으면 심장병으로 죽었을지도 모른다. 그런데 어느 날 기도하는데 새벽 2시에 응답이 왔다. 그들을 불쌍히 여기라는 것이다. 심판받을 때를 생각해보니 불쌍해졌다.

교인들이 은혜 받고 믿음으로 살려고 하는 모습을 보면 기쁘다. 성도들 중에 먼 하의도에서 오는 권사님 부부가 있는데 그 멀리서 토요일마다 와서 주일을 섬겼다. 하나님께서 그들이 섬긴 그대로 다 갚아주셨다.

: 사역하면서 사람들이 배신했을 때다. 목사님 성격이 그래서 꼭 그런 분들을 쫓아가서 교회 나오지 말라고 했다. 내가 얼마나 괴롭고 힘이든지 새가 돼서 날라가면 좋겠다는 생각도 했었다. 사택 옆에서 살면서 사사건건 괴롭히는 사람도 있었다. 음식을 해먹으면 냄새 난다는 것부터 시작해 교회 문짝을 두드리기도 했다. 어느 날 물맛이 이상해 옥상 물탱크를 열어보니 누가 똥을 어항에 담아 물탱크에 넣어놓은 것이다. 그런 물도 먹고 살았다.

안정된 교회에서 두 쪽이 난 교회도 갔는데 너무 힘들었다. 10년 가까이 싸움을 한 교회였는데 서로 못잡아 먹어서 안달이었다. 그 때 ‘기도 안하면 죽겠구나’ 생각했다. 그러다 3개월 만에 은혜로 합동 예배를 드린 적이 있다. 가장 기뻤을 때는 처음 개척해서 조그만 미영이라는 아이가 동생 손을 잡고 교회 온 것이다. 그 애를 보며 얼마나 감사했나 모른다.

: 아무래도 성도들이 교회를 떠날 때다. 우리의 목회가 그들을 다 품어주지 못해 떠나는 것 같아 마음이 아프다. 열심히 사랑하고 모든 것을 준다고 했는데, 그럴 때마다 우리의 부족함을 발견하는 것 같아 낙심이 된다.

무안에서 둘째 아이를 낳을 때, 친정엄마는 큰 아이 낳을 때 너무 고생하셔서 오지 않으시고, 시어머니가 일주일만 계시다 가셨다. 당시 큰 아이가 돌이었다. 그런데 교회 학생들이 등하교를 하면서 사택 일을 돌봐줬다. 와서 빨래도 해주고, 큰 아이도 봐줬다. 그렇게 사랑받았던 것에 지금도 참 감사하다. 그리고 35년 전 청산도에서 교회를 개척했는데, 처음에는 마을에서 교회를 거절했었다. 그런데 어느 날 빨래하고 있는데 아이들이 내가 가르쳐준 찬양을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찬양을 부르면서 골목을 뛰어다니는 그 아이들의 모습이 아직도 선하다.

사모영성회를 통해 격주로 만나 말씀 읽고, 기도하고, 삶을 나눈다. 정성경 기자

-사모의 길에 들어선 이들에게-

: 불과근 불과원(不過近 不過遠), 성도들과 너무 가까이하지도 말고 너무 멀리하지도 말라고 말하고 싶다. 난 사모에 대해 후회도 없고, 은퇴를 준비하는 중이다. 며느리가 나처럼 사몬데 같은 사모 입장에서 조심할 것도 많고 해서 짠한 것도 있다. 하지만 하나님이 우리를 훈련시키는 단계가 다르고 때에 따라 은혜를 주신다. 하나님만 바라보면 된다.

: 나도 마찬가지다. 사람에게 위로받으려 하지말고 하나님만 바라보면 모든 것이 해결된다. 무엇보다 나와 하나님의 1대1 관계가 가장 중요하다. 목회는 영적싸움이다. 승리하기 위해서는 성령 충만해야 한다.

:목회에 있어 푯대를 향해 함께 달려가는 남편과 하나 되는 것이 가장 중요하고, 영적인 동지를 만나는 것도 중요하다. 난 사모영성회를 통해 삶을 나누고 기도제목을 나누다보니 위로와 격려를 얻는다. 우리를 부르신 길이 험난하고 외롭고 힘들 수도 있다. 하지만 이 길이 영광의 길임을 믿는다. 하나님은 전지전능하시고 살아계시다. 

-앞으로 하시고 싶은 일이나 꿈-

: 어렸을 때부터 반주로 봉사했었다. 악기를 좋아한다. 아코디언을 통해 봉사하고 싶다. 신유은사를 사모했기에 그런 사역도 하고 싶다. 남편과 우리 은퇴하면 은퇴한 목사님들과 같이 주님 앞에 갈 때까지 전도하자고 말했다.

: 오직 믿음으로 잘 살고 싶다. 은퇴하고 나니 모든 욕심도 내려놓고 더욱 하나님만 바라보게 된다. 남편하고 남은 여생 보람되게, 행복하게 살면 좋겠다.

: 호스피스 사역을 하고 싶다. 목회하면서 많은 탄생과 임종의 자리를 봤다. 죽음 앞에 불안해하는 이들에게 천국을 보여줄 수 있는 삶이 되기를 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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