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참사 5주기, 마지막 세월호분향소 지킴이에게 듣는다.
세월호참사 5주기, 마지막 세월호분향소 지킴이에게 듣는다.
  • 곽재우 지역기자
  • 승인 2019.04.17 1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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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참사는 나와 나의 자녀들의 문제일 수 있다”

 

전주 풍남문 / 곽재우 기자
전주 풍남문 / 곽재우 기자
마지막 세월호지킴이 이병무 / 곽재우 기자
마지막 세월호지킴이 이병무 / 곽재우 기자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지 벌써 5년이 되었다. 참사 이후 전국 곳곳에 분향소가 설치되었고, 수많은 사람들이 안타깝게 숨진 304명의 넋을 위로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설치됐던 분향소는 하나둘 철거되었고, 지난 318일, 서울 광화문에 설치됐던 분향소 철거를 끝으로 전국의 세월호분향소는 모두 철거된 것으로 집계된 듯 했다. 그러나 전국에서 유일하게 분향소가 철거되지 않은 곳이 있다. 그곳은 바로 전주 풍남문광장 분향소이다. 5년 전, 세월호참사가 일어난 직후 설치된 이곳 전주 풍남문광장의 세월호분향소는 이제 전국의 유일한 분향소가 되었다.

조선시대 건립된 풍남문은 전주시 전동 한옥마을 맞은편에 자리하고 있으며, 국가 보물 제308호로 지정되어 있다. 그곳 광장은 늘 많은 사람들이 오간다. 특별히 풍남문광장은 억눌리고 소외된 자들이 자신들의 울분을 마음껏 분출하는 곳이기도 하다. 또한 민족의 평화와 통일을 기원하는 사람들의 만남의 장소이며 기도처이다. 매주 일요일 저녁 6시부터 전북NCC 평화통일위원회 주관으로 많은 그리스도인들이 초교파적으로 모여 민족의 평화와 통일을 위해 기도하고 있다. 그들에 의해 풍남문광장'녹두광장으로 개명되어 불리기도 한다.

전국의 마지막 세월호분향소를 5년 째 한 결 같이 지키고 있는 사람이 있다. 스스로를 세월호분향소 지킴이로 자처하는 이병무씨가 그 주인공이다. 그는 세월호 참사를 접하고 안타까움과 치밀어 오르는 분노를 가눌 수가 없어 그 때부터 현재까지 거의 하루도 거르지 않고 분향소를 지키고 있다. 직장에 다닐 때는 퇴근 이후 잠들기 전까지 분향소를 지켜왔는데, 함께 하는 사람들이 점차 줄어들면서 이제는 아예 직장마저 그만두고 근는 홀로 분향소를 지키고 있다. 그에겐, 세월호에서 영문도 모른 채 수장된 꽃다운 영혼들이 그만큼 안타깝고 가여운 존재들인 것이다.

세월호참사가 일어난 지 5년이 흐른 지금, 이제는 전국에서 유일하게 남아 있는 전주 세월호분향소를 한 결 같이 지키고 있는 이병무씨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세월호참사 5주년을 맞는 감회는?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지 벌써 5년이 되어가고, 전주의 한옥마을 입구에 세월호 농성장과 분향소가 있은 지도 5년이 다 되어간다. 그렇게 수년간 84세의 노() 교수를 비롯해 다양한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상주를 자임해 왔다. 5주기를 맞는 분향소 지킴이들의 심경은 남다를 수밖에 없다. 희생자 가족들과 가장 가까운 생각을 가지고 있는 분향소지킴이들을 통해 희생자 가족들의 심정을 조금이나마 헤아릴 수 있다. 유족들은 여전히 그때의 충격과 고통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많은 국민들은 이러저런 이유로 세월호를 잊은듯하고, 진상규명의 약속을 거듭해온 정부의 직무유기를 보면서도 속이 탄다는 게 지킴이들의 심경이고, 가족들 또한 마찬가지일 것이다.

 

세월호참사 진상규명은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다고 생각하는가?

아마도 많은 분들은 정부가 바뀐 것만으로도 해결되었을 것이라고 보고 있는 듯하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박근혜 정부가 탄압 일변도로 가족들을 대했다면 포용적으로 바뀐 것 외에 사실상 바뀐 것은 없어 보인다. 즉 형식은 바뀌었지만 내용은 크게 달라지지 않은 것이다. 얼마 전, 세월호 희생자 가족협의회 유경근 전 집행위원장은 세월호는 너무나 쉽게 살 수 있는 사람들 304명이 죽임을 당한 살인범죄이고, 그 범죄자를 살인죄로 처벌하지 못한다면 이는 불의다.”고 했는데, 그런 의미에서 우리는 여전히 불의한 사회에 살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유족들이 원하는 진상규명의 핵심과제는 무엇인가?

