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절 즈음에 부산에서 만나본 일본 양심의 소리
3.1절 즈음에 부산에서 만나본 일본 양심의 소리
  • 김광영 객원기자
  • 승인 2018.02.27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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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강제동원피해자지원재단 – 오카마사하루기념 나가사키 평화자료관 업무 협약식
협약식
협약식

 

“그대들 자신의 입으로
그대들 자신이 생전에 받았던 잔학을 증언할 수 없다면
그대들 대신 말할 수 있는 자에게 말하게 하오.“
 

일본 시인 츠보이 시게지의 ‘쥬고엔 고짓센(십오 원 오십 전)’이라는 시의 한 구절이다. 1923년 관동대지진 때 일본에 거주하던 힘없고 무지한 조선인들이 ‘쥬고엔 고짓센’ 발음을 못해 일본 경찰과 자경단원들에게 살해당했던 사건을 추모하는 내용이다.

2018년 2월 26일(월) 정오에 국립일제강제동원역사관(부산 소재) 6층에서 삼일절을 앞두고 뜻깊은 행사가 있었다. 아직도 풀리지 않는 한⋅일간 강제동원문제에 대해 ‘일제강제동원피해자지원재단’(이하 피해자지원재단)과 ‘오카마사하루기념나가사키평화자료관’(이하 나가사키 평화자료관) 업무협약식을 가진 것이다.

지금부터 70년 이전으로 거슬러 가면, 우리 땅에서 태어난 수백만 조선인들이 뿌리 뽑힌 채 강제 노역으로 일본과 사할린, 만주, 시베리아, 남양군도, 동남아시아 여러 섬들로 유배를 갔다. 특히, '국가총동원법'이 1938년 발표되고, 1939년 ‘조선인 노무자 내지 이주에 관한 건’이 발령되면서, 조선총독부는 ‘노무동원계획을 수립해 사람들을 ’공출‘해 가기 시작했다. 김영민 군산대 교수는 '2003년 일제하 피강제동원자 등 실태조사 연구 보고서’에서 동원 규모가 연인원 790만명, 사망자 55만 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김용봉 이사장
김용봉 이사장

 

이날 열린 협약식은  한⋅일관계의 예민하고 안타까운 역사를 지금이라도 풀어보려는 단체 간의 의미 있는 협약식이다. ‘일제강제동원피해자지원재단 ’의 김용봉 이사장은 “가해자는 없고 피해자만 있는 역사에 대한 반성이 필요한 시점에서 이번 협약식은 한⋅일간 교류 학술적인 면에서도 가치가 있다"고 말했다.

소노다 니오히로 이사장
소노다 니오히로 이사장

 

  ‘나카사키 평화자료관’의 소노다 니오히로 이사장은 "이런 협정이 중국과는 3곳이 있지만 한국과는 최초의 협정"이라고 밝히며 오카마사하루 목사(루터파 교단)의 설립 의지를 소개했다. 그는 오카마사하루 목사에 대해 "일본의 식민정책과 침략전쟁의 참상을 알리고 전범기업들이 보상하도록 촉구하는 양심 있는 일본인들의 목소리"라면서 "특히, 나가사키 원폭 피폭 전에 강제동원 되어 일본에 온 조선인들에 대한 역사의 아픔을 드러냈다"고 말했다. 이어 "‘피해자의 아픔을 마음에 새기며 전후 보상의 실현과 비전(非戰)의 다짐’을 외친 오카마사하루 목사의 양심 있는 태도가 현재의 나가사키 평화자료관을 설립하게 되었다"면서 "매년 4~5천명이 나가사키 자료관을 방문하는데 일본의 민간차원에서의 사죄와 이웃나라와의 관계에의 회복의 소망이 담겨있다"고 전했다.

나눠준 안내지에는 한국인 원폭 생존자들, 강제동원, 한국과 중국에서의 침략, 하시마섬(군함도), 일본군 성노예(위안부)에 대한 고발이 담겨있다. ‘나가사키 평화자료관’ 부이사장 신카이 토모히로는 "오카마사하루 목사는 생전 일본의 국가 문양인 국화를 싫어했고, 유일하게 방문한 나라도 한국 뿐이었다"고 말했다.

신카이 토모히로 부이사장
신카이 토모히로 부이사장

 

업무협약식 관계자 단체사진
업무협약식 관계자 단체사진

 

  국립일제강제동원역사관의 관계자는 "일본은 한일합방이라고 주장하지만 실제적으로 우리 민족에게는 경술국치였고, 일본은 돈을 벌고자 조선의 노동자들이 자발적으로 탄광 등에 들어갔다 하지만 실상 강제 동원되고 제대로 된 사죄나 보상을 받지 못했다"면서 "일제강제동원기 피해자들의 목소리를 대변하고자 나선 양심 있는 일본인들의 방문과 학술적 차원에서 자료를 공유하는 협약식은 그런 면에서 의미가 있다. 모든 것을 지나버린 과거사로 치부하고, 지금도 아무런 책임이나 진상조사 피해 보상에 무관심한 일본 정부의 입장을 반대하며 피해자들을 위해 애통하며 아파하는 일본 양심의 목소리들에 경의를 표한다"고 말했다.

 

나가사키 평화자료관 안내지
나가사키 평화자료관 안내지

 

  “피폭지인 나가사키에서 사람들의 입에도 오르지 않고, 오랫동안 어둠 속에 파묻혀 있던 한국⋅조선인 피폭자 문제, 어디까지나 ‘일본인’으로서 징용되어, 강제노동 끝에 원자폭탄에 피폭되었는데도 불구하고, 전후에는 ‘외국인’으로 제외되고 부당한 차별을 받고 있는 실태를 고발하고 있습니다.”

(오카마사하루 기념 나가사키 평화자료관 안내지 한국⋅조선인 피폭자 섹션 문구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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