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호 주필칼럼] 유혹과 협박에도 굴하지 않는 신문
[47호 주필칼럼] 유혹과 협박에도 굴하지 않는 신문
  • 이창연 주필 장로
  • 승인 2019.04.03 14: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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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스펠투데이가 한국교회와 그리스도인들에게
따뜻한 격려의 신문으로 만들 것을 약속드리고,
소음이 아니라 나직하고 훈훈한 위로의 음성이 될 것을 약속드린다."

시인 바이런은 “자고 일어났더니 유명해 졌더라”고 말했다. 가스펠투데이가 그렇다. 조심스럽기도 하다. 하지만 요즈음 자고 일어나니 나락으로 떨어진 이도 많다. 수많은 미투운동의 가해자도 그렇고, 갑 질 가해자도 그랬다. 한 가족의 갑 질로 세상이 시끄럽다. 이를 어찌할꼬?

어렵게 시작한 가스펠투데이가 창간한지 1주년이 되었다. 1만 5천부 신문을 제작하는 데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럴 때마다 조합원으로 가입하고 광고로 힘 보태주고 격려해주신 분들이 있기에 힘을 내고 있다. 가스펠투데이는 어느 쪽으로도 치우치지 않고 정론 직필하는 신문이다. 자기 쪽에 불리하다고 생각하면 못마땅하다고 떼로 몰려와 항의 하고 때로는 온갖 회유와 협박으로 모함과 욕설을 해 대지만 우리는 감시와 비판기능을 포기하지 않았다. 필자는 유신정권 때 동아일보, 신 군부 때는 ‘뿌리깊은나무’사에서 온갖 고초를 겪어봤기 때문에 협박이나 회유에 큰 두려움은 없다. 다만 산상수훈을 따라 정도(正道)로 가려는 것뿐이다.

모욕일보(侮辱日報), 진짜 신문 제호(題號)가 아니다. 1989년부터 꼬박 10년 동안 숨어 살아야 했던 인도 태생 영국 소설가 살만 루슈디(1947~ )는 숨어 있는 자신을 추적하고, 모욕적으로 비난했던 영국 매체들을 자신의 자서전에서 이렇게 불렀다. 그가 피해 살았던 건 당시 이란 지도자 호메이니가 그의 소설 ‘악마의 시’가 이슬람을 모독했다는 이유로 ‘사형선고’를 내렸기 때문인데, 영국 언론은 영국 특수경찰의 보호 아래 ‘조지프 앤턴’이라는 가명으로 잠적한 그를 찾아 나서면서 그가 이 작품을 씀으로써 영국을 비롯한 서방세계와 아랍권의 관계를 불편하게 되었다고 비난했다.

또 파트와(Fatwa:이슬람 세계의 법원을 바탕으로 한 법적해석)는 그의 작품을 번역, 출판, 유통하는 사람들에게도 내려졌으므로 그 때문에 수많은 선량한 사람들이 암살자의 총구와 칼, 폭탄의 위험에 놓였으며 실제로 몇 명이 살해된 것도 영국 언론의 비난거리가 됐다(‘조지프 앤턴’은 소설가 조지프 콘래드와 안톤 체호프의 이름을 조합했다)

루슈디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자기는 이슬람이라는 특정 종교를 모독한 게 아니라 표현의 자유, 의심할 자유 등등 모든 자유를 억압하고 여성 불평등을 당연시하는 괴이한 신념체계를 비난했을 뿐이라면서 숨어 지내는 동안에도 이란의 신정체제(神政體制)에 맞서는 언사와 행동을 계속했다.

파트와도 정권 안정을 위한 호메이니의 술책이라고 말했다. 밀리면 더 많은 사람들의 자유가 더 오래 억압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너무나 실재적인 암살 위협에 삶을 포기할 생각도 했지만 조지프 콘래드의 소설에 나오는 “죽을 때까지는 살아야 하지 않겠소!”라는 말을 지상명령으로 삼고 버텼다. 1981년 부커상을 받았으며 도피 중이던 1993년에도 부커상 25주년 기념상인 ‘부커 오브 부커상’을 받았던 그는 40주년인 2008년에는 ‘베스트 오브 부커상’을 받았다. 그밖에도 여러 나라에서 많은 문학상을 받았다.

노벨상만 받으면 문학적 성취에 대한 영예는 모두 누리게 된다. 그러고는 자서전을 쓴 건데, 언론에 대해서는 처음에는 매체 이름을 일일이 거명하며 엉터리다, 근거 없다, 인신공격이다 며 ‘횡포’를 지적하더니 나중에는 지쳤는지 ‘모욕일보들이 또 나섰다’는 식으로 언론 전반을 멸시하고 기자들을 뭉뚱그려 무시했다. ‘그 십년 동안 내 에너지가 소비된 대상은 이슬람과 언론, 여자들 이 세 가지였다’고 한 걸 보면 언론에 대한 그의 분노를 짐작할 수 있다.

살만 루슈디의 언론 및 기자들과의 갈등과 대결, 그리고 조롱과 혐오에 대해서는 따로 책을 내도 될 만큼 많은 실례가 나오는데, 하나 예를 들면 이런 구절이다. 루슈디의 입장은 충분히 이해하지만 언론에 대한 편견이 너무 심했던 것 같다. 시끄러운 일을 만들어내는 그녀의 태도는 놀라웠다. 그녀는 결국 언론과 화해하고 편안한 여생을 보냈다. 스리랑카 대통령이 “가치 있는 대의(大義)보다는 정치적 고려가 더 중요한 순간이 간혹 있습니다”라는 말로 그를 달랬다는 대목이 나온다.

가스펠투데이는 누가 무슨 말로 달래주나. 가스펠투데이가 한국교회와 그리스도인들에게 따뜻한 격려의 신문으로 만들 것을 약속드리고, 소음이 아니라 나직하고 훈훈한 위로의 음성이 될 것을 약속드린다.

모든 사람이 만족해하는 신문을 기필코 만들겠다. 위에서 지적한 걱정스럽고 우려하는 일이 분명히 일어날 수 있다. 모르는 바는 아니다. 그러나 우리는 잘 할 수 있다. 시작하기 전 기도하면서 주님의 음성을 듣고 출발했기 때문에 답은 나와 있다.

 

이창연 장로

소망교회

전 CBS 방송국 재단이사

NCCK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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