유족들이 제시하는 진상규명의 핵심과제는 변함없이 왜 선원만 표적구조하고 승객들에게는 어떠한 구조시도도 하지 않고 죽였는지?”, “세월호 급변침과 침몰의 진짜 원인은 무엇이고 구조를 하지 않은 행위와 어떤 관련이 있는지?”이다. 그리고 그에 따른 책임을 밝히고 정당하게 <살인죄>로 묻겠다는 것이다. 이번 5주기를 맞으며 세월호 희생자 가족들은 처음으로 공식적으로 세월호를 학살사건이라고 표현하고 나서기까지 했다. 그것은 그렇게 확신해서기도 하지만, 그 만큼 잊혀져가는 상황과 정부의 미온적인 태도에 대해 자신들의 진상규명 요구의 절박함을 강조해 토로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5주기를 맞아 가족들은 특별히 진상규명의 수단으로 정부에게 <검찰특별수사단> 구성을 촉구하고 있다. 또한 온라인 청원운동을 벌이고 있으며, 거리 서명도 받고 있다. 이와 같이 5주기를 맞아 대 시민 호소에 집중하고 있다. 수사권과 기소권이 없는 진상규명위원회는 한계가 있다는 점이 지난 박근혜 정부의 1기 특조위와 지난해 8월까지 활동한 선체조사위원회 등 조사기구의 경험을 통해서 드러났기 때문이다. 그리고 특별수사단 구성은 정부가 직접 책임을 지는 것을 뜻하기도 하다.

 

지금까지 세월호참사 관련 처벌은 어느 정도 이행되었나?

 지금까지 구조방기 문제에 대해 해경 123정 정장 한명만이 처벌받았다. 그것도 불과 3년형을 살고 나왔을 뿐이다. 선원과 한 번도 교신하지 않고, 탈출지시도 하지 않았으며, 배에 진입해 선원만을 구조하고 승객은 구하지 않은 해경의 구조방기 이유에 대해 밝혀진 것은 없다. 최근 대법원이 박근혜 정부가 제기한 유대근 청해진해운 실소유자에 대한 구상권 청구소에서 면죄부를 주고, 유대근의 주장을 인정, 세월호는 국정원의 배라는 의심에 힘을 실어주는 판결을 했다. 그런데 처음부터 제기된 이 의혹에 대해 아직까지 제대로 된 수사가 이뤄진 적이 없다. 국정원이 셀프 조사로 관련 없음을 발표한 게 전부다.

최근 문재인 정부의 감사원마저 참담한 일을 벌였다. 201463, 국군기무사가 청와대에 침몰원인 식별 등의 이유로 세월호의 인양이 아닌 수장을 제안한 보고를 했는데, 박근혜가 탄핵되고 불과 한 달 만에 배가 인양된 것에 대해 박근혜 정부와 국가가 고의적으로 인양을 지연시킨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한 것을 혐의가 없다고 면죄부를 준 것이다.

또한 정부는 2018. 8까지 선체조사가 이뤄지고, 급변침에 의한 침몰의 직접적 원인이 외력일 수밖에 없는 과학적 규명과 정황과 증거들이 쏟아져 나왔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시금 제한된 기능밖에 할 수 없는 조사기구인 특조위에 침몰원인 규명을 떠넘기고 논란과 공방 차원에 머물게 만들고 있다. 정부가 의지만 있다면 얼마든지 새로운 증거들이 나왔고, 기존 조사와 수사는 거짓이자 조작이 확인되었으므로 전면 재수사 할 수 있는데도 그 방향으로 나가지 않고 있는 것이다.

이번 특별수사단 구성 요구는 이러한 모든 문제들에서 전면 재수사가 이뤄져야 한다는 것을 뜻하고, 세월호진상규명의 책무가 주어진 정부가 책임을 지라는 의미다. 여기엔 비록 5년이 되었지만, 온 국민이 하나가되어 가족과 함께 하는 것을 필요로 한다. 모두 온라인 서명에 참여하는 것부터 시작했으면 한다.

 

앞으로 언제까지 분향소를 지킬 것인가? 또한 국민들에게 바라는 것이 있다면?

본인도 답답하다. 정권이 바뀌면 모든 것이 속 시원하게 밝혀지고, 유족들의 명예가 회복될 줄로 믿었는데, 그렇지 못하고 있는 것이 너무도 안타깝다. 그렇데 되어야만 본인도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을 것 같다. 그렇지 않으면 영문도 모른 채 수장된 꽃다운 영혼들을 두고 아무 것도 할 수가 없다. 바라기는, 국민들이 시중에 떠도는 세월호에 대한 음해나 유언비어에 현혹되지 마시고 현재까지 밝혀진 세월호의 진실을 온전히 알았으면 좋겠다. 왜 유족들이 여전히 끈임 없이 원인규명을 요구하고 있는지 그들의 소리에 제대로 귀를 기울이고, 모든 진실이 명명백백하게 규명되어 다시는 이러한 참사와 그로 인한 고통이 일어나지 않아야 한다. 끝으로, 세월호는 나와 나의 자녀들의 문제일 수 있다는 사실을 우리는 모두 기억해야 할 것이다.

한편, 전북4.16위원회가 주최하고 전북NCC를 비롯한 전북의 시민단체들이 참여하는 세월호참사 5주기 추모회가 돌아오는 416, 전주 풍남문광장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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