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신학자는 인문학자가 되어야 하는가?
왜 신학자는 인문학자가 되어야 하는가?
  • 황재혁 기자
  • 승인 2019.05.18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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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규의 ‘그리스도인은 왜 인문학을 공부해야 하는가?’

독일에서 철학과 신학을 공부한 김용규 박사가 ‘그리스도인은 왜 인문학을 공부해야 하는가?’란 제목의 신간을 최근 출간했다. 이 책이 기존에 출간된 그의 책과 다른 점은 이 책이 기본적으로 강의를 목적으로 쓰인 강의안이었기에 책이 상당히 얇다는데 있다. 그러나 이 책에서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신학적 강조점은 결코 가볍지 않다. 저자는 처음 신학이 형성되었을 당시부터 20세기까지 신학의 역사를 간략하게 살펴보고 신학의 역사와 인문학의 역사가 맞닿아 있음을 주장한다. 어거스틴, 마르틴 루터, 칼뱅 등의 인물은 당대최고의 신학자이면서 동시에 최고의 인문학자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저자는 신학이야말로 모든 학문을 아우르는 ‘제일 학문’으로 부르기 마땅하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우리도 기독교 신학이 하나님의 말씀에서 시작한다는 의미에서, 그리고 모든 학문이 그것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의미에서, 오직 이런 의미에서 그것을 ‘제일 학문’이라고 부르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다시 말해 다른 어떤 학문보다 높은 이상을 갖고 있고, 다른 어떤 학문보다 폭넓은 가치를 탐구한다는 점에서, 기독교 신학은 제일 학문입니다.” (62-63쪽)

 

 

 

저자는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탈근대(포스트모던)시대가 전근대적 가치와 근대적 가치를 모두 상실한 시대라고 지적한다. 전근대적 가치는 신본주의를 의미하고, 근대적 가치는 인본주의를 의미하는데 오늘날의 탈근대 시대는 신본주의와 인본주의를 다 거부하며 신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고, 인간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 특이한 사회가 되었다. 오늘날 한국출판계를 보면 이미 탈근대의 가치가 서점을 지배하는 것을 쉽게 확인할 수 있는데, 서점에서 잘 팔리는 책 중에 거대담론과 고상한 가치를 논하는 책을 거의 찾아보기 힘든 형국이다. 저자는 탈근대 시대에 전근대적 가치와 근대적 가치를 아우를 수 있는 거의 유일한 학문이 바로 신학이라고 말한다. 신학은 역사적으로 서로 상이한 가치체계를 하나로 묶는 힘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내 생각에, 기독교는 거대한 용광로입니다. 기독교는 처음부터 물과 기름 같은 히브리인의 계시와 그리스 철학이 만나 서로 융합함으로써 시작했지요. 이후에도 시대마다 이질적이고 적대적인 사상과 사조들의 숱한 도전이 있었지만, 그때마다 그것들을 배척하지 않고 오히려 끌어안아 마침내는 자기의 것을 만듦으로써 스스로 풍성하고 강해지는 길을 걸어왔습니다.” (100쪽)

좌우의 대립, 남녀의 갈등, 빈부의 격차, 남북의 분단과 같은 여러 사회문제가 해결될 기미가 없이 점점 첨예하게 부딪치고 있는 한국사회 속에서 과연 신학은 어떤 역할을 감당할 수 있을까? 과연 한국 사회에서 신학은 거대한 용광로가 되어 이질적 가치를 하나로 엮을 수 있을까?

‘그리스도인에게 일상의 독서는 그 자체가 기도이며, 구원의 여정이며, 진리를 향한 순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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