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와 선거
교회와 선거
  • 조창현 장로
  • 승인 2019.04.05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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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정교파나 교회가 특정정당이나 후보를 지지하는 일이 우리나라 기독교계에 바람직한 일인지 묻는 사람이 많다.
특정교파나 교회가 특정정당이나 후보를 지지하는 일이 우리나라 기독교계에 바람직한 일인지 묻는 사람이 많다.

2016년도 미국의 대선은 박빙의 차로 승부가 결정되었다. 단순한 득표수로는 민주당후보가 이겼으나 선거인단(the Electoral College)투표에서는 공화당후보인 도날드 트럼프가 승리한 것은 이미 역사의 일부이다. 그런데 그 선거에서 우리 크리스천들의 시선을 끄는 일이 있었는데 그것은 다름 아닌 이른바 복음주의교파(the Evengelicals)와 트럼프후보와의 관계였다. 미국은 헌법상 정치와 종교의 분리(the Separation of Politics and Religions)를 내세우고 있으나 모든 선거에서 미국의 교인들은 전통적으로 후보자들의 선거운동이나 지원에서 비교적 소극적이며 그것도 개별적으로 참여한다. 따라서 어떤 특정 교파나 교단의 이름으로 전국적으로 특정후보를 공식적으로 지지하는 일은 매우 드물다.

그러데 2016년도 선거에서 유독 다른 종교단체와는 달리 전국적 규모로 공화당 후보자인 트럼프를 적극적으로 지지한 교파는 복음주의교파가 아닌가 싶다. 이들은 이미 잘 알려진 대로 개개인의 사생활에서는 매우 엄격한 도덕적·윤리적 규범을 강조하면서도 유독 2016년도 대선에서는 그들의 대선후보로 공교롭게도 그 소속교인들에게 닮기를 결코 권장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바람직한 기독교인의 정반대적 인격을 가진 사람으로 세상에 알려진 인물 즉, 도날드 트럼프를 택했다. 그는 지난 수십 년 동안 뉴욕에서 부동산업을 하면서 인종차별, 혼외정사, 성폭력, 세금포탈, 도박장사업 실패로 인한 파산선고 등을 감행했다는 의혹을 받아왔을 뿐만 아니라 그의 평소의 언행이 많은 경우에 상대방에 대해서 크리스천으로서 가져야 할 겸손이나 연민이나 존중보다는 자기중심적인 극도의 이기주의자라는 평판을 가진 사람이었다. 그런데 반해서 그를 지지케 만든 복음주의파 교단의 교인들의 대부분은 비록 정치적으로는 매우 보수 성향이 강한 사람들이라고 하나 경제적으로는 오히려 민주당의 정책에 더 적합한 중상층이하에 속하는 서민들이다. 선거에서 특정후보를 지지하고 말고는 전적으로 그들의 개별적 선택인 이 문제를 몇몇 교파지도자들의 지나친 정치적 아젠다에 따른 과도한 영향력 과시 욕심 때문에 그들을 신앙적으로 따르는 수많은 교인들에게는 커다란 고민을 안겨준 셈이었다.

최근 한국 크리스천의 일부 교파와 그 지도자들이 다음의 총선과 대선에서 특정 정당과 특정세력을 공개적으로 지원하려는 움직임이 있다는 소식은 우리들을 적잖이 놀라게 만든다. 민주주의 국가인 대한민국에서 우리 크리스천들은 헌법과 법률이 허용하는 범위 안에서 정치적·종교적 자유를 향유하는 것은 당연하나 특정교파나 교회가 특히 그 지도자가 개인의 자격이 아니라 특정 교파, 단체나 교회의 이름으로 특정정당이나 그 후보를 지지하는 일은 법적 차원을 떠나서 우리나라 기독교계에 바람직한 일인지 묻는 사람이 많다. 우리는 이 나라의 헌법이 보장하는 정치적 자유와 종교적 자유를 향유하여 세계사상 그 예를 보기드믄 교회성장과 교세확장에 성공해 왔다. 그러나 만일의 경우 이러한 움직임 속에서 오히려 일부 세력의 지나친 정치적 활동으로 말미암아 우리 교계가 다시 한번 분열된다면 아직 믿지 않는 많은 국민들에게 오히려 기독교에 대한 부정적 인상만 남기게 되지 않을까 심히 우려된다. 특히 지난 미국대선에서 기독교의 가장 보수적인 교파인 복음주의파 교단의 지도자들이 사회적으로나 윤리적으로 문제가 많은 공화당의 후보를 그의 정치적 이념적 성향만을 보고 지지함으로서 발생한 미국 기독교내외적인 갈등과 분열은 우리에게 좋은 타산지석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조창현(현대교회 원로장로, 전 중앙인사위원장, 한국교회언론연구소 연구위원)
조창현(현대교회 원로장로, 전 중앙인사위원장, 한국교회언론연구소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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