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승의 날 기획]존경하는 교사② “아이들의 행복해지고 싶은 마음을 지켜주세요”
[스승의 날 기획]존경하는 교사② “아이들의 행복해지고 싶은 마음을 지켜주세요”
  • 정성경 기자
  • 승인 2019.05.10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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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보다 청소년을 사랑하는 조병옥 교사
“아이들의 결핍을 채워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하는 조병옥 교사. 김유수 기자

 

교회와 사회가 심어준

왜곡된 성공의식으로

불행에 빠진 아이들,

그들의 결핍을 채워줘야

조병옥 교사가 안곡중학교 교육복지사로 재직하던 첫 해, 중학교 1학년 한 담임 교사에게 연락이 왔다. 반 학생이 카톡으로 자살유서를 남기고 학교에 오지 않았다는 것이다. 경찰에 신고하고, 할머니 집에 머물고 있는 아이를 만났다. 이혼한 부모 중 엄마와 살던 아이는 가정의 아픔과 개인의 상처가 있었다. 중학생이 되어 친구들과 관계를 잘 맺어가다 어떤 일을 계기로 따돌림을 받게 됐다. 그 아이는 “욱하는 마음으로 그런 것”이라며 죽을 마음은 없었다고 했지만 어른들은 놀란 가슴을 쓸어내려야 했다. 그리고 3년 동안 조 교사와 상담하며 중학생 시절을 보냈다. 배우가 꿈이었던 그 아이는 현재 관련 대학원에 진학해 누구보다 쾌활하고, 사람들을 리드하며 꿈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하루는 한 학생이 학교에 안 온다는 소식을 들어 물어봤더니, 엄마와 형, 이렇게 3명이 같이 사는데 형이 밤늦게까지 폭력을 휘둘러 아침에 자느라 학교에 못 온다는 것이다. 찾아가보니, 그 아이의 어머니가 아버지와 이혼하면서 생긴 저장강박증으로 인해 집안이 온통 쓰레기더미로 쌓여있었다. 그 가운데 둥지처럼 한 곳에 머물고 있던 그 아이를 위해 집을 치우는데 3년의 시간이 걸렸다. 작은 집에서 나온 쓰레기들만 5톤 트럭으로 몇 대였다. 그날, 어머니는 정신보건센터에서, 조 교사는 그 아이와 함께 학교에서 밤을 보냈다. 그 아이가 울면서 조 교사에게 “변화가 불가능할거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조 교사는 가정에서 정신적인 가장 역할을 했던 그 아이가 아이처럼 살 수 있도록 도왔다. 그리고 지금도 연락을 주고받는 그 아이는 건강하게 고등학교 생활을 하고 있다.

어떤 학생은 외모도 잘생기고, 공부도 잘하고 가정도 평안해 보이는데 손목에 여러 번의 자해 흔적이 있다. 조 교사는 이들의 아픔이 “어른들의 잘못된 성공의식이 심어준 결과”라고 했다. 오늘을 행복하게 누릴 수 없도록, 다른 이와 비교하며 자꾸 먼 미래의 성공을 위해 아이들을 채근한 결과라는 것이다. 그는 “교회 또한 세상과 마찬가지로 은혜와 복이라는 것으로 아이들에게 잘못된 성공을 가르치면서 이들이 더 이상 갈 데가 없게 만들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아이들에게도 행복해지고 싶어하는 마음이 있다”며 “어른들이 그것을 지켜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안곡중학교에서 조병옥 교사와 함께 하는 학생들. 조병옥 교사 제공

7년째 안곡중학교 교육복지사로, 그리고 지난 해 개척한 움직이는 교회 담임 목회자로 micro church 오늘 대표 등으로 사역중인 조 교사는 24시간, 일주일이 모자라다. 그의 모든 시간은 청소년과 청년들이 차지하고 있다.

6살 때부터 교회에 나가기 시작해 중학교 3학년 때 신앙을 갖게 된 그는, 고3때 교통사고로 질병을 얻은 어머니를 위해 기도하면서 서원을 했다. 금요기도회에 참석한 그는 하소연 같은 기도에 “주님이 원하시는 일을 하겠다”고 다짐했다. 의도치 않게 신학과에 진학한 그는 군대 가기 전 아는 형에게 “너는 상담을 잘 한다”라는 칭찬을 들었다. 그리고 군대에서 고충상담관을 맡기도 했다. 재대 후 전도사로 사역하면서 어려운 아이들을 돕고자 하는 마음이 생겼다. 특히 청소년들에게 더 마음이 갔다. 그래서 대학원에서 상담공부를 하고 여성가족부에서 운영하는 상담팀에서 위기 상황을 경험한 아이들을 도와주다 안곡중학교로 오게 된 것이다.

교육복지사란 학교 안에 있는 사회복지사다. 기본적으로 지역, 가정, 학교에서 돌볼 수 없는 위기가정의 아이들을 발굴해서 위기상황을 벗어나게 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교육부에서 지원하는 학교 안의 대안교실이라고 할 수 있다. 이곳에서 수업을 안 듣는 학생들 20여명과 함께 하고 있다. 7년 동안 700여명의 학생들을 만나고 상담했다.

조 교사는 청소년들의 가장 큰 문제로 ‘결핍’을 꼽았다. 눈으로 보이는 모든 것이 풍족한 상황이지만 마음 한 켠이 비어있는 결핍을 안고 사는 아이들, 이는 곧 중독으로 이어진다. 그는 “하나님과 분리되면서 생긴 결핍을 부모가 가정에서 채워줘야 되는데 그렇지 못한 상황”이라며 “이렇게 성장한 아이들의 미래를 암울할 수밖에 없다”며 안타까워했다. 또한 “교육부 차원에서 제도적인 대안을 세우고 있지만 역부족이라 교회의 노력이 필요하다”며 “가장 중요한 것은 부모를 바꾸는 노력과 성공에 대한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고 호소했다.

그래서 세운 교회가 청소년과 청년들이 있는 곳으로 찾아가는 ‘움직이는 교회’와 ‘오늘’의 행복을 찾을 수 있도록 돕는 ‘micro church 오늘’이다.

“아이들이 오늘이 얼마나 소중한지 알고, 오늘을 행복하게 살면 좋겠다”는 조 교사, “교회 안에서도 주류와 비주류가 있는데, 왜 비주류가 되었는지 관심을 가져주면 좋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작은 교회에 청년들이 몇 명만 있어도 잃어가는 청소년들을 원투원으로 케어할 수 있다”며 “중독에 빠진 아이들을 위해 교회에서 사회적인 죄에 대한 범위를 확장해 경각심을 갖게 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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