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우리에겐 어떤 흔적이 있나
[기자수첩] 우리에겐 어떤 흔적이 있나
  • 정성경 기자
  • 승인 2019.04.22 04: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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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에게나 주어지는 고난 주간,
우리는 어떤 흔적을 남기고 있는지

2014년에 개봉한 ‘메멘토’라는 영화가 있다. 기억이 없는 주인공 레너드는 전직이 보험 수사관이었다. 그런데 자신의 아내가 강간당하고 살해되던 날의 충격으로 기억을 10분 이상 지속시키지 못하는 단기 기억상실증 환자가 되었다. 그가 마지막으로 기억하고 있는 것은 자신의 이름이 레너드 셸비 라는 것과 아내가 강간당하고 살해당했다는 것, 그리고 범인은 존 G 라는 것이 전부다. 범인을 좇는 그는 기억을 잊지 않기 위해 자신의 몸에 메모와 문신을 한다. 영화 후반부로 갈수록 그의 몸에는 기억의 흔적인 문신이 늘어간다.

흔적이란 ‘어떤 현상이나 실체가 없어졌거나 지나간 뒤에 남은 자국이나 자취’라고 정의하고 있다.

좋아하는 찬양 중에 ‘주가 맡긴 모든 역사’라는 찬송가가 있다. 후렴에 “나의 주를 나의 주를 손에 못자국을 보아 알겠네”라는 가사가 있다. 내가 천국에 가면 예수님을 알아보는 방법 중, 그분의 손에서 못자국을 발견하는 것이다. 사도바울은 갈라디아서 6장 17절에 “… 내가 내 몸에 예수의 흔적을 지니고 있노라”라고 말한다. 고린도후서에는 복음을 위해 그의 몸에 남긴 흔적들을 설명하고 있다.

현재 나에게 남은 가장 큰 흔적은 무엇일까.

고난주간을 맞아 그 어느 때보다 십자가 찬양을 많이 부른다. 그런데 과연 그 십자가는 예수님이 지신 십자가인지, 예배당이면 흔히 볼 수 있는 십자가인지, 밤 되면 가로등만큼이나 곳곳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십자가인지 도통 모르겠다. 너무 쉽고, 너무 자주, 너무 헤프게 십자가를 마주한다.

‘세속적’인 가치가 교회 안에서도 왕이 되어 ‘승리’와 ‘성공’을 변질시켰다. 목회의 성공을 교회 크기나 성도 수, 은퇴 후의 여건들로 설명한다. 신앙의 승리를 당장의 감정이나 상황으로 알아본다. 경쟁에서 이기거나, 상대적으로 조금 더 낫거나 가진 자들의 이야기를 경청하는 곳이 교회가 되버렸다. 나 또한 그런 교회를 만들고 있는 사람 중에 한 명일지도.

고난주간을 지나야만 부활절을 맞을 수 있다. 어느 누구도 시간을 빨리 달려 성금요일 없이 부활절만 맞을 수 없다. 감사하게도 누구에게나 주어지는 고난 주간에 우리는 어떤 흔적을 남기고 있는지 생각해보면 좋겠다. 영화 메멘토의 레너드처럼, 나 자신 먼저 내안에 무엇을 새기고 있는지, 어떤 흔적들이 있는지 살펴봐야겠다.

장동근 목사의 스티그마.
장동근 목사의 스티그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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